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낭송詩 모음집

그대 생이 아름다웠던 것처럼

鶴山 徐 仁 2007. 3. 22. 08:52


            그대 생이 아름다웠던 것처럼
                                     詩 인강 김미숙 / 낭송 이재영
                솔 나무 우거진 오솔길
                조용히 걷노라면 
                볼을 스치는 상큼한 바람일고
                푸른 잎사귀 가만히 내려 앉는다.
                솔가지에서 솔가지로
                봄바람 따라 날아온 산새
                푸드득 날갯소리 지칠 때
                묵은 상수리 잎은 저만치 진다
                무거운 마음 끌어 안고
                가벼운 눈물 한 방울로 달래며
                굳이 놓지 않았던 시간
                이제 버려야 할 시간임을 안다
                나를 버려야 할 때임을 안다
                지난날들을 가만히 내려 놓아도 
                좋을듯한 정제된 시간
                가슴속 밑바닥에 담아 놓았던 
                깊은 장맛 같은 묵은 정 끄집어내
                흑백필림처럼 스치는 영상 앞에
                감추려 애쓰는 만큼,
                눈망울에 맷힌 이슬
                푸르디 푸른 하늘 속으로
                무지개 되어 퍼진다
                무엇을 손에 쥐고 
                무엇을 내 마음 한가운데 잡아두리
                놓아야 할, 보내야 할
                끈끈한 정
                몇년의 세월이 흘러도 놓지 못해
                수시로 들춰내는 빗장에 걸린듯한 그 무엇
                이젠 놓으리라
                보내리라
                거니는 숲
                이는 바람
                솔가지 사이로 차고 드는
                한줄기 빛 속에
                울컥 솟는 가슴 벅참을 느끼며
                그대 생이 아름다웠던 것처럼
                나 또한 그 생을 쫓으리
                저 수많은 잎사귀들처럼
                고요한 이 숲 속에서
                새로운 눈을 뜨리라
                푸르른 눈을 뜨리라

      '낭송詩 모음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이 너무 고생 많아  (0) 2007.03.23
      눈물로 흐르는 사랑/유인숙  (0) 2007.03.23
      [스크랩] 자연의 꿈  (0) 2007.03.18
      생의 한가운데에 서서  (0) 2007.03.16
      사랑하고 아파하자  (0) 2007.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