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만성피로 전문클리닉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그 원인이 생활습관에 있어서 그 환자들의 생활습관을 고쳐드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많은 것을 주문하게 되는데, 흔히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고, 심호흡을 통해서 스트레스 관리를 하고,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휴식의 시간을 꼭 가지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러면 환자 10명 중 몇 명이 따라 할까요? 몇 명 안 할 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거의 7~8명은 잘 따라 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2~3명은 따라 하지 못 합니다.
"왜 못하세요?"라고 물으면 제일 먼저 나오는 대답은 "시간이 없어요."입니다.
하지만, 스트레칭, 심호흡,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오래 걸리는 게 아니죠. 그건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봅니다.
그런 환자들을 볼 때마다 책상 위에 있는 물이 반쯤 담겨있는 물컵을 보여주며 묻습니다.
"10분 동안 들고 서 있으면 물이 줄어들까요?" 물론 조금 증발될 수 있지만 거의 안 줄죠.
"만약에 1시간 동안 들고 서 있으면 물이 줄어들까요?" 물론 거의 안 줄죠. 하지만 제 팔은 어떻게 될까요?
"만약에 물컵을 들고 24시간 동안 서 있다고 생각해보죠. 물이 줄어들까요?" 거의 줄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팔이 아파서 몇 번이나 쓰러졌을겁니다.
줄지도 않는 물을 24시간 동안 여유 없이 계속 받쳐 들고 있는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입니다.
이제부터 짧은 시간이라도 물컵을 내려놓는 시간을 꼭 가져야 합니다.
단 몇 십분이라도 물컵을 내려놓고 그 시간만큼은 나를 위해서 스트레칭하고, 심호흡하고,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휴식의 시간을 꼭 가져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따라 하지 못 했던 환자들 중 일부는 제법 실천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가끔 이렇게 말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가뜩이나 요즘 경쟁이 심하고 먹고살기 바쁜데, 언제 그렇게 힘 빼는 시간을 갖고 여유 있게 살 수 있느냐. 그럴 시간이 없다."라고 말입니다.
하나에 집중해 24시간 동안 골몰하게 박차를 가하며 사는 것도 힘들다고 말이죠.
저 역시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마흔이 넘어가고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사실을 하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고수는 힘을 빼는 사람이다.'
어떤 운동을 할 때, 초보자와 고수의 차이를 아시죠?
힘을 뺄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입니다.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으면 절대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죠. 그런데 어느 순간 자연스레 힘이 빠지면서 잘 되기 시작합니다.
레지던트 시절, 수술방에서도 그런 일을 많이 겪었습니다.
수술을 잘 하는 고수들은 수술할 때 몸에 힘이 빠져 있습니다. 물론 수술도 아주 매끈하고 깔끔하게 빨리 끝납니다.
그런데 능숙하지 못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수술 시간도 길어지죠.
모는 게 그런 것 같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죠.
자신을 다그치며 열심히 살아가는 과정도 꼭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끝까지 좋은 성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지만 어느 고지를 넘어가는 순간에는 힘을 뺄 수 있는 사람이 더 멀리 가고, 더 오래간다는 사실입니다.
훌륭한 업적을 남기신 분들을 보면 힘을 뺄 수 있는 자기만의 시간을 꼭 가지고 살아갑니다.
이 영상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자기만의 시간, 힘을 뺄 수 있는 시간을 꼭 가져 더 큰 성공을 이루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