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강원도 삼척 ①....덕풍계곡 산호정사(山湖精舍)...

鶴山 徐 仁 2005. 10. 29. 12:15
강원도 삼척 ①....덕풍계곡 산호정사(山湖精舍)...
  2005
김신묵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덕풍(德豊)계곡...

그 거리가 만만치 않고 오가는 길 교통혼잡을 고려하여 새벽 5시에 길을 나섰다....

서울서 호법I.C.까지는 중부고속도로... 이어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여주까지....

다시 중부내륙을 타고 감곡I.C.까지.....게서부터는 38번 국도를 타고 제천 - 영월 - 정선군 - 태백...으로 가니

무려 5시간 30분이 지나 10시 30분쯤 도착했다.

그래도 새벽에 떠난길인지라 13, 14, 15일 광복절 연휴임에도 수월하게 도착한것이리라....

 

태백을 지나  - 통리 - 신리 - 풍곡리를 거쳐 가곡면 소재지를 왼쪽으로 두고 직진하면

오른쪽은 가곡자연휴양림, 직진으로는 덕풍계곡이다.

 

덕풍계곡은 약 12Km의 길이로 험난하게 느껴지지만 비교적 진입도로가 잘 발달되어 있고 피서객도 많았다.

요금을 받는 매표소를 들어서서 제1, 제2, 제3 폭포가 이어지며 마지막이 '용소'가 있는 용소골이다.

우리는 덕풍계곡 중간쯤에 위치한 '산호정사(山湖精舍)'를 다녀왔다.

 

 

 

<서울에서 덕풍계곡까지 우리가 떠난 길....이정표>

 굵은선은 고속도로 (중부-영동-중부내륙)....  가는 선은 38번 국도이다.... 

 

새벽에 떠난 길이지만 광복절 연휴로 이어지는 피서인파로 인하여 고속도로는 제법 붐비기 시작했으며

국도로 빠져나와서야 비로소 한가하게 드라이브의 맛을 느끼면서 달려갈 수 있었다.

몇번 다녀온 탓에 이제는 익숙해진 제천 - 영월 - 정선 - 태백간 38번 국도를 달려 태백시내 황지교에서 좌회전...

통리 - 신리를 지나니 너와집이 있다는 생각에 들려보기로 했다.

 

■ 삼척 도계읍 신리 너와집

너와집은 일반 집과는 달리 지붕을 기와로 잇지 않고 너와로 이은 집을 말한다.

너와란 200년 이상 자란 붉은 소나무 토막을 길이로 세워 놓고 쐐기를 박아 쳐서 잘라낸 두꺼운 널쪽으로, 크기는 일정하지 않으나

가로 20~30cm, 세로 40~60cm이며 두께는 4~5cm가량이며 강원도에서는 느에집 또는 능에집이라고도 한다.

 

너와로 지붕에 덮을 때는 용마루 쪽에서부터 끝을 조금씩 물려나가며 판판한 나무를 30cm 쯤의 너비로 가로 놓고 이를 의지해서 잔나무를 촘촘하게 붙여서 천장으로 삼으나, 부엌이나 마구 등에는 이것이 없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굴뚝으로 빠지지 못한 연기가 너와 사이로 나와서 불이 난듯한 모습을 보인다.

 

너와집은 귀틀집이나 샛집처럼 화전민이나 산간지대의 주민들이 짓고 사는 집으로, 붉은 소나무가 사라지면서 거의 자취를 감추었으나,

강원도 삼척군 도계읍 신리에 3채가 남아 있어 1975년 10월 13일 중요민속자료 제33호로 지정되었다.

 

민속 유물은 ① 물레방아 1기(基), ② 통방아 1기, ③ 채독 1기, ④ 나무통(김치통) 1개, ⑤ 화티(불씨를 보관하는 곳) 1개, ⑥ 살티(살피) 1점, ⑦ 창 1개, ⑧ 코클(벽난로) 1개, ⑨ 주루박 1개, ⑩ 너와집 2동(棟)이다

 

너와집과 비슷한것으로 굴피집이 있다.   (너와가 소나무 껍질인데 비하여) 굴피는 참나무 껍질을 말한다.

지붕으로 사용될 굴피는 20년생이상된 참나무 껍질을 처서(處暑) 전후에 벗겨 차가운 계곡물에 담궈 녹녹하게 만든후 말려서 사용하는데

너와는 100년, 굴피는 200년을 간다는 말이 있다.

(신리외에도 환선굴이 있는 대이리에도 너와집과 굴피집이 남아있다)

 

<신리 너와집...>

 

 

 

통리를 지나면서부터 38번 국도를 벗어나 427번 지방도로를 이용하여 신리 - 풍곡리까지 이어지는데

그 구간은 어디를 보아도 절경이요 드라이브에 너무나 멋진 길이었다.

 

<427번 지방도 주변 풍경......산수가 아름답다더니 산이 절경이요 계곡이 절경이다....>

 

풍곡리를 지나니 드디어 나타나는 덕풍계곡 유원지....

커다란 아치형 다리와 넓은 주차장, 매표소가 있는것으로 보아 예사로운 계곡이 아닌듯 싶었다.

계곡진입로는 비포장이었지만 곳곳에 블럭이 깔려있어 깨끗했으며 몇년전 태풍으로 수해를 입기전에는

아주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었다고 한다.

계곡이 이어지는 내내 피서객들로 빈자리가 없어 계곡이 붐빈다고 표현해야 할듯....

 

<덕풍계곡을 들어서서......만난 아치교가 이쁘다...>

 

 

■ 덕풍계곡 산호정사(山湖精舍)

산호정사(山湖精舍)는 계곡을 한참 들어와 왼쪽편으로 약간 산등성이를 올라야하는데 무심코 지나면 보이지 않는다.

