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훈 칼럼] 청와대 5년 전세론
입력 : 2017.06.15 03:17
우리 대통령은 청와대 주인 아니라 5년 전세 사는 것
그 사실 진짜 받아들이면 오기, 오만, 독선으로 멋대로 뜯고 뒤집지 못해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특수활동비를 축소하겠다고 하자 총무비서관이 "청와대에서 5년 전세 산다고 생각하시라"고 했다 한다. 주인이 아닌 세(貰) 사는 사람 심정으로 각종 경비를 아껴 쓰자는 소리였지만 듣고 보니 청와대 예산에만 해당하는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청와대 주인이 아니라 5년간 전세 사는 사람일 뿐이다. 세살이 하는 처지에 주인 행세를 하다가 지난 30여년 동안에만 세 사람째 감옥에 가 있고 한 명은 자살했다. 자신이 전세 사는 처지이고 5년 계약 기간은 금방 끝난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이런 비극은 없었다.
전세 사는 사람이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모두가 잘 안다. 남의 집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여기저기 뜯어서 제 마음대로 고치다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언제부턴지 우리 대통령들은 정부 조직을 정말 멋대로 뜯어고치고 있다. 이제 한국 사람 중에 정부 부처 이름을 다 욀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 기자인 필자도 자신이 없다. 경제부총리가 맡는 핵심 경제부처의 이름은 아직도 헷갈린다. 이런 나라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 대통령이 이렇게 바꾸면 다음 대통령이 또 뒤집어왔지만 그 때문에 정책이 잘되고 국민 생활이 나아진 것은 별로 없다.
다행히 문 대통령은 과거보다는 정부 조직에 손을 덜 댄다고 한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만든 미래창조과학부를 그냥 두기로 한 것은 용기가 필요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이 부처는 이미 박 전 대통령 때조차 '다음 정권에선 반드시 없어질 것'이라고 공인되다시피 했다. 그런 부처를 존속시키는 것은 정부 부처가 5년마다 떼었다 붙였다 하는 장난감이어서는 안 된다는 귀감이 될 것이다.
5년 전세살이라고 해도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을 펴야 한다. 전(前) 정권들이라고 그런 정책이 없을 리 없다. 그런데 새 정부는 미래부 존속 하나를 빼놓고는 전(前) 세입자가 만들었다는 이유로 붙박이장과 가구들까지 다 들어내려고 한다. 공공 부문 성과연봉제는 해야 한다. 어떤 조직이든 일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두 부류가 똑같은 대우를 받으면 그 조직은 타락해갈 수밖에 없다. 공공 부문의 낭비, 방만, 타락은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 반발을 뚫고 겨우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려는데 새 정부가 뒤집고 있다. 5년 전세살이가 국가에 필요한 정책을 이렇게 뒤집어도 되나.
전세 사는 사람이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모두가 잘 안다. 남의 집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여기저기 뜯어서 제 마음대로 고치다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언제부턴지 우리 대통령들은 정부 조직을 정말 멋대로 뜯어고치고 있다. 이제 한국 사람 중에 정부 부처 이름을 다 욀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 기자인 필자도 자신이 없다. 경제부총리가 맡는 핵심 경제부처의 이름은 아직도 헷갈린다. 이런 나라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 대통령이 이렇게 바꾸면 다음 대통령이 또 뒤집어왔지만 그 때문에 정책이 잘되고 국민 생활이 나아진 것은 별로 없다.
다행히 문 대통령은 과거보다는 정부 조직에 손을 덜 댄다고 한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만든 미래창조과학부를 그냥 두기로 한 것은 용기가 필요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이 부처는 이미 박 전 대통령 때조차 '다음 정권에선 반드시 없어질 것'이라고 공인되다시피 했다. 그런 부처를 존속시키는 것은 정부 부처가 5년마다 떼었다 붙였다 하는 장난감이어서는 안 된다는 귀감이 될 것이다.
5년 전세살이라고 해도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을 펴야 한다. 전(前) 정권들이라고 그런 정책이 없을 리 없다. 그런데 새 정부는 미래부 존속 하나를 빼놓고는 전(前) 세입자가 만들었다는 이유로 붙박이장과 가구들까지 다 들어내려고 한다. 공공 부문 성과연봉제는 해야 한다. 어떤 조직이든 일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두 부류가 똑같은 대우를 받으면 그 조직은 타락해갈 수밖에 없다. 공공 부문의 낭비, 방만, 타락은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 반발을 뚫고 겨우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려는데 새 정부가 뒤집고 있다. 5년 전세살이가 국가에 필요한 정책을 이렇게 뒤집어도 되나.
