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은 2008년 5월부터 지난 해 말까지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사진은 2009년 3월23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 미래기획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과 안철수 원장의 모습/사진출처: 청와대홈페이지 |
박근혜 의원이 새누리당 大選후보로 확정된 후 안철수·親李系 유착 의혹이 또 다시 힘을 받고 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정치적 퇴출의 대상이 될 운명인 親李系 일부 인사들이 安교수와 유대를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도 내지 중도좌파 성향 인사들이 주축인 親李系 입장에선 이념적으로도 박근혜 후보보다 安교수와 더 근접하다는 배경도 있다. 그간의 안철수·親李系 유착 의혹 배경은 대체로 이렇다.
(1) 安교수는 2008년 이래 이명박 정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安교수는 2008년 5월14일 대통령령에 따라 설치된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으로 2011년까지 활동했고 지난 해 12월9일 당시까지도 홈페이지 위원 명단에서도 이름이 올라 있었다.
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 기획재정부장관, 대통령실 국정기획 담당 수석비서관, 대통령이 위촉한 30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었고 李대통령도 함께 참석했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李대통령과 安교수가 함께 회의하는 사진까지 올라 있었다.
(2) 李明博 대통령 측근들은 安교수에 대해 우호적 제스처를 보내왔다. 지난 해 9월7일 ‘MB브레인’으로 불리던 당시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보는 ‘안철수 신드롬’과 관련, “현재 기존 정당의 틀을 깨지 못하면 제2의 안철수, 제3의 안철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안철수 교수는 새로운 사이버 영역에서 키워진 인물로, 이미지도 좋고, 젊은 세대 감각도 맞고, 그래서 불같은 호응을 끌어낼 수 있었다. 그만큼 앞으로도 그런 가능성이 언제든지 열려있다”고 격찬하며 이같이 밝혔다.
또 “인터넷, SNS를 통해 사람들의 의사소통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정치 의사소통 속도는 굉장히 느리다. 이런 것의 괴리가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를 짜증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기존 정당이 새로운 욕구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그런 짜증을 풀 수 있는 아이콘으로 안철수가 출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朴 前특보는 지난 해 9월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안철수 현상의 밑바닥에는 근원적인 이 시대 정치의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며 “정치의 문제해결능력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 벌거벗은 권력의지만이 난무하는 정치문화에 대한 대중의 반감은 이미 기름밭이다(···)(안철수 현상은) 이 기름밭에 불이 지펴진 것이다”고 평가했다.
(3) 지난 해 12월14일 당시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安교수의 멘토로 불리는 승려 법륜을 ‘청와대 직원·자녀 대상 토크 콘서트 송년행사’의 연사로 불렀다. 당시 安교수는 박원순 시장을 지지하며 자신의 정치적 칼라를 분명히 한 상태였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조치는 안철수를 향한 추파로 해석되어 보수층의 비난에 직면했었다. 청와대 내의 이런 행사는 李 대통령의 허락 없이는 불가능하였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4) 대통령의 측근 중 한 명인 정운찬 前국무총리 역시 安교수와 연대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17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鄭 前총리의 측근은 “鄭 前총리가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 직접 출마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안다”며 “다만 시대정신에 鄭 前총리 자신이 가장 부합하는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나 다른 세력과의 연대가 적합한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鄭 前총리도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인터뷰에서 安교수에 대해 “협력할 수 있다. 내가 도움을 줄 수도 있고 도움을 달라고 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5) 이명박 대통령 본인도 安교수 등장에 대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李대통령은 지난 해 9월8일 KBS를 통해 생중계된 추석맞이 특별기획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변화 요구가 安교수를 통해 나온 게 아니겠냐”며 이같이 말했다.
李대통령은 이어 “‘정말 짧은 시간에 교수 출신이 그렇게 할 수 있을 수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미 스마트 시대가 왔고, 국민은 상당히 앞서가고 있는데 정치는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李대통령은 또 “이번 일을 발전적으로 나갈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적으로 긍정적 논평이었다.
(6) 이명박 대통령 본인의 의중은 알 수 없다. 한 보수인사는 “李대통령 본인이 안철수 교수를 민다는 소문은 사실로 보기도 어렵고 믿고 싶지도 않다”고 말한 뒤 “다만 이념적으로 애매한 親李系 일부가, 살기 위해 各自圖生(각자도생) 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며 “박근혜 후보가 보수 쪽과 선을 긋고 좌경화될수록 보수층 이탈과 親李系 이탈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안철수 교수나 민주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는 있어 보인다”고 관측했다.
(7)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보수라고 생각하는 이들 가운데서 약30%는 안철수 지지자이다. 이들이 朴槿惠에 등을 돌린 가장 큰 이유는 보수층을 무시하고 좌파에 영합하려는 행태에 배신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朴 후보측은 중도 표를 잡으려다가 보수 표를 놓치고 있다.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약50%는 안철수로 기운다. 이런 가운데서 몰락한 親李 세력이 안철수 쪽으로 넘어가면 朴 후보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이게 李明博 대통령이 원하는 바인가? 그렇게 의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8)<(조선닷컴의) 또 다른 네티즌(thcom52)은 [안철수 서울대 교수 임용과정 논란에] 서울대는 국립대학이다. 자질이 부족한 교수를 채용함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누구일까? 대충 짐작이 간다. 왜 그랬을까? 요것도 대충 짐작이 간다”고 반응했다.>(올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