스님 한분이 정진하는곳인데 마침 출타중이셨고, 처사 한분이 반갑게 우리를 맞아 주었다.

 

<계곡물에서 올려다 본 산호정사..... 커다란 소나무 그림자에 가려 잘 안보인다..>

 

 

 

산호정사에는 정식 법당이나 부처님을 모신 불전은 없다.

스님이 홀로 정진하시는 곳....  아래 2동의 건물이 전부다....

이곳은관광객을 받는 민박집이나 숙박시설이 아니다.  다만  필자와의 친분있는 사람이 특별히 청하여 하룻밤을 묵게 된곳이다.

 

산호정사의 안채라고 할까?......  요사채라고 할까?......살림집인 셈이다.

여기 2개의 방을 나누어 우리가 하루를 묵었다.  가운데는 거실겸 부엌, 주방이다.

 

<절집 뒤편으로는 대숲이 있었다... 오죽(烏竹)을 심었다....>

 

<산호정사 현판>

 

산호정사를 올라가는 숲길은 약 5분거리...

중간에 두어곳, 그리고 절 마당을 올라서다보면 돌멩이를 매달아놓은것이 이채롭다.

왜 매달아놓았는지를 물으니 떨어질까봐 매달았다니.... 선문답이다.

 

<숲길에 매달린 돌멩이>

 

<절집 마당을 들어서는 큰 나무 사이에 매달린 돌멩이>

 

우리는 각자 집에서부터 가져온 먹거리등속을 낑낑- 대며 나누어 들고 산길을 올라 도착했다.

그리고는 뒤를 돌아보니 올라온 높이는 얼마 되지 않아보였는데 계곡이 저 멀리 발아래이다.

그래......  그런게야....   이렇게 속세를 내려다보구 여기서 사는게야.....

 

마당 끄트머리에는 작은 평상이 하나 놓여있다.

거기에 앉으니 사바세계가 발아래라.... 그래도 춘향이처럼 나빌레고 싶었는가

허공에 매여진 그네가 신기하다.

뛰어올라 붙잡기도 여의치 않을뿐 아니라 힘차게 굴러 창공으로 올라가기에도 만만치 않아보인다....

 

하룻밤을 자고난 뒤... 아침일찍 일어나 저 작은 평상에 앉아 몇시간을 명상에 잠겨 보았다...

시원하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교교하기도 하고..... 참 오묘한 곳이다.

 

<평상에서 내려다 보는 모습....사진속 그네는 사실은 허공 높이 매여진것이다...>

 

계곡물은 생각보다 차갑지는 않았다.

시원하기는 하였으되 몇분을 못견디고 다시 나올만큼 차갑지는 않아서 물장구 치기에는 적격이었다.

 

<계곡 중간 중간에는 물이 고여서 제법 수심도 형성되고 수영도 할 수 있었다...>

 

산호정사에는 전깃불이 없다.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산속에서는 어둠이 크고 깊어 저녁이 빨리 온다.   그리하여 아직 해가 남았을때 우리는 저녁을 먹어야했다.

장작불을 피워....활활- 타고나서 사그러질때까지 기다리면 숯이 남는다.

그 빨간 숯불에 석쇠를 얹고 삼겹살을 구워먹었다.  술한잔에 시름까지 털어넣으니 만사가 편안하다...

 

과연 산그림자는 크고 무서웠다.  소리없이 우리를 감싸더니 집어삼키더니.... 일찍 잠자리에 들라고 야단친다.

우리는 서둘러 저녁을 먹고... 뒷정리는 내일합시다.....미뤄놓은채...

각자 오물오물....조물조물.... 손과 발을 씻고는 잠자리에 들었다.     사위가 조용하다.   세상이 잠들었다.

눈을 감고 누웠으되 정신은 맑다.

이 얼마만에 누워보는 산사(山寺)에서의 잠자리인가........

 

<조촐한 주안상.....문어 삶은 안주에 복분자 술이다....>

 

<오징어 말리는 중>

 

<캠프파이어...가 아닙니다... ㅎㅎ..   숯을 만드는 중입니다>

 

■ 화장실 이야기...

산호정사 화장실은 2개다.

하나는 바깥에.... 하나는 안에....  (안에라고 했지만 건물안은 아니고 부엌 가까이....건물 옆에 있다)

두개 다 기본적으로 자연친화적이며 지혜로움이 돋보이는 재래식 변소였다.

 

기본은 나무로 사각틀을 짜서 비바람과 시선을 막았으되 아래는 휑-하니 뚫려있어서 건들바람이 시원하게 관통하며

내려다보면 보기흉한(?) 용변의 흔적이 보이는게 아니라 파랗게 자라나는 풀잎들이 보인다..

그럼 용변은 어찌 처리할까??

화장실에는 재를 담아놓은 통과 그릇이 비치되어 있는데....용변후 재를 뿌려 뒷처리를 하게 되어 있다.

실제로 사용후 재를 뿌려보니 생각보다 깔끔하게 캄프라치가 될뿐아니라 생각보다 위생적이라는 결론이다.

다음날 아침....엊저녁 장작불 재를 부삽에 담아가서 사용해보니 깔끔하게 완전범죄를.....ㅎㅎ

 

바깥 화장실은 그냥 얼기설기 나무를 짜서 바닥을 만들었고 그아래는 자연그대로 경사진 지면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안쪽 화장실은 바닥을 장판을 깔고 변기를 설치했으며 그아래에도 커다란 드럼통을 잘라 설치하여

바깥과 안쪽 화장실은 그 격(格)이 사뭇 달랐다.

 

<바깥 화장실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