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상·서현숙 교수 부부 “매일 새벽 국선도 … 부부애 다져요” [중앙일보]
서울 묘동의 세계국선도연맹 총본원에 있는 50㎡ 남짓한 도장. 60대 부부가 각자 이름이 새겨진 도복을 입고 나타났다. 부부는 검은 색 띠를 허리에 두르고 있었다. 나지막한 음악과 함께 부부는 500가지나 된다는 국선도 행공의 일부를 물 흐르듯 유연하게 보여줬다. 두 사람은 이어 가부좌를 튼 뒤 심호흡과 함께 명상에 빠졌다. 부부는 서로 다리를 걸어 윗몸 일으키기를 하면서 연습을 마쳤다.
주인공은 고려대 경영학과 이필상 교수(63·전 고려대 총장·사진 왼쪽)와
서현숙 이화여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61) 부부다.
이들은 바쁜 시간 중에도 매일 2시간 가량을 국선도 수련을 한다. 건강과 부부애를 함께 다져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국선도와 먼저 인연을 맺은 쪽은 부인이었다. 1994년 인제대 백병원 의사로 일하던 부인은 친정 어머니의 권유로 국선도에 입문했다.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도장에 개근 도장을 찍은 뒤 출근했어요. 입문한 지 한 달 뒤부터 오전 회진 돌 때 병원 13층까지 가뿐하게 걸어 올라갈 수 있었어요. 젊은 의사들이 따라 올라오기 힘들어 했죠.”
부인의 새벽 외출 소리에 잠을 깨기 일쑤였던 남편은 50줄에 접어든 98년 동참했으며 현재 매주 4번 이상 도장을 찾고 있다. 이 교수는 “국선도는 내게 ‘3위1체’의 선물을 안겨줬다”라고 말했다. “몸·마음·생활이 건강해졌어요. 단전 행공을 하면서 분노·좌절을 모두 씻어냅니다. 저녁 모임이 길어진 날이라도 아침 6시엔 일어나 도장에 갑니다. 비몽사몽 상태로 누워 있는 것보다 한결 나아요. 도장에서 1시간20분(준비 20분, 숨쉬기 운동 40분, 마무리 20분)간 수련한 뒤 출근해요. ”
서 의료원장은 암환자들에게 이를 보급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이대 목동병원 여성암전문병원 안에 국선도 도장을 마련하고 암환자에게 무료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한 기수의 정원이 30명인데 지원자를 다 수용할 수 없을 만큼 인기가 높아요.” 두 사람은 “부부가 함께 수련하면 애정지수가 높아진다” 라고 말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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