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이명박의 리더십[1] 실용주의…말보다 일, 서열보다 전문성

鶴山 徐 仁 2007. 12. 20. 20:45

말보다 일, 서열보다 전문성… 실천은 ‘불도저’

[이명박 17대 대통령 당선] ●이명박의 리더십[1] 실용주의
국정에 경영마인드 도입… 대운하 등 대형 프로젝트 추진할 듯
심사숙고하지만 일단 결정하면 밀어붙여… 사석에서는 소탈

홍석준 기자

 

 

이명박(李明博) 대통령 후보의 당선으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CEO 대통령’시대가 열렸다. 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이명박 당선자는 그 이전 군인, 정치인 출신 대통령들과 차별화되는 리더십을 보여줄 것인가.그는 선거기간 내내 “대한민국이 어렵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리더십의 부재 때문”이라며 “말보다 실천, 일 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되려는 이유에 대해서도 “모두가 열심히 일하면서 살아가는 즐거움을 누리는 편안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런 리더십 철학을 이 당선자측은 ‘실용주의 리더십’으로 설명한다.


◆프로젝트(project) 리더십

이 당선자는 서울시장 취임 일성으로 “시 행정에 기업경영 마인드를 도입해 서울을 세계 일류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힌 뒤 재임기간 내내 대형 프로젝트를 실천했다. ?청계천 복원사업 ?대중교통 개혁 ?서울 숲 조성 등 목표를 정해놓고, 이를 하나하나 실천하면서 시민을 최고의 ‘고객’으로 서비스하는 ‘프로젝트(기획) 리더십’이 이 당선자의 특성이라는 것이다.

이 당선자는 자신의 저서인 ‘온몸으로 부딪쳐라’에서 ‘고객들의 욕구가 있다면 어떤 장애도 넘는 것이 봉사자의 할 일’이라고 쓰고 있다. 그는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고객’의 욕구를 좇아 한반도 대운하, 새만금사업, 과학비즈니스 도시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가 평소 잘 쓰는 말도 ‘실용’에 관한 것이 많다. “정치가 아니라 성과 중심으로 사고하라” “돈 함부로 쓰지 마라” “왜 술 마시며 얘기하나, 차 마시며 얘기하면 되지” 하는 식이다. ‘이명박특검’이 국회에서 통과된 지난 17일 전북으로 향하는 KTX 내에서 그는 내내 교수들과 정책 공약을 위한 숫자 싸움을 했다. 정치 얘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고 한다.


◆딴죽 거는 CEO

이 당선자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회의를 적극 활용한다. 한나라당 후보가 된 이후 당 회의가 오전 7시로 2시간 당겨졌고, 서울시장 때도 간부회의를 오전 9시에서 7시30분으로 앞당겼다. 그는 “하루에 4시간 이상 자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장사 준비를 하기 위해서는 새벽부터 일어나야 했다”고 말할 정도로 ‘아침형 인간’이다. 서울시장 시절 토요일 등 주말에 회의를 소집해 간부들의 눈물이 쏙 빠지게 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당선자는 참석자들이 만장일치로 찬성하면 일부러 반대 의견을 내거나 딴죽을 걸곤 한다. 아이디어 없이 회의에 참석했다 혼이 난 이들도 적지 않다. 한 참모는 “당선자가 회의 도중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면서도 회의내용을 놓치지 않고 듣고 있어 놀랄 때가 많다”고 했다.

사석(私席)에서 이 당선자는 ‘근엄형’보다는 ‘소탈형’에 가깝다. 젊은 참모들의 직설적인 비판도 수용하는 편이며, 얘기가 된다 싶으면 즉각 채택한다.

◆협력보다 경쟁, 서열보다 전문성 중시

그는 정치권과 관료사회에 대해 “성과보다 여론과 책임에 민감한 이들”이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 선대위 회의에서 교수들이 앞 자리에 앉고 3~4선 중진 의원들이 구석에 앉게 하는 것이 그가 참석하는 회의 풍속도이다. 직위에 관계없이 회의 참석자에게 경쟁을 붙이려는 의도가 포함돼 있다고 한다. 서울시장 시절 시청 공무원들이 겨울에 시청광장을 스케이트장으로 활용하려는 그의 아이디어에 반대하자 민간인에게 맡겨 실행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끊임없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던지는 소장파들이 그의 신임을 받는 것도 이런 용인(用人) 스타일과 무관하지 않다.

◆정주영보다 줄리아니 스타일

이 당선자는 저서에서 정주영 회장의 의사 결정 스타일을 ‘과감하고 즉각적인 판단을 내리는 스타일’로 표현했고, 9·11 이후 뉴욕을 성공적으로 재건한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하는 스타일’로 묘사했다. 이 당선자의 의사 결정 스타일은 줄리아니에 가깝다. 결정할 때까지 고민을 많이 해 ‘햄릿형’이란 별명도 붙었다. 그는 “결정을 내리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향후 이 당선자의 인사와 정책 결정과 관련해 주목되는 대목이다.

◆“일단 결정하면 불도저”

이 당선자는 ‘불도저’라는 별명 대신 ‘컴도저’라고 불러달라고 한다. ‘컴퓨터+불도저’의 복합 이미지를 선호하는 것이다.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해서도 “IT기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첨단 복원사업”이라고 말한다.

이 당선자는 “리더십의 성공은 리더의 실천력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이런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 장훈 중앙대 교수는 “실용적일 뿐 아니라 굉장히 효율적인 접근이며 우리나라 대통령이 한번도 갖지 않았던 자질”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 당선자의 ‘일 잘하는’ 리더십, ‘밀어붙이는’ 리더십이 자칫 결과만 중시하는 풍조를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