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유럽 아프리카

카프리 섬

鶴山 徐 仁 2005. 12. 17. 11:46

카프리 섬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파라다이스를 찾아 사람들은 ''섬''으로 떠난다. 드넓은 하늘, 코발트 블루 빛의 바다, 설탕같이 반짝이는 달콤한 백사장이 펼쳐진 그 곳, 야자수 그늘 아래서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 게으름을 피우는 상상만으로 당신은 이미 그 곳에 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오고 또 떠나가는 아름다운 섬들은 제 나름의 역사와 사연을 품고있다. 알고 떠나면 더욱 낭만적인 그 곳, 낯선 섬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지중해의 보석, 카프리 섬

이탈리아 남부의 중심 도시 나폴리의 산타루치아 항에서 쾌속선을 타고 50분 정도 가면 지중해의 아름다운 섬 카프리에 도
착한다. 푸른 동굴로 유명한 카프리 섬은 장난감 같은 집들과 꽃 울타리로 장식된 아름다운 섬으로 고대 로마시대부터 역대 황제가 별장지를 삼았던 곳이기도 하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도 그리이스의 선박왕 오나시스의 초대로 카프리 섬에 와보고 ''이섬을 보고도 감탄하지 않는 사람은 감성에 문제가있다''고 말했다.
카프리는 ''호화로운 천국''이라는 명성과 함께 ''바가지 천국''이라는 오명도 갖고 있다. 그러나 이곳의 아름다운 풍광은 많은 인파들을 끌어들인다. 황제들이 살던 곳, 수도원이 있는 곳, 유배지, 염소와 어부들의 낙원이었던 이곳의 운명은 영국과 독일의 추방자들이 이곳의 매력을 발견한 19세기 동안에 전환되었다. 오늘날 이곳은 거의 비수기가 없는데, 농부들이 작은 호텔들을 경영하고 있으며, 어부들은 보트를 빌려준다. 카프리는 눈부신 햇빛으로 에덴의 동산이라는 명성을 누리기에 손색이 없다.

그대는 아는가 저 남쪽 나라를

에메랄빛 바다, 코발트 블루의 새파란 하늘, 올리브와 오렌지, 그리고 이름모를 남국의 화려한 꽃들. 춥지도 덥지도 않은 기후와 천혜의 자연 경관으로 고대 로마 때부터 황제와 귀족들의 별장지로 알려진 카프리 섬은 다른 휴양지와는 달리 기품있는 귀부인과 같은 곳이다.
옛 로마의 초대황제 아우구수투스가 카프리보다 면적이 몇배나 넓은 이스키아 섬에서 휴식을 취한 후 로마로 돌아오던 중 악천후를 만나 우연히 들르게 된 섬이 카프리였다. 그는 카프리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섬의 주인을 수소문해 이스키아섬과 카프리를 바꾸고 이 곳에 별장을 지었고 그 별장터가 아직까지 남아있다. 현대에 들어서는 영국의 찰스황태자와 다이애너비가 신혼여행을 즐긴 곳으로 유명세를 얻어 세계의 유명 연예인들이 다녀간 동경의 섬이기도 하다.
유명한 문호인 괴테(1749-1832)는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정치를 하다가 37세 생일날인 1786년 갑자기 집을 나서 이태리로 훌쩍 여행을 나선다. 피렌체를 거쳐 로마를 들러 나폴리에서 베스비우스 화산을 등정하여 분화구에서 명상에 잠긴후 카프리섬에 상륙하여 ''그대는 아는가 저 남쪽 나라를''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카프리섬의 마을

카프리섬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마리나 그란데 항구에는 아가자기한 원색의 저택들이 선착장을 따라 도열하듯 늘어서 있다. 마치 환영의 축제라도 준비해 놓은것처럼. 저택의 꽃 울타리와 발코니에 놓인 화분이 정겹게 보인다.마리나 그란데에서 섬 안쪽으로 들어와 사방을 둘러보면 크고 작은 능선 사이에 알알이 들어앉은 아름다운 집드를 찾아볼수 있다. 그리고 그 중간에서 인상적인 유적지들과 만날 수 있다. 카프리 마을의 관광중심은 움베르토 광장이라는데 이견을 던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카프리 섬에서 가장 큰 마을인 카프리는 지중해 흰 색으로 벽을 칠한 집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있는 정겨운 풍경을 보여준다. 시계탑이 있는 움베르토 광장에는 기념품들이 늘어서 있어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여유시간이 있다면 조그만 까페에 들려서 이 곳의 맥주나(카프리라는 브랜드의 맥주는 찾아볼 수 없더라도) 혹은 이탈리아의 유명한 카푸치노를 즐길 수 있다.

