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는 전희(foreplay)와 성교(intercourse) 두 단계로 나뉜다.’
성에 관한 어떤 책에 쓰여 있는 말이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 섹스란 성교,
즉 삽입만으로는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전희’라는 말이 머릿속에 들어 있는 남자들이 얼마나 될까? 전희란 성교에 앞서 일어나는 모든 성적 자극을 말한다. 반드시 애무만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자신과 파트너가 본격적인 섹스로 들어가기 전까지 쌓아갈 수 있는 모든 성적 긴장과 로맨스, 더욱 즐겁고 짜릿한 섹스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는 모든 것이다.
전희는 보통 부부 중 남편이 아내를 위해 ‘해주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남자들은 피곤하고 귀찮은데 무슨 전희까지 필요하냐며 삽입 성교만을 밀어붙이곤 한다. 결혼 연차가 높아질수록 그런 경향은 커진다. 상대방에게 정성을 들일 마음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희를 충실히 하는 것은 부부 중 어느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두 사람 모두의 성적 만족감을 최고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정성스러운 전희가 필요하다.
성적인 흥분기에 달하는 속도가 남성보다 느린 여성의 경우엔 더욱 긴 전희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때로 여성은 전희와 애무만으로도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것도 남성이 여성에게 해주는 일방적인 봉사라고 생각하지는 말 것. 여성이 충분히 흥분할수록 애액 분비가 활발해지고 질 수축도가 높아지며 이에 따라 성교시 남성의 쾌감도 훨씬 높아지기 때문이다.
여성의 남성에 대한 전희도 마찬가지다. 여성은 항상 수동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남성의 흥분을 도와주자. 충분한 전희로 인해 남성의 발기 강직도가 높아지면 여성의 쾌감 또한 고조된다. 여성이 섹스에서 느끼는 쾌감은 남성 성기의 크기보다는 강직도에 크게 의존한다. 결론적으로 더욱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부부관계를 원한다면 전희를 몰라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입맞춤 한번 가슴 한번 애무하고는 곧바로 삽입에 들어가면서도 무엇이 부족한지 모르는 남자들이 제대로 된 전희에 대해 스스로 알게 될 날은 요원하지 싶다. 이럴 때는 여성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당당히 그러나 부드럽게 요구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 여자들은 어떻게 흥분을 쌓아가고 남자와 섹스할 준비를 갖추어갈까? 여자는 의
외로 민감하고 복잡해서 애무 이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쾌감의 꼭대기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회사에서 온 전화 한 통이 준 성적 환상
며칠 전 점심시간, 여느 때처럼 남편이 집으로 전화를 했어요. 점심으로 무엇을 먹었느냐 하는 일상적인 대화가 오가다가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로맨틱한 이야기를 나누었죠. 다음 순간 남편이 ‘갑자기 흥분이 된다’며 ‘이따 퇴근해서 지난번처럼 거실 소파에서 사랑해줄게’ 하고 말하는 거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려 혼났어요. 그런데 3시쯤 또 전화가 온 거예요. ‘네 시간만 지나면 집에 간다, 예쁜 속옷 입고 기다려라’ 하고요. 전화를 끊고 남편의 퇴근을 기다리면서 어찌나 가슴이 두근거리던지. 거실에서 사랑을 나누던 지난밤의 장면이 떠오르고, 남편이 들어오면 어떻게 맞을까 자꾸 상상을 하게 되었죠. 창피하지만 남편 퇴근시간이 되자 저도 모르게 엄청 흥분해버린 거예요. 현관으로 들어오는 남편의 목을 껴안고 키스부터 했다니까요. (김은정, 29세,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
방으로 들어서는 순간, 전희가 시작된다
지난봄 결혼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해 아이들은 친정에 맡기고 남편과 단둘이 1박2일 여행을 다녀왔어요. 강원도 속초 바닷가에서 싱싱한 회도 먹고 파도도 구경하면서 오랜만에 오붓한 시간을 보냈죠. 당연히 로맨틱한 분위기가 잡혔고, 솔직히 그날 밤을 엄청 기대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더욱 감동스러운 것이 남편이 그날 밤 숙소를 미리 잡아놨다는 거예요. 평소 알뜰한 남편이라 어디 민박이나 모텔이라도 가려나 보다 했는데, 로맨틱한 펜션을 예약해놓은 거 있죠. 프릴이 달린 깨끗한 침구에 창밖으로 동해 바다가 보이고, 아로마 향초까지 준비되어 있는 거예요. 촛불을 켜고 와인을 한잔씩 하면서부터 벌써 분위기가 무르익었죠. 그날 밤은 남편이 저를 먼저 눕혔는지, 제가 먼저 눕혔는지조차 생각나지 않아요. 환상적인 밤이었죠. (이지혜, 37세,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1동)
귀에서 시작된 흥분이 온몸으로
저는 귀가 좀 민감한가 봐요. 무슨 이야긴가 하면요, 연애할 때부터 저는 남편의 달콤한 말에 완전 녹았어요. 남편은 달콤한 말을 정말 잘해요. 사랑을 나누다가도 귀에 대고 “어제 입 맞췄던 곳에 또 입 맞추고 싶어” “지난번 섹스할 때 ○○하니까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몰라” 하거나, 제 신체 부위가 예쁘다며 칭찬을 해주면 부끄러우면서도 흥분돼요. 남편한테 더 잘해주고 싶고요. 낮 동안 집안일하느라 힘들어서 섹스고 뭐고 다 귀찮다가도 남편이 잠자리에서 그런 말을 해주면 자연스레 관계를 갖게 되더라고요.
