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國際.經濟 關係

[스크랩] 현상황은 1930년대 대공황 / MIT 레스터 서로 교수

鶴山 徐 仁 2008. 7. 13. 12:15

경제학계의 석학인 레스터 서로(70)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로안 경영대학원 교수가

방한, 아산정책연구원(이사장 한승주) 주최로 지난달 24일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강연회를

열고 26일 울산대에서 특강도 했다.

‘헤드 투 헤드’(Head to Head, ‘세계경제전쟁’으로 번역) 등 10여권의 저작을 통해 탈냉전 이후 세계 경제의 변화상을 추적해온 서로 교수와 24일 강연회 후 만나 한국 경제의 미래와 21세기 글로벌 경제의 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서로 교수는 2005년 방한때에 비해 건강이 나빠진 탓인지 발음이 불분명한 부분이 많았지만 세계화 시대의 주요 흐름에 대한 명쾌한 단답식 분석에선 대가의 위엄이 느껴졌다.


#1 글로벌 경제위기 개별국가는 못풀어


―고유가 및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각국의 경제가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데 현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이제 세상은 하나의 경제 시대입니다. 글로벌 경제라는 하나의 경제단위가 있을 뿐 독일 경제, 미국 경제, 일본 경제가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전세계 경제가 하나의 단위로 움직일 뿐, 더이상 국민 경제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만큼 그

 대응도 글로벌 수준에서 해야겠죠.”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은 최근 발간한 ‘금융시장의 새 패러다임’이란 책에서 세계 경제가 슈퍼 버블 상태에 있고 경제침체의 정도가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최대규모라고 주장했는데.

“현재 상황을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경제상황이 대공황때 만큼이나 심각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대공황은 개별국가가 경제 처방을 할 수 있는 시대에 발생했지만 지금은 세계 경제가 하나의 체제이기 때문에 개별국가가 국민경제적 차원에서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기 어렵다는 게 큰 차이입니다. 미국이 여전히 거대경제인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혼자서 그런 노력을 할 수 없는 것이죠.”


―그렇다면 경제침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묘안은 없습니다. 당분간 대공황때와 같은 혼란이 이어질 것입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처방을 하기 어려운 만큼 글로벌 기구들, 예컨대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 유엔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합니다.

관례적으로 세계은행 총재는 늘 미국인이 임명되고, IMF 수장은 늘 유럽인이 임명되어

세계은행은 미국적 정책, IMF는 유럽적 경향성을 강하게 갖는 게 그간의 한계였습니다.

글로벌 수준의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선 두 기구가 그런 편향성을 극복하고 문제를

풀려는 자세를 보여야합니다.”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서면서 1970년대와 같은 오일쇼크가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최근 들어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70년대 오일쇼크때 같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고통스럽지만 극복할 수 있는 어려움이라고 봅니다.

또한 유가 상승에 투기세력이 많이 관여되어 있는 만큼 정책적 노력에 의해 유가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이 많이 있다고 봅니다.”


―한국에서는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보다도 한국 경제의 침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더 큰 상황인데.

“한국 경제는 비교적 좋은 상태입니다. 한국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20세기 후반에

큰 노력을 했고, 많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글로벌 경제가 연간 3~4% 성장하는 한

한국 경제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인데,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2% 정도에 머물고 있어

문제입니다. 그러나 세계 경제상황보다 한국 경제가 좋은 상태인 것은 확실합니다.”

서로 교수는 1991년 발간된 ‘헤드 투 헤드’에서 한국에 대해 “1980년대 성공담 중의

하나인 한국은 90년대초 사회적 불안으로 인해 앞으로 100년후 세계 20대 부국의

대열에 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부국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연간 3% 이상의 성장률을 한세기 동안

지속시킬 수 있는 마라톤선수의 지구력”을 꼽으면서 19세기 일본은 그런 성과를 거둬

부국이 됐으나 한국이 그런 지구력을 가질지에 대해선 ‘의문’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가 비교적 좋은 상태’라며 ‘헤드 투 헤드’때의

진단에 비해 호의적인 평가를 했다.

