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때 양주 한병 들고온 간부에 "따지마라" 돌려보내
입력 : 2013.05.25 03:00
['파워 10人' 릴레이 탐구]
-지고 있을 땐 지고 있다고 해라
댓글사건 압수수색 담담히 수용 '지난 정권 문제 털겠다'는 의지
-직원들에 "화랑 관창처럼 일하라"
朴대통령과는 비정기 독대, 2년후배 김장수 실장과도 협조
-"융통성·소통 부족하다" 評도
與 "北과 물밑대화될지 걱정"… 北 전문가들과 공부모임 가져
① 남재준 국정원장
박근혜 정부 출범이 100일을 앞두고 있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에도 새 지도부가 들어섰다. 2013년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여야 정치권과 청와대, 정부 인사 10명을 선정해 ‘파워 인물 탐구’ 코너를 신설한다. 이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일하는지를 소개한다. 다만 게재 순서는 실제 파워의 크기와는 상관없다.
남재준(南在俊·69) 국정원장은 취임 직후 관저에서 간부들과 저녁 식사를 했다. 한 간부가 양주 한 병을 들고 갔다. 회식이 끝나자 그 간부는 양주를 다시 들고 나왔다.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개인적으로 받는 건 곤란하다는 게 원장님 방침이더군요."
◇"2급 이하는 가능한 한 안고 가겠다"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검이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 압수 수색을 요청했을 때 남 원장은 담담히 받아들였다. 얼마 후 그는 간부들에게 말했다. "전투에서 지고 있으면 국민에게 '지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 거짓말로 '이기고 있다'고 하면 그 순간은 모면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전쟁에서 이길 수는 없다." 한 간부는 이를 두고 "지난 정부 때의 문제를 투명하게 다 털고, 국정원을 일신하겠다는 뜻 아니겠냐"고 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이 100일을 앞두고 있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에도 새 지도부가 들어섰다. 2013년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여야 정치권과 청와대, 정부 인사 10명을 선정해 ‘파워 인물 탐구’ 코너를 신설한다. 이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일하는지를 소개한다. 다만 게재 순서는 실제 파워의 크기와는 상관없다.
남재준(南在俊·69) 국정원장은 취임 직후 관저에서 간부들과 저녁 식사를 했다. 한 간부가 양주 한 병을 들고 갔다. 회식이 끝나자 그 간부는 양주를 다시 들고 나왔다.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개인적으로 받는 건 곤란하다는 게 원장님 방침이더군요."
◇"2급 이하는 가능한 한 안고 가겠다"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검이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 압수 수색을 요청했을 때 남 원장은 담담히 받아들였다. 얼마 후 그는 간부들에게 말했다. "전투에서 지고 있으면 국민에게 '지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 거짓말로 '이기고 있다'고 하면 그 순간은 모면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전쟁에서 이길 수는 없다." 한 간부는 이를 두고 "지난 정부 때의 문제를 투명하게 다 털고, 국정원을 일신하겠다는 뜻 아니겠냐"고 했다.
- 軍때 별명 '생도 3학년' '남순신' -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3월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남 원장은 부임 후‘국가와 조직에 충실한 사람과는 끝까지 같이 가겠다”고 말해왔다. /전기병 기자
그는 "1급 간부들은 지난 3~4년간 부서장을 맡은 사람들이라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 국가와 조직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다면 그 이하는 다 안고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급 이하 인사는 상당 부분 부서장 자율에 맡겼다. "중요한 일이면 계급과 상관없이 직접 보고하라"며 "전화를 해도 좋고, 나를 찾아와도 좋다"고 했다. 그는 간부들에게 "역대 왕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다 기억 못 한다. 하지만 15세의 화랑 관창(官昌)은 다들 안다"면서 "계급이나 직책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관제 도입 계획
남 원장은 국정원에 전문관제(專門官制)를 도입할 계획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직급정년이 경찰이나 군인보다 빨리 돌아오는 것이 직원들의 오랜 불만이었다"며 "남 원장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전문성 있는 사람이 오래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남 원장은 지난 4월 중순 1·2·3차장과 기조실장 인선을 할 때 몇몇 후보를 청와대에 추천했으나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고른 사람들을 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박 대통령의 국정원 개혁 의지가 강하다고 여권 관계자는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 원장이 대통령에게 주례나 정기 보고는 아니더라도, 보고할 일이 있을 때 청와대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비정기 보고를 하는 셈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에게 독대 보고할 일이 있었는데 남 원장이 '이 건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보고하는 것이 좋겠다'며 양보한 일이 있다"며 "비교적 협조 관계가 유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남 원장의 육사 2년 후배다.
남 원장은 골프를 치지 않는다. 요즘엔 근무시간이 끝나면 서울 내곡동의 관저에서 산책하거나 책을 읽는다. 가끔은 북한 전문가들과 '공부 모임'을 갖는다. 일부 여권 인사는 "남 원장은 융통성이 부족하다. 북한과 물밑 대화도 해야 할 국정원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지 걱정"이라고 했다. 남북 관계를 통일부 중심으로 풀어가려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 탓도 있지만 실제로 국정원이 올해 들어 남북 관계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남 원장은 외부 인사들과 약속 잡는 일도 드물어 소통이 부족하다는 평도 듣는다.
◇마셜 장군 연구한 딸깍발이
남 원장은 군인 시절 휴전선에 안 가본 곳이 없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비(非)하나회인 그는 하나회 출신들에게 밀려 동기(육사 25기)들보다 승진이 워낙 늦었고, 줄곧 전방에서 근무했기 때문이다. 그의 별명은 '생도 3학년'이었다. 아무도 없는 밤에도 '직각 보행'을 했고, 부하들과 회식하면 마무리로 '애국가'를 불렀다. 그는 임지마다 이순신 장군 영정을 걸어뒀고, 지금 관저에도 이순신 장군 영정이 있다. 그래서 '남순신'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남 원장은 미국의 군인 겸 정치가 조지 마셜(Marshall)의 리더십을 연구하며 그 세월을 견뎠다. 2차 세계대전 중 참모총장을 지낸 마셜 장군은 전후 유럽 부흥 계획인 '마셜 플랜'을 제창한 공로로 1953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남 원장은 "마셜 장군은 10년간이나 중령으로 복무했다. 그 기간 각 분야에서 실무를 익혀 나중에 승승장구했다"는 말을 자주 했다.
1993년 하나회를 척결한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에게도 기회가 왔다. 잇따라 승진해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엔 육군참모총장이 됐다. 하지만 인사 청탁을 거절한 그를 못마땅하게 여긴 청와대 내 386 참모들과 갈등이 시작되면서 2005년 초 육군참모총장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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