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계열사 임원에 한해 이르면 이번주부터 주 6일 근무제를 시행한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3고’에 국제 유가 급등…경영 불확실성 커지자
SK ‘토요 사장단 회의’ 부활, LG화학 희망퇴직
기업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뛰는 환율과 치솟는 물가, 여전히 높은 금리의 ‘3고(高)’에 더해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등 지정학적 불안감이 고조되는 등 경영 환경이 악화하자 그야말로 ‘긴장 모드’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은 계열사 임원에 한해 이르면 이번 주부터 ‘주 6일 근무’를 전면 시행한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경영지원·개발 담당 임원과 삼성물산 등 설계·조달·시공(EPC) 임원 중심으로 주 6일 근무를 시행했지만, 담당 분야에 무관하게 확대하는 것이다. 토요일 또는 일요일 중 하루를 골라 일하는 방식으로, 부장 이하 직원은 해당되지 않는다.
삼성그룹의 임원 주 6일 근무는 사실상의 비상경영 체제 돌입이다. 삼성전자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에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경각심을 갖고 대처하자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력인 반도체에서만 15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개선 추세로 돌아섰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긴장의 끈을 조이는 건 삼성만이 아니다. 재계 2위 SK그룹은 수뇌부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토요일에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토요 사장단 회의’를 20년 만에 부활시켰다. SK그룹 최고 의사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소속 임원은 매달 두 차례 금요일에 쉬는 유연근무제를 반납하기로 했다. 임원들이 앞장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도 있다. LG화학과 이마트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수익성 강화를 위한 사업 정리와 조직 재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비상경영에 준하는 위기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건 대내외 경제 상황과 환경이 만만치 않아서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00원을 넘어섰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등에 이어 네 번째다. 중동에 전운이 감돌며 배럴당 90달러 안팎을 오가는 국제 유가도 변수로 등장했다. 미국 경기의 호조로 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지는 것도 기업 경영에는 부담이다. 빚으로 인해 가계가 소비를 줄이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금융 비용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업의 비상경영 체제만으론 거세어지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의 파고를 넘기에는 역부족이다. 기업 활성화를 위해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쏟아붓는 등 국가 간 산업정책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진영 논리에 매몰된 포퓰리즘 공약만 서로 남발할 게 아니라 정부와 여야가 힘을 모아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밀하고 실효성 있는 산업 전략과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구조조정과 노동개혁 등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에도 힘써야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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