우리나라는 1년에 한두 달 비가 오고 만다. 물이 귀중한 나라다. 이명박 정부가 막대한 국민 세금을 들여 물을 모아놓았다. 개천만도 못하던 강을 강답게 만들었다. 그 돈을 써야 할 더 급한 곳이 있었다는 논쟁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 더구나 이미 공사가 다 끝난 마당이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는 4대강과 관련한 예산을 깎아 제대로 구실을 못하게 했다. 심지어 가뭄 때 쓸 물길 공사 예산까지 깎았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어렵게 모은 물을 내다 버린다고 한다. 나아가 4대강 보가 제 역할을 못하게 만든다고도 한다. 물 부족 국가의 정부라면 4대강을 뒤집을 것이 아니라 기왕에 모은 귀중한 수자원을 어떻게 최대한 활용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물길을 제대로 내 저수지와 연계하면 지금 같은 가뭄에도 커다란 도움이 된다. 이것이 전세 세입자가 집주인인 국민을 생각해 '좋은 집'을 가꾸고 지키는 자세다.
5년 전세살이도 집을 수선하고 가꿀 수는 있지만 기둥과 대들보를 바꾸지는 말아야 한다. 잘못 건드린 사드 문제는 자칫 대들보를 흔드는 상황으로 갈지도 모르게 됐다. 통진당 해산에 반대한 '공로'로 헌재소장이 된다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소수의견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극단적 소수의견이 어떻게 그 조직의 수장(首長)이 되나. 기둥과 대들보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5년 전세라는 마음가짐이 있다면 이런 일을 쉽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5년 전세 사는 정권이 성공하는 길은 잠시 왔다가 가는 세입자란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다. 처음 전세 들어온 대통령은 5년 뒤에 집을 내줘야 한다는 사실 자체를 생각하지 못한다. 마치 집주인이 된 듯, 이 집에 영원히 살 것처럼 착각한다. 신기하게도 예외가 없었다. 전세 기간이 끝나가면 집주인이나 다음 세입자가 사납게 추궁해 초라한 몰골이 된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 명백한 사실만 수용해도 5년이 달라진다. 오만, 오기, 독선이 청와대에 자리 잡을 수 없다. 자기편 일색 장관으로 국가의 정부를 한 쪽만을 대표하게 만들지도 않을 것이다.
세입자가 주인 의식을 갖고 집을 소중하게 사려 깊게 쓰는지 아니면 마치 제 집인 양 멋대로 뜯고 뒤집는지는 대체로 6개월~1년 사이에 판가름난다. 지금 새 정부는 지지율 80%라는 구름 위에 떠 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질수록 충격과 피해가 큰 법이다.
5년 전세살이도 집을 수선하고 가꿀 수는 있지만 기둥과 대들보를 바꾸지는 말아야 한다. 잘못 건드린 사드 문제는 자칫 대들보를 흔드는 상황으로 갈지도 모르게 됐다. 통진당 해산에 반대한 '공로'로 헌재소장이 된다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소수의견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극단적 소수의견이 어떻게 그 조직의 수장(首長)이 되나. 기둥과 대들보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5년 전세라는 마음가짐이 있다면 이런 일을 쉽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5년 전세 사는 정권이 성공하는 길은 잠시 왔다가 가는 세입자란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다. 처음 전세 들어온 대통령은 5년 뒤에 집을 내줘야 한다는 사실 자체를 생각하지 못한다. 마치 집주인이 된 듯, 이 집에 영원히 살 것처럼 착각한다. 신기하게도 예외가 없었다. 전세 기간이 끝나가면 집주인이나 다음 세입자가 사납게 추궁해 초라한 몰골이 된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 명백한 사실만 수용해도 5년이 달라진다. 오만, 오기, 독선이 청와대에 자리 잡을 수 없다. 자기편 일색 장관으로 국가의 정부를 한 쪽만을 대표하게 만들지도 않을 것이다.
세입자가 주인 의식을 갖고 집을 소중하게 사려 깊게 쓰는지 아니면 마치 제 집인 양 멋대로 뜯고 뒤집는지는 대체로 6개월~1년 사이에 판가름난다. 지금 새 정부는 지지율 80%라는 구름 위에 떠 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질수록 충격과 피해가 큰 법이다.
- [기관정보]
- 청와대는 "국민 여론만 보고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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