특히 천천히 애무를 하면서 그 부위에 관해 에로틱한 이야기를 해주면 흥분이 두 배가 되는 것 같아요. (백시현, 26세, 대전시 유성구 이은동)
여자도 야동 보면 흥분이 된다고요
어느 날 컴퓨터를 하다가 남편이 만들어놓은 이상한 폴더를 발견했어요. 그 속엔 보통 ‘야동’이라고 하는 야한 동영상들이 가득하더라고요. 호기심에 처음엔 남편 몰래 조금씩 보다가 나중엔 컴퓨터를 켤 때마다 남편이 새로운 파일을 받아놓지 않았나 폴더를 열어보게 되더라고요. 동영상을 보면서 야릇한 생각도 많이 했죠.
그런데 어느 날 남편에게 들켜버리고 말았어요. 그러자 남편이 왜 그런 것을 숨어서 보느냐며 같이 보자고 하더라고요. 이제는 남편이 제가 볼만한 야동을 일부러 받아놓기도 하고요.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같이 야동을 보다가 침대로 향할 때도 많아요. 야동에 나온 체위나 행동을 따라 해보기도 하지만, 보통은 보는 것에서 끝나곤 합니다. 그대로 하면 기분이 좋기는커녕 불쾌하고 아픈 것도 많더라고요. 중독이 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좀 되기는 하지만, 너무 변태적인 것만 아니라면 부부끼리니까 괜찮겠지 싶어요. (심은지, 31세,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상동)
아름다운 키스 해본 지가 언제였더라
결혼 16년차. 두 아이를 키우며 바쁘게 살다 보니 우리 부부는 어느 샌가 ‘섹스리스’ 부부가 되고 말았어요. 평온한 일상이었지만 섹스뿐 아니라 남편과 아이 문제 외의 이야기를 해본 것도, 손을 잡아본 것도, 키스를 해본 것도 언제인지 가물가물해질 정도가 되었죠.
두 아이 모두 중학생이 된 올해 초 남편과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며 손을 모았어요. 그래서 약속한 게 두 사람이 밖에 나가서 걸을 때는 될 수 있으면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고, 아침에 남편이 출근할 때는 제가 뽀뽀를 해주기로 했죠. 처음엔 오랜만에 그렇게 하려니까 얼마나 쑥스럽고 부자연스러웠는지 몰라요. 그런데도 계속하다 보니 감정이 새록새록 살아나고 스킨십이 자연스러워지더라고요. 남편이 제 허리 위에 손을 올려놓기도 하고, 장난도 치게 되었죠.
