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넋두리

당신과 함께 한 세월

鶴山 徐 仁 2009. 12. 8. 20:38

당신과 함께 한 세월

당신과 함께 한 세월이 어언 40 년 간이나 흘렀다니 돌아보면 긴 세월 같지만 이렇게 짧게 느껴지는 건 우리 서로 자주 얘기 했듯이 친구처럼 지낸 터 일까요? 아이들이 장성하여 장가를 가고, 손녀가 태어나고
세월을 헤어보면 분명 당신과 함께 한 날들이 많았는데
아직도 그렇게 긴 세월이었다는 실감을 할 수 없으니
과연 우리가 함께 하면서, 잘 살아온 것인가요? 나의 생각으로는 그런데로 잘 살아왔다 싶은데
당신의 생각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당신도 내가 느끼는 나의 마음처럼 그런데로 잘 살아왔다는 생각에 공감 할 것 같은데... 내가 특별히 잘해준 것 같지는 않았어도 지금 껏 당신 곁에서 떠나지 않고 당신과 크게 다툰적도 마음 깊이 아프게 한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늘 소년 같은 꿈을 꾸며 산다고 구박은 받았어도 때로는 현실과 동떨어진 동화 같은 꿈을 꾼다고 하지만 난 지금도 당신을 동화 속의 공주처럼 그렇게 해주고 싶고 당신에게 약속한 작은 것들이라도 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나의 남은 삶을 통해서 모두 다 이루어 주고 싶어요. 어서 병상에서 일어나 당신과 남은 삶을 살면서 나의 이상의 나래를 당신과 함께 다시 한 번 맘 껏 펼치며 신혼 때처럼 당신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당신과 함께 한 세월이 아직도 이렇게 짧게 느껴지는데 당신이 쓰러져 일어날 수 없다는 사실은 도저히 납득 할 수 없고 용납 할 수 없기에 반드시 함께 할 남은 우리들의 사랑을 위해서도 당신은 혼신을 다하여 일어나야 할 의무가 있고 우리가 함께 노력한다면 당신은 예전보다 더 참한 모습으로 새로운 삶의 역사를 아름답게 엮어 나가게 될 것입니다.
난 아직도 당신과의 지켜야 할 약속이 남아있기에 그 기회를 포기 할 수 없으며, 당신은 약속을 꼭 지킬 수 있게 마땅히 그 기회를 나에게 주어야 할 의무가 남겨져 있고, 나는 현실 속에서 그 약속을 실천에 옮기는 가운데 당신과 남은 삶을 함께 보내고 싶답니다.
당신과 함께 만들어 가는 남은 삶의 길목에서는 오늘의 고통이 귀하고 소중한 약이 되어 나의 그간 당신에게 베풀었던 부족한 사랑을 더 채우는 계기로 당신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훌륭한 길잡이로 당신과 함께 한 세월 속에 회한이 적어지게 노력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