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평창 뜨라래펜션, 속세와의 인연을 동강내 볼까

鶴山 徐 仁 2007. 6. 2. 23:04

[일간스포츠 박상언] 강원도 정선에서 평창을 거쳐 영월로 흐르는 동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구절양장이다. 굽이굽이 흘러가는 물줄기는 극단적 사행천의 모습을 보여 준다. 65㎞ 동강의 한가운데 자리한 곳이 평창군 미탄면 문희마을이다. 오지 중 오지였으나 10여 년 전 래프팅 동호인들을 통해 전해지면서 제법 유명세를 탔다.

사방의 시야가 막혀 있는 심심산골이지만 산과 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몇 안되는 곳이기도 하다. 2008년 개장 예정인 백룡동굴(천연기념물 260호)과 동강의 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칠족령이 지척이다. 그 한가운데 최근 오픈한, 작지만 예쁜 펜션 뜨라래가 있다.



"와!" 탄성 절로 뿜어내게 하는 칠족령

동강이 우리나라 대표적 사행천이지만 구불구불 이어지는 모습을 감상하는 것은 문희마을 주변에서만 가능하다. 백운산(882m)에서 조망이 가장 좋기는 하지만 왕복 5시간 가까운 산행과 정상까지 계속 오르막길이라 부담스럽다 .

백운산 못지않게 동강이란 이런 것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칠족령이다. 문희마을에서 1.6㎞ 떨어진 언덕으로 쉬엄쉬엄 40분 가량 오르면 이른다. 왕복 1시간 30분이면 충분해 가벼운 트레킹 코스로도 제격이다.

초행길임을 감안해 김정하(44) 동강레포츠 사장이 동행했다. 이 지역 토박이로 동강에서 래프팅을 시작해 동강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사재를 털어 동강 보호에 앞장서 온 '동강의 산증인'이다.

칠족령에 오르는 길은 능선을 타는 까닭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5월의 녹음은 하늘조차 가린 듯 어두침침하다. 비 내린 다음날이어서인지 풀내음이 싱그럽기만 하다. 김 사장은 칠족령에 대한 전설을 설명했다. "옛날 강 건너 정선군 제장마을에 한 양반이 살고 있었답니다.

이 양반이 가구에 옻칠을 하려고 사발에 칠을 담아 뒀는데 기르던 개가 이 사발을 뒤엎은 뒤 사라졌다고 합니다. 개의 발자국은 산을 향하고 있었고, 주인이 이 발자국을 따라가니 개가 정상에서 기다리고 있었더랍니다. 주인이 정신을 가다듬고 주변을 살펴보니 어땠겠어요? 생전 처음 보는 장관이었지요. 그때부터 고갯마루 이름을 칠족령이라 불렀답니다."

'설마'하는 생각으로 김 사장의 뒤꿈치를 따라 산행을 계속했다. 출발 지점은 제장마을의 반대인 문희마을이다. 마을에서 900m쯤 떨어진 곳에 한 길이 넘는 돌무덤이 있다. 잠시 쉬어 가는 쉼터이기도 하다.

다시 10여 분 오르자 갈래가 나타난다. 왼쪽으로는 백운산, 오른쪽으로는 칠족령이란 팻말이 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 지 잠시 뒤 전망대에 이르자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백운산을 휘감고 왼쪽에서 모습을 드러낸 강은 건너편 높이 150m의 파랑새절벽과 하방소를 지나 소사마을을 휘감은 뒤 다시 커다란 굴곡을 그리며 흐르다 모습을 감춘다. 여울과 소가 번갈아 등장, 래프팅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제장마을에서 진탄나루까지 12㎞의동강 래프팅 상류 코스의 백미가 바로 이곳이기도 하다. 평창군은 최근 이곳에 작은 전망대를 세워 비경 감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두 태극이 만나는 뜨라래펜션

동강은 촌과 촌을 이어 준다 해서 연촌강이었다가 움푹 들어간 형상이 오동나무 중간을 파내 만든 가야금과 비슷해 '오동나무 동(桐)'자를 썼고, 일제 강점기 때 서강에 빗대 '동녘 동(東)'자를 이용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주변 석회암층의 단층 운동과 습곡 운동의 반복으로 지금의 협곡이 만들어졌고 그 사이로 강물이 흘러가고 있다. 강의 모습은 지그재그 형태이지만 옆에서 보면 마치 태극 문양을 그려 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문희마을은 두 개의 태극 문양이 만나는 지점이다. 태극 문양이 만나는 곳 가운데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왼쪽으로는 백운산을 끼고 도는 한 개의 태극 문양, 오른쪽에 영월로 흘러드는 물줄기가 또 하나의 태극 문양을 만들어 낸다.

그 한가운데 언덕 위에 예쁜 통나무집이 자리 하고 있다. 지난 3월 문을 연 뜨라래펜션(www.raft.co.kr)이다. 백룡동굴 앞 무당소를 지나온 강물이 펜션으로 흘러 들어오다 코앞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나간다. 하나의 태극이 끝나고 새로운 태극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또한 펜션 뒤에는 낙타 등처럼 생긴 쌍봉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어우러진다. 한 풍수지리학자는 이곳을 보기 드문 명당이라고 했단다. 실제 달밤에 창밖을 통해 펼쳐지는 강과 산의 풍경은 별천지를 연상케 한다.

2층 통나무집으로 된 펜션의 객실 다섯 개는 자갈여울·암반여울·홍두깨여울황새여울 어라연 등 이름도 색다르다. 이중 어라연을 뺀 4개의 이름은 문희마을에서 진탄나루까지 4㎞ 구간을 흐르는 동강이 만든 여울의 이름이다.

이곳은 강폭이 넓으면서도 여울이 많아 특히 카약을 배우는 데 좋은 조건을 갖췄다. 김 사장이 펜션을 오픈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 사장은 2004년부터 이 지역에서 카약 강습과 투어링을 병행하고 있다. 7월부터는 스쿨을 개설해 체계적 강습도 계획하고 있다. 펜션은 9평~15평형 있다. 가격은 12만~15만원(주말 기준)이다. 033-333-6600.

■가는 길

영동고속국도 새말IC에서 나와 42번 국도를 이용해 홍성군 안흥면과 평창군 평창읍을 거쳐 정선 방향으로 간다. 뱃둔재터널을 지나 내리막길을 다 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좌회전하면 미탄면을 만난다. 다시 약 5분쯤 가면 오른쪽으로 마하리·문희마을 이정표를 만난다. 아스팔트 포장 도로 끝까지 가면 마하리에 이르고, 다시 강변으로 돌을 쌓고 그 위에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을 달리면 문희마을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