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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좋은 일 하는 사람들을… 미안하고 안타까워”

鶴山 徐 仁 2007. 7. 23. 19:43
  • 한국인 23명 탈레반에 피랍
    ●아프가니스탄 표정
    “협상 길어질수록 인내심 필요” 조언도
    교민들, ‘선교사’로 오해받을까 불안감
  • 뉴델리=이인열 특파원 yiyul@chosun.com
    • 한국인 의료·봉사단원들의 피랍 소식이 전해지자, 아프가니스탄인들은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펴는 한국인들에게 “안타깝다”는 뜻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한국인들은 이번 활동이 일부 외신에 ‘선교’ 활동으로 비쳐지면서, 극도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21일 오후 아프가니스탄 남부의 칸다하르 시 중심가의 ‘샘 유치원’에는 인근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이 아침부터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 유치원은 한국 NGO(비정부기구)가 극빈층 아이들 70여명에게 공짜 점심을 제공하며, 공부를 가르치는 시설. 현지 주민들은 원장인 최모(여)씨에게 “이곳을 방문하려는 한국인들이 납치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말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위로했다고 한다.

    • 지난 19일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23명이 탔던 버스를 행인들이 쳐다보고 있다. 21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남서부에 위치한 가즈니. /AP뉴시스
    • 수도 카불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권용준(45)씨도 22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10여명의 주민들로부터 ‘좋은 일을 하러 온 사람들이 변을 당해 우리도 마음이 아프다. 꼭 잘 해결될 것’이라는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권씨는 “한국인들이 그동안 봉사 활동을 꾸준히 해 와, 한국인에 우호적인 아프가니스탄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밤 탈레반이 협상 시한을 또다시 연장했다는 소식을 들은 카불대 학생 아사드(21)는 “협상시한을 조금씩 연기하면서 상대방의 애간장을 타게 함으로써 협상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게 텔레반의 속셈”이라며 “앞으로 힘든 과정이 계속될 테니 한국인들은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고 친절하게 조언했다.

      하지만 일부 아프가니스탄인들은 외국인들이 자기네 땅에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에 심한 거부감을 보인다. 한국인들이 납치된 가즈니주(州) 미라주딘 파탄 주지사는 “그들(납치된 한국인들)은 한국에 있어야지 전쟁으로 찢겨진 아프가니스탄에 있어선 안 된다”면서 “마치 자기 나라를 여행하는 것처럼, 우리 경찰이나 치안 담당자에게 연락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아프가니스탄의 한국 교민 200여 명 전체가 ‘선교사’로 오해받게 됐다는 우려도 높다. 21일엔 한국이 지원하는 칸다하르의 힐라(Hilla) 병원에 범(汎)아랍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 취재진이 찾아왔다. 이 병원은 접수비(800원 가량)만 받고, 하루 150여 명의 아프가니스탄 환자를 사실상 무료로 치료해 준다. 그런데도, 알 자지라측은 “납치된 한국인들이 선교활동을 하러 왔고, 이들이 이 병원을 방문하려고 했다”며 이 병원을 찾았다. 병원 책임자인 백모씨는 “선교가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인들을 돕는 순수 의료 기관이라고 인터뷰에서 말했지만 병원 촬영은 거부했다”며 “혹 탈레반이 알 자지라 화면을 보고 우리 병원으로 몰려올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우리 외교통상부는 지난 21일 아프가니스탄을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하고, 현지에 체류 중인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을 상대로 출국 유도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칸다하르에서 의료봉사 중인 한 NGO 관계자는 “어제 한국 대사관으로부터 자진 출국을 권유하는 팩스를 받았지만, 현지에 벌여 놓은 사업을 하루 아침에 접는 것이 여의치 않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7/23/2007072300088.html

     


     

  • “협상시한 연장한다니 일단 다행이지만…”
  • ● 샘물교회·피랍자 가족 피말린 하루
    “석방소식 바랐는데…” 안타까움 감추지못해
    ‘구출작전’ 잘못된 소식에 한때 극도 불안감
  • 곽아람 기자 aramu@chosun.com / 류정 기자 well@chosun.com / 김우성 기자 raharu@chosun.com
    • 시간은 일단 벌었지만 피를 말리는 안타까움이 가족들에게 계속됐다.

      22일 오후 11시30분이던 아프가니스탄 납치사건 2차 협상 시한이 또다시 연장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사무실에 모여 있던 분당 샘물교회 피랍자 가족들은 일단 안도하면서도 여전히 불안한 기색이었다.

      이날 오후 10시쯤 분당 샘물교회에서 복지재단사무실로 상황실을 옮긴 피랍자 가족 20여 명은 초조한 기색으로 텔레비전 뉴스를 보거나 엎드려 기도를 하다 협상시한 연장 소식을 접했다.

      피랍된 이정란(여·33)씨의 남동생 정훈씨는 “가족 입장에서는 석방을 바랐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니니까 일단 안도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사람은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24시간이든 얼마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 ▲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납치당한 한국인 인질들이 소속돼 있는 경기도 분당 샘물교회 신도들이 22일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아침예배를 마치고 교회를 나서고 있다.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 김경자(여·37)씨 어머니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연장됐다는 건 기쁜 소식이긴 한데 너무 지쳐서 얘기할 기운도 없다”며 힘없이 전화를 끊었다.

      가족들은 이날 오후 한때 현지에서 피랍자 구출 작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극도의 불안증세를 보이다가, 잘못된 소식임을 전해 듣고는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에 앞서 피랍 소식을 접한 지 사흘째를 맞은 가족들은 이날 오후 분당구 정자동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가졌다. 피랍된 이주연(여·27)씨의 어머니는 “탈레반 지도부에 전해달라”며 “다 똑같은 사람이고 생명을 귀히 여기는 사람으로 우리의 마음을 좀 이해해주시고, 부모들의 원하는 말을 백번 이해하셔서 무사히 보내주시면…”이라고 말하다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이씨의 어머니는 “(억류된 사람들을 풀어주면) 탈레반 그분들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많이 업그레이드될 것 같다”며, 보이지도 않고 본 적도 없는 이역만리 타국 땅 사람들에게 애원을 하듯 두 손을 모았다.

    • ▲ 경기도 분당 샘물교회의 한 교인(오른쪽)이 2005년 아프카니스탄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샘물교회 제공

    • 서명화(여·29)·경석(27) 남매의 아버지는 “한 생명도 귀한데 지금 스물셋 목숨이 달려 있지 않으냐. 어떤 노력을 해서라도 저쪽 요구를 받아줘서 무사히 귀국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샘물교회에는 신도 500여 명이 모였다. 탈레반측의 통첩시한이 다가오자 교회측과 신도들도 이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기도를 올렸다. 한 여신도는 “떠난 분들이 굉장히 힘든 곳인 줄 알고도 간 것이니 결과도 좋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50대 여성은 “나는 원래 천주교 신자인데 뉴스를 듣고 너무 안타까워서 오늘 샘물교회에 처음 와봤다”며 “꼭 살아 돌아오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자식을 둔 부모로서, 얼마나 애가 탈까… 오늘 여기서 계속 기도할 것”이라고 눈물을 훔쳤다.

      피랍 소식이 전해진 20일부터 사흘째 애간장을 태운 가족들은 이날 대부분 극심한 정신적 공황과 불안증세를 보였다. 김경자씨의 아버지는 “아무 생각이 안 난다. 다음에 얘기하자”며 힘없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정란씨 동생 정훈씨는 부모님의 상황을 묻는 질문에 “에휴… 부모 마음은 다 똑같죠”라며 말끝을 흐렸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7/23/20070723000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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