몇 달 전엔 정말 오랜만에 잠자리에서 남편과 딥 키스를 나누었어요. 생각해보니, 연애시절 능수능란한 키스로 내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었던 남잔데, 그동안 이렇게 좋은 것을 왜 잊고 살았나 싶더라고요. 연애시절을 되살리며 여러 가지 키스를 나누는 것만으로 몸도 마음도 다 열리더라고요. 앞으로는 더 열심히 키스하며 살려고요. (정선경, 40세, 부산시 사상구 감전동)
이런 말 하면 좀 변태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전 섹스보다 섹스하기 전에 남편이 온몸을 구석구석 만져줄 때가 더 좋아요. 커다란 브러시로 머리 빗겨주면서 목도 살짝살짝 만지고, 얼굴선을 쓰다듬듯 만지고, 귓불을 살짝 깨물고(귓구멍 속에 혀를 넣는 것은 정말 싫어요), 어깨를 주물러주다가 목과 어깨선을 만지고, 허리에서 엉덩이로 이어지는 곡선을 두 손으로 부드럽게 마찰시켜주며 만지면, 금방 흥분하곤 하죠. 이런 걸 좋아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남편과 저는 섹스하기 전, 옷을 모두 벗고 누워 서로를 열심히 만져줘요. 손바닥으로 살짝 스치듯 자극하기도 하고, 부드럽게 쓰다듬기도 하고, 가끔은 손가락 끝으로 살짝 꼬집기도 하죠. 남편은 엉덩이를 쥐듯이 만져주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발기가 되어도 바로 삽입하지 않고 일단은 좀 기다려주는 편이에요. 발기가 되면 살짝 진정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부드럽게 서로를 만지면서 제가 준비가 되기를 기다려주죠. 힘들 때도 있지만, 오랫동안 서로를 만지고 난 뒤에 한 섹스가 더 만족스러웠어요. (전혜영, 30세, 서울시 서대문구 북가좌동)
여자는 양보다 질을 원한다
결혼한 지 2년쯤 지나자 남편과의 섹스가 재미없어졌어요. 만날 똑같은 패턴으로 하는 섹스가 지겨워졌거든요. 남편은 매번 키스를 하고, 제가 남편의 성기를 손으로 조금 애무해주면 곧바로 제 위로 올라와요. 가끔 기분이 좋을 때 가슴을 몇 번 빨아주는 정도? 그렇게 삽입을 하면서 저에게 다음부턴 윤활제를 써봐야겠다는 둥, 분비물이 부족하다는 둥 불만이 많죠. 사정 후엔 만족한 얼굴로 누워서는 ‘어땠어?’ 하고 물어보는데, 기죽이기 싫어서 ‘좋았어’ 하고 말하면서도 점점 불만이 쌓여갑니다. 사실 ‘그렇게 하려면 차라리 하질 말아!’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와요.
왜 남자들은 섹스를 할 때 여자들은 양보다 질이라는 걸 몰라줄까요? 남자들은 친구들끼리 모여서 ‘넌 한달에 몇 번이나 하느냐’고 물어본다면서요? ‘얼마나 오래 하느냐’고도 묻는다면서요? 제가 볼 때 그 남자들 부인 중에 실제로 만족한 사람은 얼마 없을 거예요.
저는 아직 저 자신의 성감대도 잘 모르겠어요. 가슴 애무해줄 때는 좀 좋은 것 같은데, 그 외의 곳은 모르겠어요. 저도 남편이 섹스 전에 물고 빨고 만지고 해서 성감대를 좀 자극해줬으면 좋겠어요. 저도 한번 오르가슴이란 것을 느끼고 알고 싶어요. (박소연, 33세, 경기도 고양시 주교동)
여보~ 나 씻었어!
우리 부부의 잠자리 준비는 언제나 욕실에서 시작됩니다. 목욕을 같이 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서로 눈빛을 교환한 날이면 각자 열심히 씻지요. 남편은 이를 열심히 닦고 아랫도리도 열심히 닦아요. 저도 거울로 확인까지 하며 아랫도리와 가슴 아래, 겨드랑이 같은 곳을 열심히 닦죠. 비누로 씻어내는 것뿐 아니라 물로 정성껏 헹굽니다. 우리 부부가 이렇게 열심히 씻는 것은 부부 모두 입으로 하는 애무를 너무너무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가장 좋아하는 체위는 69. 성기는 물론 겨드랑이, 등, 엉덩이까지 서로의 몸을 입술과 혀로 열심히 누빕니다.
사실 처음부터 샤워를 열심히 한 것은 아니었어요. 다만, 결혼 후 남편이 입으로 애무를 한 번도 안 해주기에 조심스럽게 ‘왜 안 해주느냐’고 물었더니 ‘냄새 때문’이라는 답을 듣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거든요. 저도 남편의 입 냄새, 머리카락에 밴 담배 냄새 때문에 집중이 안 된다며 톡 쏘고는 등을 돌리고 잤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럴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그 이후 우리 부부는 깔끔이 부부가 되었답니다. (배미숙, 42세, 울산시 동구 대송동
?바르게 자녀성교육시킵시다. 남의 자식도 내 자식만큼 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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