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Free Opinion

[희망의 씨 뿌리기 귀농] (2) 귀농으로 부자되기

鶴山 徐 仁 2007. 3. 24. 17:05

 

“농사일은 즐겁고 돈이 됩니다. 농촌으로 오면 행복과 성공을 잡을 수 있습니다.”하늘과 맞닿은 마을. 경북 봉화군 소천면 현동 3리에서 고추농사를 지으며 ‘배나들 크로바 고추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홍문표(52)씨는 1995년 귀농한 뒤 지난해 고추 농사로 연간 5억원의 매출을 올린 ‘억대 부농’으로 성장했다. 홍씨는 “좀더 일찍 농촌으로 오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 모든 것에 만족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한때 대구와 구미에서 ‘잘나가는’ 사업가였다.20여년간 전자제품 대리점과 건설업 등으로 50억원이라는 큰 돈을 벌었다. 그러나 평소 믿었던 사람에게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렸다. 이 여파로 가계수표마저 부도내 억울한 옥살이를 했고 형제들에게 8000만원의 빚까지 졌다.

홍씨는 출소 후 가족과 함께 괴나리봇짐을 싸들고 전국을 정처없이 떠돌다 마침내 그해 10월 생면부지의 땅 봉화에서 봇짐을 풀었다. 마침 고추 수확철이었다.“속고 속이는 도시와 사람이 싫어 바깥 세상과 단절된 곳에서 3∼4년간 땅이나 파며 쉴 생각이었습니다.”

우선 건설업의 경험을 살려 마을 앞 계곡에서 돌을 주워 가족들이 거처할 10평 남짓한 돌집을 지었다. 지붕은 천막으로 덮었다.

이젠 먹고 사는 게 문제였다. 부부는 궁리 끝에 주민들의 주 소득원인 고추농사를 짓기로 했다.

하지만 농사 경험이 전혀 없는 홍씨는 이내 고민에 빠졌다. 결국 부부가 함께 품팔이부터 시작했고, 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고추재배 교육도 받았다. 고추 관련 책자를 탐독하느라 밤을 지새운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당시 주민들은 우리가 정착할 수 있도록 먹거리 등을 챙겨 주었고, 농업기술센터는 농사지식을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고 출장교육까지 해 줬어요.”이 같은 주위의 도움으로 어깨너머로 농사일을 익힌 홍씨는 귀농 이듬해 농사를 시작했다. 밭 2만 4700여㎡(7500여평)를 빌려 대부분 고추를 심고, 옥수수 감자 호박 등도 심었다. 몸 하나 믿고 겁없이 덤벼든 농사지만 그에겐 결코 녹록지 않았다.

새벽에 눈 뜨면 밭에 달려가기 바쁘고, 해거름 때 밭에서 돌아오면 물 먹은 솜처럼 몸을 누이는 일의 연속이었다. 비탈밭에서 익숙하지 못한 농기계를 다루다 넘어져 기계에 깔리는 등 죽을 고비도 여러번 넘겼다. 고진감래였던가. 첫해 농사부터 대풍이었다.300평당 고추 1000근(한근 600g)을 수확해 일반 농가(300∼500근)보다 수확량이 최고 3배나 많았다. 주민들이 당시 “거짓말”이라며 믿지 않을 정도였다. 책과 강의를 통해 배운 대로 실천하며 ‘죽기 살기로’ 농사를 지은 결과였다.

고추 판로도 문제가 없었다. 서울 등 외지에서 몰려든 피서객들에게 고추밭을 직접 보게 하고 홍보한 것이 수확기에 주문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수입도 이들과의 직거래로 중간상인에게 넘길 때보다 30%가 많았다.

홍씨의 고추농사는 ‘행복’을 가져왔다. 농사 3년만에 형제들에게 진 빚을 모두 갚고, 양지바른 곳에 새로운 보금자리까지 마련했다. 처음으로 밭 1만 9000여㎡(5800여평)도 장만했다.

농사 5년차부터는 농약과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고추·콩 농사를 시작했다. 상류층 5%를 소비 타깃으로 삼았다. 그 뒤 2∼3년에 걸쳐 정부로부터 무농약인증 및 유기농산물 품질인증을 받았다. 홍씨의 유기농 고추는 일반 고추(근당 5000원)에 비해 5배 높은 2만 5000원에 서울 현대·롯데 등 유명 백화점에 전량 납품됐다. 콩도 ㎏당 8000원으로 다른 콩(1800원)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팔렸다. 이들 백화점은 지금까지 단골 소비처가 되고 있다.

