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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스승상] 지식보다 ‘사랑과 지혜’를 선물한 선생님들

鶴山 徐 仁 2005. 12. 21. 14:20
독서교실·봉사활동 통한 사람됨됨이 교육 역점
장애·문제아 지도 헌신… ‘함께사는 세상’ 실천

정보화 교육등 학부모·주민위한 프로그램까지
결손가정 학비 대신 내주는등 장학사업도 앞장
안석배기자 sbahn@chosun.com
입력 : 2005.12.19 17:59 12' / 수정 : 2005.12.20 02:49 04'

우리 시대의 존경받는 스승은 누구일까. 교육인적자원부·조선일보·방일영문화재단이 공동 선정한 ‘2005 올해의 스승상’에 뽑힌 교사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산골 중학생들의 학력증진을 위해 밤늦게까지 교실을 지키고, 제자들을 위해 자신이 직접 성악·피아노·미술을 배워 가르치는 선생님들이었다. 교직생활 내내 장애학생에게 꿈과 사랑을 심어준 교사도 존경받는 스승으로 뽑혔다. 심사위원단은 이들이 재직 중인 학교에서의 공적뿐 아니라 교직생활 전반을 두루 평가했다. 묵묵히 교단을 지켜온 ‘선생님’들을 소개한다.

● 김건수(의성 옥산중)

경북 의성군 옥산중학교 김건수(金建洙·48) 교사는 지난 20여년간 농촌학교에서 근무하면서 독서교육에 노력을 기울였다. 근무한 학교마다 도서관 장서를 정리하고 독서교육을 활성화했으며 방과 후 독서지도를 통한 인성교육을 강화했다. 독서교육 저변확대를 위해 유명인사 초청 강연회도 열었다. 학생들에게 소설가 이문열, 전상국씨의 문학강연을 들을 수 있도록 주선했다. 지난 여름방학에는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독서문학기행도 마련했다. 소설가 이문열씨에게 강연을 해 달라고 전화를 하도 많이 해 자신의 전화를 받으면 지긋지긋해 한다고 말하는 김 교사는 “문화적 혜택을 적게 받은 농촌 학생들이 도시 학생보다 잘 할 수 있는 것이 독서”라고 강조했다.

● 김홍순(공주 정명학교)

충남 공주 정명학교 김홍순(金弘順·54) 교사는 장애학생들이 꿈을 키우며 자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수학급 아동을 대상으로 시작한 사물놀이 지도를 일반학급 아이들까지 포함시키는 ‘역(逆)통합교육’을 시도했다. 이런 노력으로 논산시 예능경연대회 사물놀이 부문에서 동상을 타기도 했다. 김 교사는 또 장애아동의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해 미술과 무용, 웅변, 발명반을 지도해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2003년부터는 대전 모두사랑 장애인 야간학교에 주 1회 두 시간씩 자원봉사도 하고 있다. 김 교사는 “장애인으로서 생활하기에 어려움이 많지만, 그 어려움을 극복했을 때 더 큰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 박상철(화성 동탄초 신리분교)

경기 화성시 동탄초등학교 신리분교 박상철(朴相喆·35) 교사는 어려운 여건에 있는 분교학생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교사다. 지난해 동탄초등학교에 부임한 박 교사는 학교에 글짓기 강사를 초빙해 학생들에게 특기적성 교육을 시키고 방학 때는 학교에 ‘컴퓨터 교실’을 열어 학생과 학부모들의 정보화 교육에도 노력했다. 미군부대 내 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원어민 영어교육과 미군부대 견학을 주도해 학생들에게 조기영어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도 마련했다. 박 교사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기 때문에 특기적성교육과 인성교육에 더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우채영(영주 동산여중)

경북 영주시 동산여자중학교 우채영(禹彩影·47) 교사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솔선수범하고 학생들의 봉사습관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했다. “아이들이 봉사를 하면서 베푼다는 생각보다는 더불어 산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우 교사는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체계적으로 봉사를 할 수 있을지 궁리했다. 이를 위해 영주시의 도움으로 실태를 파악해 전교생이 거주지 주변의 독거(獨居) 노인, 장애인과 결연을 맺도록 했다. 이후 월 1회 토요일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이 자매결연한 이웃을 찾아 봉사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부모 없는 제자 2명을 친딸처럼 보살피고 있는 우 교사는 “봉사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것을 조금씩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이정(대구 월촌초)

대구 월촌초등학교 이정(李淨·60) 교사는 36년간 평교사로 근무하면서 ‘문제아 지도’에 주력했다. 특히 자신이 개발한 미술치료와 상담기법 인성프로그램으로 문제아로 지목된 학생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했다.

