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 외교관’으로 꼽히던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69) 전 주한 일본대사가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전직 고위 외교관이 ‘혐한서적’으로 분류될 수 있는 책을 낸 것은 이례적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출판사에 따르면 무토 전 대사는 다음 달 1일자로 출판되는 이 책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지칭하고 “북한 위기의 시기에 한국인은 친북반일(親北反日)인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해 버렸다”고 썼다. 또 “내가 만난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것 밖에 머리 속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경제정책을 잘 모르는 포퓰리스트인 그(문 대통령)는 선심성 정책으로 지지를 얻으려 하겠지만 이는 실패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음에 반드시 노골적인 반일 정책을 주장하고 나설 것”이라며 “그 때 일본은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이번 정권교체를 두고 “이성보다 감정으로 움직이는 (한국인의) 나쁜 면이 나왔다”고 지적하고 “미일의 외풍이 한국을 더 궁지에 몰아넣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올 2월 일본 경제주간지 인터넷판에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전 주한대사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을 써 논란이 됐다. 그는 칼럼에서 “대학 입시전쟁, 취업난, 결혼난, 노후의 불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거론하며 “한국은 가혹한 경쟁사회다. 나는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정말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무토 전 대사는 2010년 8월부터 2년여 동안 주한 일본대사를 지내는 등 한국에서 총 12년을 근무한 한국통이다. 한국어도 유창하다. 2013년에는 양국 관계에 기여한 공으로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 훈장을 받았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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