카프리의 오른편 산너머에는 대부호 오나시스가 사랑했던 마을 ''아나카프리''가 있다. 솔라로 산의 경사진 곳에 자리하고 있는 ''어린 여동생'', 아나 카프리는 심플하고 단아한 곳이다. 시골로 인도하는 골목길로 접어들면 1719년에 만들어진 멋진 산 미켈레 교회가 보인다. 안으로 들어가면, 1761년에 레오나르도 치아이에세가 설치한 멋진 마졸리카를 볼 수 있다. 아나카프리 사람들에게 있어 오래된 전통과 전설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가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오이엘리아 피에레노에서는 대천사장 미카엘이 목자에게 주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금종을 판매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여기서는 산타루치아의 예쁜 눈을 볼 수도 있다.

몬테 솔라도
섬 체류시간이 짧거나 만조여서 푸른 동굴 관광이 어렵다면 태양의 언덕 몬테 솔라로(Monte Solaro)로 가보자. 해발 859m로 카프리 섬에서 가장 높은 이곳은 마리나 그란데 항에서 미니 버스를 타고 해안절벽도로를 20여분 달려 아나카프리애 도착한 뒤 다시 일인용 리프트를 타야 닿을 수 있다. 리프트에서 바라보는 섬과 지중해의 풍경이 가슴저리도록 아름답다.
몬테 솔라로에 오르면 섬의 전경이 시원스럽게 펼쳐지며 해무가 없는 날엔 가까운 소렌토는 물론 멀리 이스키아 섬과 나폴리까지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푸르디 푸른 물빛 너머로 바닷속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풍경이 일품이다.

그로타 아추라
그로타 아추라 라고 하는 푸른 동굴에 가려면 마리나 그란데에서 배를 타고 푸른 동굴 앞바다로 가서 다시 곤돌라 같은 작은 배를 갈아타야 한다. 만조 때에는 동굴이 잠기기 때문에 때를 잘 맞춰야 한다. 동굴 앞에서 겨우 여섯 명 정도 탈 수 있는 작은 배로 타고 바다 위로 입을 벌리고 있는 좁고 어두운 동굴 입구로 들어간다. 몸을 잔뜩 낮춰야 하는 좁은 입구이다. 동굴 속으로 들어가면 한참 동안 어둠 속에 갇힌 기분이다. 그러나 한참 들어가다 배의 방향을 입구 쪽으로 돌리면 그 순간… 푸른 사파이어가 쌓여있어도 이렇게 아름다운 빛이 날까 싶을 정도로 눈부신 푸른 빛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가 통과한 작은 입구를 통해 지중해의 햇살이 비쳐 들어 어둠 속 바닷물을 푸르게 푸르게 물들여 놓는다. 수면 위부터 깊은 바다 속까지 푸른 하늘을 옮기어 놓은 듯, 사파이어를 액체로 녹여 풀어놓은 듯 푸르게 빛난다. 작은 배는 좁은 동굴 안을 천천히 돌고 능숙한 뱃사공은 수면 위로 노를 튀겨 푸른 물방울을 만들어 날리며 구성진 목소리로 ‘산타루치아’를 부른다. 뱃사공의 노래는 동굴 안에 메아리져 울려 퍼진다. 불행하게도 이 곳에서 수영은 금지되어 있다. 아쉬운 대로 배 바깥으로 손을 내밀어 푸른 물에 담가보자. 수많은 이야기와 전설이 전해져 오는 이 푸른 동굴 속 바다에 물을 담그면 당신도 전설의 한 부분이 되고 여행이 끝나도 한참동안 푸른 동굴의 주문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될 지도 모른다

티베리우스의 전설을 찾아서
섬의 동쪽 끝에 있는 티베리우스 황제의 별장 유적을 찾아가려면 케이블 카는 물론 자동차의 편리함도 포기해야 한다. 해발 146미터에서 해발 336미터까지 올라가야 하지만, 길은 별로 험하지 않다. 완만한 오르막길을 올라갈수록 집도 드물어지고, 왼쪽에 펼쳐진 나폴리 만이 점점 더 넓게 시야를 차지하기 시작한다
카프리 섬에는 티베리우스 황제와 관련된 전설이 많이 전해진다. 늙은 뒤에도 성욕이 왕성했던 티베리우스가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는 의식을 치르다가 그 일을 돕고 있던 노예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의식이 끝나기도 전에 노예를 별실로 데려가 관계를 맺었다. 그리고 이런 티베리우스의 음행에 희생된 자들은 역할이 끝나면 해발 300미터 벼랑에서 떠밀려 바다로 떨어지는 운명을 면치 못했는데 이를 ''티베리우스의 벼랑''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