과학교육에도 큰 열정을 보여 학생들과 함께 목화명나방의 생태와 집 짓는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목화명나방 애벌레와 성충을 3년 가까이 관찰하는 끈기를 보였다. 남 모르게 9년간 소년소녀가장을 후원해 오고 있는 이 교사는 동료교사들로부터 “아이들을 사랑하며 끊임없이 탐구하며 연구하는 교사” “젊은 교사들에게 모범이 되는 교사”라는 평을 듣고 있다.

● 이임정(화천 풍산초)

강원도 화천군 풍산초등학교 이임정(李任廷·52) 교사는 산간벽지 아동들에게 부모 같은 선생님이다. 폐결핵으로 절망상태에 빠진 제자가 수술을 받아 건강을 되찾게 해주고 중풍으로 쓰러진 홀어머니를 모시는 제자에게는 어머니가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후원을 주선해줬다. 자폐증으로 학교생활이 어려운 제자를 위해 3년간 담임을 맡으며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했다. 학습력이 뒤떨어지는 아이는 직접 개별지도를 통해 기초학습력을 증진시키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 교사는 “공부 잘하는 어린이도 좋지만 마음이 착한 어린이, 자신의 생각을 여러 사람 앞에서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어린이가 될 수 있도록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 임경희(대전 충남고)

대전 충남고등학교 임경희(任景姬·47) 교사는 가난하고 소외 받는 제자들과 함께 한 교사다.

결손가정 학생들의 상담자 역할을 하고 수업료를 대신 내주었다. 1급 지체장애학생과 결연을 맺어 돕고, 담임을 맡고 있는 학생이 골수암에 걸리자 수술비를 모금하고 투병활동을 도왔다. 또 산동네의 홀로 사는 노인, 고아원생을 남몰래 도왔다. 가정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우리 가족 이야기’ 프로젝트 수업지도를 했으며 창의적인 교과지도로 대전지역 신규 교사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교육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이라고 주장하는 임 교사는 “학생들은 교사가 솔선수범했을 때 감동받아 실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 임상하(경산 진량고)

경북 경산시 진량고등학교 임상하(林相夏·47) 교사의 수첩에는 깨알 같은 글씨가 빽빽이 적혀 있다. 전교생이 어떤 시를 외우고 있으며, 어떤 학생이 시를 못 외었는지 기록한 것이다. 진량고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현대시 50편을 외어야 한다. 문예반 담당교사로 21년째 시 암기 교육을 하고 있는 임 교사는 “시를 외우는 학생은 정서적으로 안정된다”고 말했다. 임 교사의 제자사랑은 남다르다. 경제적으로 열악한 농촌 제자들을 위해 2003년부터 교사들이 참여하는 ‘이름 없는 사도장학회’를 결성해 매년 500여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이 장학금은 학교성적과 상관없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추천한다.

● 정선자(서울 구로 영서초)

서울시 구로동 영서초등학교 정선자(鄭仙子·56) 교사는 29년간 초등학교 무용교육을 위해 헌신했다. 서울초등무용교육연구회를 조직해 본인이 완성한 민속춤, 체조, 매스게임, 장구가락 등을 초등학교 교사들에게 보급하는 데 앞장섰다. 학교 내 무용반과 민요반을 만들고, 무용발표회, 동아리를 통해 학생들의 특기지도를 이끌었다. 학생들과 함께 서울 탑골공원 등에서 어렵고 소외된 노인을 위한 위문공연도 개최했다. 학부모 연수회, 국제문화교류 등을 통해 우리문화를 계승 발전시켰다. 정 교사는 “어렸을 때 아이들에게 문화예술적 안목을 넓혀주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 최병운(파주 검산초)

경기 파주시 검산초등학교 최병운(崔炳云·38) 교사는 학교에 발명공작교실을 운영하는 등 과학교육에 이바지했다. 발명영재반과 IT영재단을 운영해 내실 있는 창의성 교육을 실시했고 학생들이 다양한 정보화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지도했다.

이에 따라 검산초등학교 학생들은 창의성올림피아드 전국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미국 테네시주에서 개최한 세계대회에서 르네상스상을 받았다. 또 창의적 학습 결과물 경진대회에서 20여명의 학생들이 입상하도록 지도했다. 최 교사는 “제자들이 미래를 위해 도전하고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