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건강관리 마당

'몸짱 열풍'을 옹호함

鶴山 徐 仁 2008. 3. 2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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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짱 열풍'을 옹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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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얼굴 표정, 주름살 하나에도 그 사람이 살아온 역사가 담겨있다는 뜻이다. 웨이트 전문 트레이너로 8년 정도 일하다 보니 사람이 나이 들면서 책임질 게 얼굴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몸이야말로 그 사람이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한 개인의 역사책과도 같은 게 아닐까.

실제로 나는 몸만 보고도 그 사람의 직업, 생활 습관과 건강 상태, 성격 등을 가늠해 정확하게 맞힐 때가 많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적정 체중과 보기 좋은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건강하고 부지런한 생활습관과 긍정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몸짱 열풍'을 단순한 멋 부리기로 폄하하기보다는 좀 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지나치게 외모에 집착해 옳지 않은 방법이나 무리한 운동으로 몸에 무리를 주면 안 되겠지만,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끊임없이 자신의 건강한 몸을 가꾸어 나가는 것은 인생 전반에 매우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바로 그렇다.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나는 181cm의 키에 몸무게가 60kg대일 정도로 비쩍 마른 체형이었다. 한눈에 봐도 약골로 비쳐지기 십상이었다. 그러다 뜻하지 않게 허리를 다쳐 오랜 기간 불편한 생활을 하다 보니 이번에는 무섭게 살이 찌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80kg이 넘었다. 그때 나는 너무 약골이거나 뚱뚱해 보일지 모른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남들 앞에 나서기가 싫었다. 괜히 위축되고 자신감이 없었다.

지금 내 몸무게는 73~74㎏. 내가 지금의 균형 있는 몸을 갖게 된 것은 본격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한 다음부터다. 운동을 꾸준히 실천해오면서 내가 얻은 것이 王자 복근만은 아니다. 건강과 함께 찾은 것은 바로 그 어느 때도 가져보지 못했던 자신감과 당당함. 그것이야말로 운동이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이었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차승원의 헬스클럽'에 출연해 개그맨 이윤석씨를 트레이닝 할 때도 이런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이윤석 씨는 개그맨답지 않게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하지만 7주 만에 9kg을 늘리는 미션에 도전하면서 상당히 외향적이고 자신감 있는 성격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체계적인 프로그램에 따른 규칙적인 운동이 그의 삶에 활력을 갖게 했고,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자 자신감도 충만해진 듯했다. 하지만 트레이너로서 꼭 한 가지 빼놓고 싶지 않은 충고가 있다. 이런 '몸짱 열풍'을 잘못 이해해서 무턱대고 운동을 시작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운동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수칙이 있고, 개개인의 몸 상태에 꼭 맞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 단기간에 획기적인 몸의 변화를 바라는 지나친 욕심은 버려야 한다. 수년간 트레이너로 일해 오면서 욕심만 앞서서 몸을 망치는 사람들을 수없이 봐왔다. '몸짱'은 단순히 시각적으로 보기 좋은 몸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자신감 넘치는' 몸매를 가꾸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올봄, '몸짱 바람'에 동참하고 싶다면, 욕심 부리지 말고 우선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하고 운동 스타일을 점검해보자. 믿을 만한 트레이너나 전문 서적의 도움을 받아 차근차근 운동을 시작하고, 느긋하게 끈기를 갖고 실천하자. 운동을 통해 함께 얻게 되는 건 균형 잡힌 몸매만이 아니다.

성취감과 자신감, 자아존중감 등은 그 사람의 인생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그런 면에서 나는 '몸짱 열풍'이 봄바람을 타고 더 뜨겁게, 더 거세게 불었으면 하고 바란다. 모든 사람들의 인생이 조금은 더 활기차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말이다.

                                                  최성조·'간고등어 코치 王자를 부탁해'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