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노정기(路程記) /이육사

鶴山 徐 仁 2008. 7. 27. 17:20



      노정기(路程記) / 이육사 목숨이란 마치 깨어진 뱃조각 여기저기 흩어져 마음이 구죽죽한 어촌(漁村)보담 어설프고 삶의 티끌만 오래 묵은 포범(布帆)처럼 달아매었다 남들은 기뻤다는 젊은 날이었건만 밤마다 내 꿈은 서해(西海)를 밀항(密航)하는 쩡크와 같아 소금에 절고 조수(潮水)에 부풀어 올랐다 항상 흐릿한 밤 암초(暗礁)를 벗어나면 태풍(颱風)과 싸워가고 전설(傳說)에 읽어 본 산호도(珊瑚島)는 구경도 못하는 그곳은 남십자성(南十字星)이 비쳐주도 않았다 쫓기는 마음 지친 몸이길래 그리운 지평선(地平線)을 한숨에 기오르면 시궁치는 열대식물(熱帶植物)처럼 발목을 오여 쌌다 새벽 밀물에 밀려온 거미이냐 다 삭아빠진 소라 껍질에 나는 붙어 왔다 머-ㄴ 항구(港口)의 노정(路程)에 흘러간 생활(生活)을 들여다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