비록 이명박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7%로 잡았다가 6%로 조정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3%대는 넘기 때문일까?

이명박 정부의 과제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서로 교수는 “이 대통령은 이 대통령

자신의 문제만 해결하면 잘 될 것”이라고 덕담 아닌 덕담을 했다.


―한국이 앞으로 선진부국으로 성장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한국은 미국의 교육과 기술력을 캐치업(catch―up, 따라 배우기) 하며 경제성장을

이뤄왔는데 앞으로도 미국의 교육과 기술력을 캐치업하는 게 중요합니다.

보통 동아시아의 4마리 용을 얘기하며 한국과 대만을 자주 비교하는데 요즘 들어

한국이 대만을 앞서며 글로벌 경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대기업 덕분이라고 봅니다.

한국에서는 현대와 삼성, 포스코 같은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대의 경제 발전을

견인하고 있는데 대만에는 그런 게 없습니다.

오늘날 한국이 글로벌시대에 빠르게 적응하며 경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대기업

덕분입니다. 한국의 대기업이 한국 경제를 견인하고 기술을 선진화시키고 있는 것을

세계 각국이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2 중국은 22세기에나 슈퍼파워 될 것


―올해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의 경제적 야심이 커지고 있는데

중국 경제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중국은 선진국 경제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겁니다.

 아직 기술력 측면에서 미국이나 일본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중국은 기술 복제는 잘 하고 있지만 원천 기술이 없는 상태입니다.

러니 중국이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멉니다.”


―미국에서는 중국 위협론이 대두되고 있는데 중국이 미국과 같은 글로벌 파워가

될 것으로 보십니까.

“중국이 선진경제를 따라잡으려면 140여년이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중국이 현재 속도로 경제 성장을 지속한다고 할 경우 아마 22세기의 슈퍼파워가

될 것입니다.”

그는 22세기의 슈퍼파워 중국을 얘기하면서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미국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 것이고, 중국 지배 세상은 아마 우리 손자세대나 가능할 것”

이라며 농담처럼 얘기했다.

그런 그에게 중국의 경제가 선진단계로 접어들 때 중국의 민주화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느냐고 물었더니 “중국의 경제 발전이 사회를 민주화시킬 것이란 보장이 없다”면서

“한국도 민주주의 없이 경제 성장을 했고, 민주화 이후 경제 성장이 뒤처지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니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 사이에는 상관성이 없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 국가 중에서 경제가 엉망인 나라가 많고 반면 권위주의 국가에서도

경제는 발전한다”면서 “사람들의 교육수준이 높고 경제가 발전하면 민주적인 사회가

될 수 있지만 그게 꼭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처럼 민주주의 없는 경제 성장이 얼마든지 가능하고, 중국도 그런 상태의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본의 경제상황은 어떻게 보십니까.

“일본은 1870년대 이래 100여년간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뤄 당당하게 부국대열에

들어선 유일한 나라이고 기술력이 뛰어납니다.

이미 20세기초에 러시아와 전쟁을 해서 이겼고, 2차대전때도 세계 최고로

정교한 전투기를 만들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일본은 글로벌세계의 흐름에 뒤처져 있었고 그 결과 지난 20년을

잃어버린 시대로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일본은 기술력이 뛰어나고 경제적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낙관적입니다. 일본 국민의 교육수준은 아주 뛰어나고 열심히 일하는 게 특징인데

그러한 특징이 일본의 미래를 좌우할 것입니다.”


―중국과 더불어 주목받는 인도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인도에 대한 평가는 아주 과장되어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인도는 극단적인 불평등국가이고, 문맹률이 아주 높습니다.

그런 나라가 경제를 장기적으로 발전시키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프랑스 사상가 기 소르망은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보다 자유민주국가인 인도의

미래 성장 가능성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데.

