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아시아 중동圈

신사에는 절과 누각과 탑도 있다.

鶴山 徐 仁 2007. 8. 17. 17:15
▲ 이츠쿠시마 신사 본당
ⓒ 이상기
이츠쿠시마 신사는 태고적부터 원시림에 싸여있던 미센 산자락 끝 바닷가에 593년에 세워졌다. 당시 이곳을 지배하던 호족이 섬과 산의 신령스런 모습에 반해 신사를 창건했다고 한다. 이츠쿠시마 신사가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가지게 된 것은 1168년으로 무역상인 타이라노 기요모리(平淸盛)에 의해서이다.

전통적인 목조 건축물로 동양적인 아름다움에 종교적인 신성함에 결합되어 있다. 본전이 크거나 높지는 않지만 건물 전체가 바다 위에 지어졌고, 바로 뒤에 높은 산이 장엄한 느낌을 준다.

신사 앞 200m 지점에는 이츠쿠시마 신사의 상징인 오도리가 있다. 오도리는 녹나무로 만들어졌으며 높이가 16m에 이른다. 기둥이 해저에 묻혀있지 않고 땅 위에 자체 무게로 서 있다고 하는데 멀리서 보아서는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

이츠쿠시마 신사에서 행해지는 행사로는 춤, 음악, 불꽃놀이 세 가지가 있다. 부가쿠(무악: 舞樂)는 거의 매달 개최되는 행사로 국보인 고무대(高舞臺)에서 아악에 맞춰 추는 우아한 춤을 말한다.

음력 6월 17일에 개최되는 간겐사이(관현제: 管絃祭)는 음악 축제로 아주 특별하다. 아름답게 장식한 관현선이 이츠쿠시마 신사 앞바다에서 음악을 연주한다. 8월 중순에 개최되는 수중 불꽃놀이도 유명한데 밤하늘 오도리 앞바다를 수놓는 크고 작은 불꽃은 가히 환상적이라고 한다.

▲ 고무대에서 펼쳐지는 부가쿠
ⓒ 이상기
불꽃놀이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인지 오도리에서 신사쪽으로 땅에 나뭇가지를 꽂아놓았다. 그리고는 나뭇가지 사이를 줄로 연결하고 줄 사이사이에 소원을 비는 쪽지를 꽂아두었다. 이곳 이츠쿠시마 신사에서 이루어지는 행사를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그러한 축제의 분위기가 어떨지는 유추해볼 수 있다.

이츠쿠시마 신사 본전을 벗어나면서 우리는 어수세천(御水洗川)을 건넌다. 미센에서 내려오는 어수세천은 이츠쿠시마 신사 뒤를 돌아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이 작은 개천을 건너면 오른쪽으로 바로 다이간지(大願寺)가 있다. 다이간지는 재복을 가져다주는 절로 유명하다. 개업을 한다든지, 상거래의 번창을 기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절 입구 건물에 다이간지라는 절 이름과 함께 '엄도변재천본당(嚴島辨財天本堂)'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 왼쪽에 대원사, 오른쪽에 엄도변재천본당이라는 현판이 보인다.
ⓒ 이상기
▲ 사람들의 아픈 곳을 치료해 준다는 빈두노존자
ⓒ 이상기

법당에도 '상매번성(商賣繁盛)'이라는 기원등이 걸려 있다. 그리고 법당 앞 한쪽으로 빈두노존자(賓頭盧尊者) 좌상이 있다. 빈두노존자는 16나한 중 최고의 존자로 일본에서는 우리의 약사여래와 같은 신통력을 가진 것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신의 아픈 부위에 해당하는 존자의 법신을 만지면서 소원을 빈다고 한다. 이곳에는 또 청동으로 만든 조선종이 있다고 하는데 확인하지는 못했다.

다이간지를 나온 우리 일행은 하천을 따라 이츠쿠시마 신사 뒤를 돌아 센조가쿠(千疊閣)로 향한다. 마치야통(町家通)으로 이어지는 길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센조가쿠는 높은 언덕 위에 5중탑과 함께 자리잡고 있다. 5중탑은 1407년에 처음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현재의 탑은 최근에 다시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5층에 높이는 27m나 된다.

▲ 센조가쿠 내부 마루와 기둥
ⓒ 이상기
이에 비해 센조가쿠는 일종의 강당 또는 경당으로 고색창연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1587년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명령으로 짓기 시작했으나 완성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보기에는 미완성의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이곳은 857장의 다다미를 깔 수 있는 넓이로, 가로가 15칸 세로가 10칸은 되어 보인다.

이곳에 앉으면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와 시원하다. 그리고 일어서면 앞쪽으로 이츠쿠시마 신사가 보이고 옆쪽으로는 오도리가 보인다. 건물 안에는 소원을 비는 글씨와 그림들이 걸려있다. 그 중에서 '천양무궁(天壤無窮)'이라는 네 글자가 눈에 띈다. <일본서기> 신대기에 나오는 문구로 하늘과 땅 즉 나라가 무궁하기를 바라는 기원이 들어 있다.

센조가쿠를 내려와 우리는 오모테산도(表參道) 상점가로 들어선다. 전통적인 일본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이곳에서 나는 미야지마의 명물 나무주걱을 하나 산다. 주걱에는 여러 가지 기원문이 적혀있는데, 나는 합격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것을 산다. 우리 쌍둥이 녀석들이 이번에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를 기원하는 뜻에서다. 큰 애 때보다 걱정이 되는 것은 두 녀석이 한꺼번에 입시를 치르기 때문이다.

▲ 오모테산도 중간 쯤에 있는 큰 주걱인 오사쿠지
ⓒ 이상기

상점가 중간쯤 이르자 왼쪽으로 오사쿠지(大杓子)라는 큰 주걱이 보인다. 길이가 7.7m이고 무게가 2.5톤이나 된다고 한다. 주걱 건너편 가게를 보니 하얀 모자를 쓴 종업원들이 열심히 과자를 만들어 포장하고 있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몸을 반쯤 드러낸 여자들이 미야지마의 명물 구이 요리를 주문하고 있다.

오모테산도를 나와 선착장으로 가는 길에는 몇일 전 끝난 참의원 선거 포스터가 아직도 게시판에 붙어 있다. 방송에서는 자민당의 참패로 끝난 이번 선거로 아베 수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 계속해서 나온다. 미야지마 항구로 돌아와 배를 기다리며 나는 미야지마와 이츠쿠시마 신사를 안내하는 팜플렛과 지도 등 자료를 다시 한 번 챙긴다.

 

16명으로 구성된 가족 여행단의 일본여행기이다. 참여한 사람들은 숙부와 조카 부부가 중심이지만, 고모 3대가 함께 하는 특이한 여행이기도 하다. 이들 가족이 히로시마현과 에히메현에서 보고 느끼면서 부딪치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일본의 문화를 기술할 예정이다. 그리고 우리 조상들의 흔적인 통신사 유적을 방문, 일본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