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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시슈마레프'를 아시나요?

鶴山 徐 仁 2009. 2. 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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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시슈마레프'를 아시나요?
이덕훈  바람처럼 님의 블로그 더보기
입력 : 2009.02.09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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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슈마레프'

 알래스카의 중심도시 앵커리지에서 비행기로 두시간 거리다.

 

알래스카하면 얼어붙은 땅, 빙하, 지하자원, 툰드라(영구동토층), 에스키모(이뉴잇), 오로라 등이 먼저 떠오를지 모른다.

하지만 최근 언론과 과학자들 사이에서 알레스카는 '지구온난화'라는 화두로 다가오는 것 같다. 기온상승으로 녹아내리는 푸른 빙하와 해수면 상승으로 바다속으로 잠겨가는 육지, 점점 사라지고 있는 북극의 얼음 등이 주된 이야기 거리다.

 

그 이야기 거리의 한 포인트는 의심할 여지없이 알래스카의 가장 서쪽, 러시아의 동쪽 끝과 베링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작은 마을. '시슈마레프(shishmaref)'다. 시슈마레프는 100여 가구에 560여명만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로 해마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알레스카 전역에 산재하는 평범한 알래스카 원주민 마을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데 왜 이 작은 알래스카 마을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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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시슈마레프' 전경. 이 섬의 폭은 400m에 불과하다.

 

이 작은 마을이 세계적인 관심지역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2003년 알레스카 서쪽, 즉 베링해 연안을 강타한 '폭풍을 동반한 해수면 상승'으로 마을이 물에 잠기고 집들이 파도에 쓸려 내려가는 자연재해를 겪은 뒤부터였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해안 침식으로 시슈마레프 해안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 해발 5m에 불과한 시슈마레프 마을은 폭풍 강도가 거세진 97년부터는 해마다 1~10m씩 깎여나갔고 큰 폭풍이 불어닥친 2003년과 2004년 겨울에는 한꺼번에 40m씩 파도에 쓸려나가기도 했다.

 

남태평양의 섬 '투발루'가 바다에 잠겨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듯이 '시슈마레프' 역시 언제 바다 속으로 사라질 지 모르는 운명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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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과 2004년 겨울 폭풍을 동반한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이 쓸려나간 '시슈마레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과거 정교한 상아 조각품과 양질의 물개기름으로 널리 알려졌던 알래스카 북서쪽 해안의 에스키모 마을 `시슈마레프'는 대지가 녹는 모습을 감상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로 새로운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고 보도할 정도였고 실제 외지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이 곳에 지구온난화 현상을 관찰하려는 과학자들과 세계 각국의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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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슈마레프의 '기울어진 집'. 위태롭게 해안가에 걸쳐 있던 집들이 땅과 함께 무너져 내렸다.

지구온난화의 상징처럼 된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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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발리나와 뉴톡 등 베링해에 길쭉하게 목을 내밀고 있는 알래스카의 서쪽 해안(수어드 반도)에 가까운 100여개의 마을이 비슷한 피해를 입었지만 유독 시슈마레프 마을이 관심의 대상이 된 것도 이 '기울어진 집' 때문이다.

폭풍을 동반한 해수면 상승이 해마다 반복되면서 약한 지반이 파도에 휩쓸리고 원주민 가옥 몇 채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 와중에 깍여나간 지반 때문에 해안쪽으로 반쯤 기울어진 채 남게 된 이 집이 지구온난화의 상징처럼 알려지게 된 것이다.

 

해안침식이 계속된다면 이 마을들은 10년 또는 15년 내에 사람이 살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바다와 접한 해안에 방파제를 만들어 파도를 막아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알래스카 주정부는 이 마을들을 통째로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400년 동안 대대로 이 곳에서 사냥을 하고 고래를 잡으며 살았던 원주민들은 마을을 떠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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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행이 묵었던 시슈마레프 최고의 컨테이너 호텔. 들어가자마자 파리 박멸에 한시간이 걸렸다.

시슈마레프의 물가는 놀랍다.

콘티넨탈 호텔도 아닌, 상하수도 시설도 없는 이 호텔의 숙박료는 뉴욕 맨하튼의 호텔과 맞먹었다.

하루 숙박료 240$. 생수 1갤런에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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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스마레프에는 아직까지 상하수도 시스템이 없다. 수세식 화장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집집마다

'요강(honey bucket)'을 사용한다.

미국 본토에 비해 앵커리지 물가는 두배, 시슈마레프의 물가는

앵커리지의 두배라고 보면 틀림없다. 육로가 없어 모든 생필품은 매일 운항되는

경비행기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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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권에 접한 '시슈마레프'에서는 한 밤중에도 해가 지지않는 백야의 아름다움이 계속된다.

하지만 이 작은 마을 '시슈마레프'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그 석양을 볼 수 있을 지 아무도 모른다.

 

 

 /바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