“인도가 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게 장점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경제를 발전시키는 힘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나는 과거 인도와 유사한 파키스탄을 오래 연구한 적이 있는데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극도로 불평등한 사회는 선진경제를 캐치업하기 어렵습니다.

나는 인도에 대해 별로 낙관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3 글로벌라이제이션 광풍, 적극 편승하라.


―탈냉전 이후 본격화한 세계화의 부작용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는 세계화의 흐름을

중단시키거나, 우리가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합니다.

미국과 같은 슈퍼파워도 세계화의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역기능을 줄이고

최대한 유연하게 적응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고 봅니다.”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연초 다보스포럼에서 세계화의 역기능인

극단적인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창조적 자본주의, 친절한 자본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는데.

“자본주의는 친절하지 않습니다. 시스템이 어떻게 친절할 수 있습니까.”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란 말처럼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를 지향하자는 제안 아닐까요.

“우리는 그런 것을 만들 수 없습니다. 게이츠 전 회장 자신은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을

전세계 시장에서 독점적으로 판매해 논란이 됐고 제소도 됐습니다.

친절한 자본주의를 제안한 사람이 시장에서는 독점적인 행위를 한 것이죠.”


―그렇다면 자본주의의 역기능을 해소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인가요.

“소련과 동유럽권의 대붕괴 이후 대안은 없어졌습니다. 자본주의의 대안은 있을 수

없습니다. 기업에서 근로자가 해고되고, 실업자가 늘어난다는 것이 자본주의의

역기능은 아닙니다. 사회주의에서도 해고는 이뤄집니다.

다만 해고된 근로자들이 재고용될 수 있도록 재교육시스템을 갖추는 등 사회적으로

낙오자를 방지하기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글로벌시대 전망에 대한 책을 10여권 펴낸대표적 글로벌리스트로서 글로벌 시대의

생존법을 말씀하신다면.

“우선 글로벌 언어인 영어를 자유롭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해외에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세상의 변화를 체득해야 한다고 봅니다.

독일의 폭스바겐에서 일하며 살다가 현대자동차에서 일하게 된다면 글로벌 체험을

기업비즈니스와 연결해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길 겁니다.”


―2005년 서울 방문 이후 3년만인데 느껴지는 변화가 있으시다면.

“3년간 자동차와 고층건물이 더 많아졌고, 서울거리의 외국인들이 훨씬 많아진 듯합니다.

 한국이 점점 더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다가갔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의 기업인들에게 조언을 하신다면.

“글로벌세계 속에서 한국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전략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한국 밖에서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하겠죠.”


―올 미국 대선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봅니다.

미국은 아직 흑인 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안돼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지지하지만

그들은 유권자의 일부일 뿐입니다. 아마 2012년이나 2016년 정도 돼야

흑인 대통령론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서로 교수는 누구?

레스터 서로 교수는 1938년 미국 몬태나주 리빙스턴에서 태어나 윌리엄스 칼리지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했고, 이어 로즈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경제학·

정치학을 공부했다. 26세때인 1964년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68년 매사추세츠공대 IT교수로 부임, 40년째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87년부터 93년까지는 MIT 슬로안 경영대학원장으로 일했다.

‘제로섬 사회’ ‘헤드 투 헤드’ ‘자본주의의 미래’ 등 10여권의 국제적 베스트셀러를 펴냈고

‘뉴욕타임스’ ‘보스턴 글로브’의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서로 교수는 이번 인터뷰에서 “나는 경제학자이지만 이제 다시 전공을 택하라면

생물학(biology)을 하고 싶다”며 “20세기가 물리학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생물학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히말라야를 등정한 산악인으로도 유명한데 요즘엔 등산은 못하고

스쿠버다이빙과 자전거 타기 등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인터뷰 = 이미숙 정치부 차장

출처 : 경대사대 부중고1215회 재경동기회
글쓴이 : 카페지기(여정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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