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생활의 중심으로 자리잡으면서 '종이 신문'이란 용어가 만들어졌지만 17년 전엔 신문하면 그냥 종이로 만들어진 게 전부였다. 당시 신문 한부의 가격은 200원. 지금 신문값에 1/3 정도였다.
한달 구독료는 모든 신문이 4000원 균일가였다. 국내 프로야구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시절인지라 스포츠조선은 찍는대로 팔려나갔다. 또 당시엔 신문 판매원이 지하철을 칸칸이 누비며 신문을 팔았다. 누군가 지하철 선반에 스포츠신문을 얹어놓으면 얼른 다른 사람이 집어들고선 득의만만한 표정을 짓던 때였다.
지하철 요금은 신문값과 비슷한 궤적을 그렸는데 최근들어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현재 지하철 기본요금은 교통카드를 기준으로 900원. 신문값을 넘어섰다.
이같은 현상은 대략 2000년부터 시작됐다는 게 통계기관의 분석이다. 서울 시내버스 요금도 마찬가지. 당시엔 150원 안팎이었던 버스 요금은 이젠 네자릿수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두환 대통령이 집권하던 7년여 동안 100원에 꽁꽁 묶였던 봉지 라면값은 민주화의 혜택을 맨먼저 누리며 가격이 두배나 뛰었다.
하지만 스포츠조선이 창간되던 그 해에 유해 논란으로 온나라가 시끄러웠던 '우지 파동'이 터지면서 한동안 일부 회사의 봉지 라면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어린이날이면 불티나게 팔려나갔던 자장면은 서울을 기준으로 대략 1200원 정도였다.
지금이야 알코올 도수 20도선이 무너졌다고 소주 회사들마다 앞다퉈 떠들어대지만 그 때는 진로 '빨간 뚜껑'이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알코올 도수는 25도로 톡 쏘는 맛이 요즘 소주와는 완연히 달랐다. 더 독한 소주를 원하는 애주가들은 강원도 지역에서 주로 팔렸던 경월 소주를 찾았다. 또 디자인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독특한 병 모양의 코카콜라는 소매점에서 한병(355㎖)에 230원 정도를 받았다. 지금 콜라값의 1/3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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