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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際.經濟 關係

[여론으로 보는 정치] '미국', 'S&P', 그리고 우리 정부, 신뢰하세요?/ 서울신문

鶴山 徐 仁 2011. 8. 13. 09:57

[여론으로 보는 정치] '미국', 'S&P', 그리고 우리 정부, 신뢰하세요?

▲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5일(현지시간) 미국 국가 신
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미국의 신용평가기관 S&P(Standard&Poor's)사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트리플에이(AAA)'에서 '더블에이플러스(AA+)'로 한 단계 강등하면서 이번 주내 전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이 ‘기침’하면 ‘독감’에 걸리는 우리나라 경제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9일 외국인과 투자자들의 투매가 이어졌고 코스피 지수 1700선이 무너지면서 코스피, 코스닥에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크가 발동하는 등 패닉상태를 빚다 기관과 연기금의 매수로 일단 1800선에서 하락세는 멈춘 상황이다.

 

이번 미국발 경제 악재가 전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양한 분석과 의견들이 나오고 있지만 공통된 인식은 세계 경제가 앞으로 상당 기간 ‘흐림’ 상태로 갈 것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영국 청년들의 폭동 등 불안한 유럽 상황을 연계하면서 이미 세계 경제가 ‘대공황’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와 같은 경제 위기의 배경으로 하버드 대학의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재정적자'(financial deficit)에서 비롯된 위기가 아니라 선진국 지도자들의 '신뢰성의 결핍'(credibility deficit)과 그에 따른 불확실성에서 기인한다”는 주장을 편다. 즉,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갖는 불안정성 그 자체에서 나온다기 보다는 이를 운용하는 사람, 특히 정책의사 결정권자들에게 위기의 요인이 잉태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가 이번 전세계 증시 위기 요인으로 ‘금융규제 개혁 미비’와 함께 작년 미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 인사들의 ‘오바마 발목잡기’ 행태를 언급하고 있는 것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번 ‘블랙 먼데이‘ 파장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 역시 금융시장 위기관리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하며 긴박하게 대처했다. 김황식 국무총리,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등 경제 핵심인사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이번 위기의 요인을 물었고 박 장관은 “‘재정의 위기’이며 이는 그 본질이 정부의 리더십, 정부에 대한 신뢰의 위기‘”때문이라는 답변을 내놨다고 한다.

 

그리고 이 대통령은 이를 받아 "그것은 결국 미국 정치의 문제, 리더십의 문제다"라며 상당히 수준있는 진단을 내렸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 장면이다.

 

이 대통령은 현재 위기의 해법과 관련해 과도하게 복지예산을 늘리다 국가부도 사태를 맞은 그리스를 예로 들며 복지 포퓰리즘을 비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이 대통령과 같은 배를 타고 있는 한나라당 황우여 정책위의장이 밝힌 ‘`0∼4세 전면 무상보육'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박재완 장관 역시 부산 저축은행 피해 대책과 관련해 ‘국민성금 모금’ 발언을 하여 정부 대책의 ‘신뢰성’ 상실을 자초했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불안정한 심리를 잡아주는 것은 정부의 일관된 정책 메시지라고 한다. 하지만 여기에 다른 요인을 하나 더 집어 넣어야 할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바로 ‘정치 리더십’이다. 모든 국가재원을 배분하는 힘인 ‘정치 리더십‘의 일관성. 그것이 경제에 영향을 주는 또 한 요소가 아닌가 싶다.

 

끝으로 우리 정부처럼 문제의 본질에 접근한 진단을 했으면서 전혀 다른 해법이 나오는 것은 왜일까? 1년 앞으로 다가온 정치 일정을 지나치게 의식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대기업 CEO 출신인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의 철학이 지나치게 일관되기 때문인 것일까.

[이은영 기획위원ㅣ아이앤리서치컨설팅 이사]

 

 

 

<사진 출처=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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