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신 선생께서 양정중학교에 지리교사로 봉직하고 있었을 때에 선생께서 담임을 맡은 학급의 학생이 손기정 선수였다. 학생 손기정이 마라톤에 입문케 된 동기를 김교신 선생께서 부여하셨다.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에 일본과 조선 전체를 대표하는 선수를 선발하는 마라톤 경기가 동경에서 열렸다. 그때 담임선생이었던 김교신 선생께서 달리는 제자를 위하여 자전거를 탄 채로 전 코스를 뒤따르며 격려하였던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다. 다음 글은 손기정 선수가 스승 김교신을 회고하며 남긴 글 중의 첫 부분이다.
“첫 눈에 환히 띄는 미인이 있고 볼수록 아름다운 미인이 있다. 전자의 경우는 곧 물러가 버리지만 후자의 경우는 일생을 함께 도모해도 그 아름다움이 더해 갈 뿐이다. 나는 선생님을 후자의 미인에 비교한다. 선생님은 중처럼 머리를 박박 깎고 언제나 흰가운을 입으신 차림이었다. 그래서 얼핏 보면 의사도 같고 이발사도 같고 하셨지만, 앞에서 말한 미인의 경우처럼 볼수록 의사도 아니고 이발사도 아니고 점점 더 높아뵈는 그 어떤 분으로 변해가는 분이셨다. 교사에는 지식으로 가르치는 교사가 있고, 덕으로 가르치는 교사가 있다. 지식으로 가르치는 교사에게서는 지식만을 배우지만 덕으로 가르치는 교사에게서는 인생 그 자체를 배운다. 그러므로 후자의 경우는 무얼 배운다기보다 마치 어머니의 젖과도 같이 먹으면 곧 살이 되어 성장하게 된다. 이런 교사야말로 참 교사가 아니겠는가? 선생님을 바로 그런 분이시다.”
요즘 들어 이런 스승이 정말로 아쉬워지는 때다.
*ps. 1월22일에 발생한 서버 접속장애를 사과드립니다. 현재 ‘가을’ 배경그림 이외의 모든 기능은 정상적입니다.(관리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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