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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지원은 국민동의가 필요하다

鶴山 徐 仁 2005. 10. 8. 01:10
대북지원은 국민동의가 필요하다
written by. 홍득표
 2년여 간에 걸친 협상 끝에 지난 9월 19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개항에 합의한 공동성명이 발표되었다. 북 핵의 평화적 해결에 합의한 것은 국민 모두가 반겨야 할 것이다. 늦었지만 6자회담의 극적 타결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한반도의 비핵화와 북한의 핵 포기, 그리고 미국의 북한 공격 및 침공의사가 없음을 확인함으로서 한반도의 냉전체제 해체와 평화정착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6자회담의 극적 타결 이후 대내외적인 관심은 합의문의 성공적인 이행 여부에 쏠리고 있다.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한 가운 데 합의문이 제대로 이행되길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국민의 한결같은 마음이라고 볼 수 있다.

 공동성명 채택 이후 이행과정에 있어서 북한의 핵 포기 후 경수로 지원이냐, 핵 포기와 경수로 지원 동시 병행이냐 하는 선후 문제를 갖고 북·미간 한차례 기선 다툼이 있었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9월 28일 북한이 해야 할 다음 조치는 핵 관련 시설 장소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11월 제5차 6자회담을 앞두고 샅바싸움이 시작된 것 같은 인상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북 핵의 평화적 해결을 간절하게 바라면서도 핵 포기 대가로 지불해야 할 경비에 대한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1994년 제네바 합의에 의하여 북한의 경수로 건설사업비를 한국이 떠맡다시피 했을 때 시중에 떠돌던 말이 생각난다. 북한과 미국은 고급 요정에서 비싼 양주를 마시면서 즐기는 데 한국 대표는 동석도 못하고 술값만 내는 신세가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은 건설이 중단된 경수로 비용으로 이미 1조 3000억원을 지원했다. 엄청난 국민의 혈세가 낭비된 셈이다.  

 그런데 이번 6자 회담의 공동성명대로 핵 포기 대가로 신경수로를 제공해야 할 상황이다. 신경수로 건설비를 한국이 도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뿐만 아니라 6자회담 공동성명 3항에 한국은 200만KW의 전력을 공급하기로 되어 있다.

 6자회담의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한국의 전력공급 카드를 통일부장관이 6월 17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때 먼저 제안한 것 때문에 발목이 잡힌 측면도 있다. 신 경수로 건설지원과 송전비용 등으로 약 60억 달러(6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예상비용도 정부와 산출기관에 따라서 들쑥날쑥 이다. 앞으로 수년간 한국은 국민의 혈세로 수조원을 지불해야 할 상황이다.

 북한 핵 포기 때문에 소요되는 수조원의 경비에 대한 성격도 통일비용이니 분단비용이니 하면서 엇갈린 해석을 하고 있으나 국민적 부담이 클 것이 분명하다. 적자재정이 만성화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30%(국민 1인당 500만원)가 되는 심각한 상황에서 대북 퍼주기 논란은 재연될 것이 뻔하다.  

 여기에서 분명하게 되새겨 볼 것이 있다. 극히 상식수준의 이야기지만 ‘민주국가에서는 대내외 주요 정책결정에 국민의 동의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국가의 주요 대내외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 일일이 국민 의사를 직접 묻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의기관인 국회의 동의를 받는다. 미국 의회는 대의기관으로서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입법화를 통하여 견제한다.

 행정부의 일방적인 대외정책결정에 제동을 걸고, 또한 대외정책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 법률을 제정한다. 북한의 인권단체에 대한 예산지원과 탈북자 망명 허용 등 4년간 1억 달러의 예산을 배정한 「북한인권법」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북 퍼주기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 국민 동의 절차를 밟도록 해야 할 것이다.「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에 의한「남북협력기금법」은 기금의 설치, 운영·관리, 용도 등에 있어서 통일부장관의 재량권이 너무 크다. 기금 조성액의 상한선도 없으며, 국회 동의 절차도 법제화되어 있지 않다. 매년 협력기금 운영 형식으로 국회의 심의를 받지만 대형사업별로, 예컨대「대북전력지원특별법」등을 제정하여 간접적인 국민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해야 할 것이다.(Konas)

 홍  득  표(인하대 교수, 정치학)

2005-10-07 오전 8:33:26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