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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의 시간' 펴낸 권경애 "조국, 새벽·낮·밤 종일 문자 보내"

鶴山 徐 仁 2021. 6. 23. 20:58

'무법의 시간' 펴낸 권경애 "조국, 새벽·낮·밤 종일 문자 보내"

 

[중앙일보] 입력 2021.06.23 19:39 수정 2021.06.23 20:22

 


김민중 기자

 

권경애 변호사. 김성룡 기자

 

 

이른바 '조국 흑서'(『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공저자인 권경애(56·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가 다음 달 발간할 예정인 신간 『무법의 시간』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여권 실세들이 자신을 이용해 검찰개혁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 했던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권 변호사는 책에서 "조국의 시간은 무법의 시간이었다"며 최근 조 전 장관이 발간한 회고록 『조국의 시간』에 대응하는 성격의 책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신간『무법의 시간』 검찰개혁 뒷이야기 공개
권경애 "장관 지명 전 조국, 합법 아닌 것 없다"

 

23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무법의 시간』 원고에 따르면 권 변호사는 2019년 4월 국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통과된 이후 청와대 핵심 인사들과 접촉하게 된다. 권 변호사는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두 법안의 의미를 해설하고 이를 적극 옹호했다. 이에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 등이 먼저 연락이 왔다고 한다. 


"이광철, 檢특수부 유지가 '文의 뜻'이라더니 조국 수사하자 축소"


권 변호사는 책에서 "내 페이스북 글들을 조국 당시 민정수석이 민정수석실 회의 자료로 사용했다고 나중에 이광철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현 민정비서관)이 말해줬다"며 "나는 의도치 않게 곧 닥쳐올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태의 정중앙으로 휩쓸려 들어가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검찰이 특수수사권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했는데, 이광철 비서관은 권 변호사에게 "검찰이 중대범죄를 직접 수사할 수 있는 특수수사권을 남겨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뜻"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초기 전 정권에 대한 이른바 '적폐수사'가 대대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었다.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말기였던 2016년 말 23명이었던 서울중앙지검 4개 특수부 소속 검사 수는 2018년 8월 43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2019년 8월 검찰이 조국 전 장관과 가족 비리를 수사하자 '검찰개혁'을 본격화하며 특수부의 이름을 반부패부로 바꾸고 그 규모와 역할을 대폭 축소했다.
 


"조국, 텔레그램으로 기사 보내…정부 옹호 바라는 뜻 역력"


권 변호사는 조 전 장관과 주고 받은 내용도 공개했다. 권 변호사는 "조국 민정수석이 2019년 5월 8일 첫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면서 텔레그램 사용 여부를 물었다"며 "텔레그램으로 나의 응원에 대한 극진한 감사의 표시와 함께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에 관한 기사를 링크해서 보내왔다. 내가 대신 페이스북에 그 기사를 토대로 정부를 옹호하고 방어해주길 바라는 뜻이 역력했다"고 회고했다. 텔레그램은 강력한 암호화 기능으로 보안이 뛰어난 모바일 메신저다.  
 
그러면서 "새벽 6시경 청와대로 출근하기 전에 보냈을 메시지 한 통을 시작으로 근무 중일 낮에도 종종 메시지를 보냈고 퇴근했을 밤 10시경에 마지막 메시지가 왔다"며 "민정수석실에 앉아서도 SNS를 끊지 못하고 기사를 검색해서 지인들에게 여기저기 문자를 보내고 있을 민정수석의 한가함과 묵시적 요구가 슬쩍 불쾌하기도 했다"고 썼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법무부 장관 지명 직전 조국, "합법 아닌 건 없습니다" 


권 변호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임명식이 있던 2019년 7월 25일 이광철 비서관과 김남국 변호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와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조국 수석 방으로 이동해 그를 만났다고 했다. 조국 청문회 준비팀에서 신상 관리를 맡은 조 전 장관의 핵심 측근인 김미경 행정관도 함께 자리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조 전 장관은 “오늘이 청와대 근무 마지막 날”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말을 이어가던 중 권 변호사는 “(법무부 장관) 청문회 준비를 하셔야겠네요”라고 하자 조 전 장관은 “가족들도 전부 드러나고 공격이 심할 것”이라며 우려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합법 아닌 건 없습니다”라고 재차 말했다고 한다.
 
권 변호사는 이 발언에 대해 “조국 지명자가 공개 석상에서도 내뱉은 그 말은 이후 문재인 정부의 공직자나 공직 후보자의 윤리적 흠결에 제기되는 질타를 방어하는 표준 문장이 됐다”며 “공직 임명의 잣대를 상식과 공정이 아니라 합법과 불법으로 바꿔치기 한 문장”이라고 했다.
 
이 만남 다음 날인 2019년 7월 26일 조 전 장관은 민정수석직에서 물러났고 바로 법무부 장관에 지명될 것이란 관측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8월 9일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다.
 


김남국 "사적으로 만난 사실 없어" 


권 변호사가 책에서 공개한 내용에 대해 조국 전 장관과 이광철 비서관 등에게 입장을 물었으나 답하지 않았다. 김남국 의원은 "권 변호사를 사적으로 만난 사실도 없고, 만나지 않았으니 그런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현재 법무법인 해미르 소속인 권 변호사는 2005년 참여연대, 2006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에 가입했으나 조국 사태를 겪고 2020년에 두 곳 모두 탈퇴했다. 2019년 7∼11월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의 공수처 및 검경 수사권 조정 태스크포스(TF) 위원으로 활동했다.
 
강광우·김민중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무법의 시간' 펴낸 권경애 "조국, 새벽·낮·밤 종일 문자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