웰빙 열풍 때인 2000년에는 3만여평에 기장 수수 율무 들깨 등 웰빙식품 11가지 농사도 시작했다.3년 뒤엔 노후연금보험으로 3200여평에 대추 700그루도 심었다. 지난해까지 어느새 경작지가 12만여평으로 부쩍 늘었다. 홍씨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현재 안동 학가산 및 영양 일월산 일대 임야 4만평을 임차해 ‘황금알’을 낳을 밭을 조성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홍씨는 “소천 중·고교에 다니는 딸(2명)들도 도와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2등급 내에 드는 등 착실하게 잘 커 주고 있다.”며 자식농사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글 사진 봉화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홍문표씨의 성공 귀농 가이드

홍문표씨는 ‘귀농 전도사’다. 자신이 성공한 귀농인으로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한 2000년 이후 농촌에서의 새로운 삶을 상담해 오는 도시민들에게 귀농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연간 귀농 상담자가 100명이 넘을 정도다.

무한한 자원과 희망을 가진 농촌이 성공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란다.

홍씨는 “도시에서 농촌을 볼 때는 고달프고 암울하고 빚만 지고 사는 줄 안다.”면서 “그러나 농촌은 무한한 자원과 돈이 널린 곳”이라고 소개했다. 도시민들이 ‘땅과 땀’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땀을 흘린 만큼 돈을 가져다 주니까요.”

그래서 그는 농촌에서 성공을 꿈꾸는 도시민들에게 귀농을 주저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조언한다.

홍씨는 귀농 때 최소한의 돈만 가져 올 것을 충고한다. 생산문화가 중심인 농촌에서 소비문화와 전원생활을 즐겨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또 집과 땅은 먼저 사지 말고 농사를 지어 돈을 번 뒤 구입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농사기술은 품팔이와 교육, 귀농 성공자들에게 배우면 충분하단다.

“농촌에서 걱정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확고한 정착 의지만 있다면요.”

자녀교육 걱정으로 귀농을 망설이는 도시민들에게 그는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반문한 뒤 “재능보다 인성위주의 교육으로도 얼마든지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씨는 “FTA는 우리 농산물을 블루오션화해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라며 농촌에서 절호의 성공 기회를 잡으라고 권유했다.

봉화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내게 맞는 작물·지역은

오랜 기간 숙고하고 준비한 귀농이 성공하려면 빠른 시일내에 농사일이 본 궤도에 올라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자신의 여건과 적성에 맞는 작목 선택이 중요하다. 농사는 자금 회수 기간이 긴 데다 농지 구입과 생산 시설을 마련하는 데도 많은 자본이 들어간다. 게다가 고도의 기술도 필요하다.

먼저 자본이 넉넉지 않다면 무·배추 등 채소나 콩·옥수수·감자 등 식량 작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낙농, 양계, 화훼 등은 초기 시설 투자에 자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농사 경험이 없는 도시 사람은 귀농후 밭 등에서 큰 어려움 없이 재배할 수 있는 작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고추, 참깨, 땅콩, 감자, 고구마, 마늘, 생강, 가을무, 배추, 파 등이 적합하다.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등 과수와 한우, 흑염소, 토종닭 등 축산 작목도 고려해 볼 만하다.

특히 동원 가능한 노동력을 감안해 적정 규모의 재배 면적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촌정보문화센터에 따르면 귀농자 부부 2명의 노동력으로 감당해 낼 수 있는 적정 수준의 재배·사육 규모는 다음과 같다.

벼는 3000∼4000평, 무·배추는 1600∼1800평, 고추와 오이는 1000평, 마늘은 1200평, 대파는 600평, 사과는 5100평, 배는 6000평이 적합하다. 또 소는 170마리, 돼지는 2000∼3000마리, 닭은 1만∼3만마리가 적당하다.

이와 함께 눈높이에 맞는 귀농 지역을 물색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향 등 기존 농지가 있는 곳이 낯선 곳보다 농촌생활에 적응하기 수월하다. 본격적인 귀농에 앞서 빈 집이나 노는 땅 등을 알선 받아 영농경험을 쌓은 뒤 정착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좋다. 특히 앞서 귀농해 성공한 ‘선배 귀농자’가 있는 곳은 실패 가능성을 줄여준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기사일자 : 2007-03-16    17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