“뭐 해줬다고 ‘文에 감사’ 강요하나” 김연경 팬들 배구協에 항의 쇄도
입력 2021.08.10 10:11
배구협회 게시판에 김연경 팬들의 항의글이 쇄도하고 있다. /대한민국 배구협회 게시판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사회자가 주장 김연경 선수에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감사 인사를 강요해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대한민국 배구협회 게시판에는 분노한 팬들의 항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진짜 보는 내내 질문과 태도가 너무 처참해서 제가 다 선수에게 미안했다”면서 “세계에서 레전드라 칭하는 김연경 선수한테도 이런 식으로 구는데 과연 배구키즈가 나올까? 배구협회도 바뀔 때 됐다. 사과하시고 이번 기회에 개선 좀 하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한 일도 없으면서 생색만 내는 게 딱 꼰대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모든 건 선수들이 다 했는데 왜 생색은 협회가 내나? 포상금 6억 김연경 선수한테 다 주는 것도 아니고 김연경 선수가 한 해에 받는 연봉이 얼만데 그거 가지고 생색을 내나”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상금이 얼마인지 안다고 대답을 들었으면 됐지 무슨 금액을 정확히 말하라 하고 대통령님에게 감사인사를 하라고 몇 번을 말하는지. 피곤한 선수 붙들고 하는 짓도 마음에 안 들지만 진행자 말투와 태도가 더 싫었다”라며 “금메달 딴 선수들에게 김치찌개나 먹이는 협회에 뭐 더 바랄 게 있겠냐마는 초나 치지 마라”라고 했다.
앞서 여자배구팀은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서 20년 만에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배구협회가 제공한 회식 장소가 김치찌개집이라 논란이 됐다. 당시 김연경 선수는 자비로 고급 레스토랑에서 따로 뒤풀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네티즌들은 “이제 막 경기를 마치고 온 선수에게 몸 괜찮냐는 안부 한 마디 없이 감사 인사를 강요하나” “포상금, 대통령 격려에 대한 감사 인사 굳이 선수 입에서 듣고 싶다고 어떤 팬이 그러던가?” “원정 다녀온 선수 강제로 붙들어 놓고 감사하다고 강제 인사시키는 꼬락서니 잘 봤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한편 9일 공항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유애자 경기 감독관(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은 김연경 선수에게 대뜸 포상금이 얼마인지를 물었다.
김연경 선수는 “알고 있다”며 넘어가려고 했지만 유 감독관은 재차 “얼마요?”라고 물었다.
김연경 선수가 “6억원 아닌가요?”라고 답하자 유애자 감독관은 포상금을 지원한 한국배구연맹 조원태 총재,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 대한배구협회 오한남 회장 등을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압박했다.
김연경 선수는 “많은 포상금을 주셔서 저희가 기분이 좋은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도와주셔서 지지해 주셔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배구협회, KOVO(한국배구연맹), 신한금융그룹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또 유 감독관은 “우리 여자배구 선수들 활약상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우리 여자 선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을 하시면서 격려를 해 주셨고, 특히 김연경 선수에 대해서 따로 또 국민들께 감명을 준 거에 대해서 격려를 해 주셨다”며 “그거에 대해서 답변 주셨나?”라고 물었다.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연경 선수는 “좋은 얘기들을 많이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니까 앞으로 더 많은 기대와 관심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유 감독관은 “기회가 왔다”며 추가 답변을 요구했다.
김연경 선수는 “했잖아요. 지금”이라고 당황한 모습을 보였지만 유 감독관은 “네, 한 번 더”라고 재촉했다.
결국 김연경 선수가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라고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자 유 감독관은 “그렇죠”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진행을 맡은 유애자 감독관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땄던 인물이다. 현재는 프로배구 경기에서 경기 감독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연경 대답 강요’ 유애자에게 화난 네티즌…딸 SNS에도 악플
입력 2021.08.10 16:25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열린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 귀국 현장에서 주장 김연경에게 난감한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강요한 유애자 경기감독관을 비판하는 여론이 계속되고 있다. 유 감독관 가족에게까지 일부 네티즌의 악성 댓글이 쇄도하는 상황이라, 도 넘은 비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논란은 지난 9일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시작됐다. 이날 사회를 맡은 유 감독관은 김연경에게 대뜸 포상금이 얼마인지 물었다. 김연경이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자 유 감독관은 재차 “얼마요”라고 물었다.
김연경이 “6억원 아니냐”고 답하자 유 감독관은 포상금을 지원한 조원태 한국배구연맹 총재,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오한남 대한배구협회 회장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감사 인사를 강요했다.
유 감독관의 압박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격려 인사를 언급하며 “그것에 대해 답변 주셨냐”고 물었다. 이에 김연경이 “좋은 얘기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더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유 감독관은 “(감사 인사를 전할) 기회가 왔다”며 추가적인 대답을 요구했다.
당황한 김연경이 “했잖아요. 지금”이라고 받아쳤으나 유 감독관은 “네. 한 번 더”라고 재촉했다. 결국 김연경이 “감사합니다”라고 거듭 답하자 유 감독관은 원하는 대답을 받았다는 듯 “그렇죠”라고 말했다.
10일 이같은 인터뷰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각종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 감독관을 질타하는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프로골퍼로 알려진 유 감독관 딸의 소셜미디어로 향해 악성 댓글을 달기도 했다. 다만 이날 오후 4시 기준 인스타그램에 달렸던 관련 댓글은 삭제된 상태다. 작성자가 직접 지웠는지, 계정 주인인 유 감독관의 딸이 삭제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반면 이같은 집단적 움직임에 개인을 향한 비난이 선을 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유 감독관과 김연경의 친분을 언급하며 “감정을 상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족에게까지 비난의 화살을 돌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유 감독관은 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 겸 대한민국배구협회 홍보부위원장이다. 오랜 배구 팬들에게는 1980년대를 풍미한 국가대표 센터로 유명하다. 당시 큰 키와 서구적인 외모로 ‘코트 위의 마릴린 먼로’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최근에는 프로배구 경기감독관으로 친숙하다. 특유의 또렷하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였습니다’ ‘확인 결과, 노터치로 판독되었습니다’ 등을 외치는 모습이 팬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다. 김연경이 터키 리그에서 뛸 당시 경기 해설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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