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작지만 강한 대학]<27>英런던예술대 소속 첼시예술대학

鶴山 徐 仁 2006. 7. 27. 09:53



런던예술대 5개 대학의 하나인 첼시예술대 메인빌딩 앞에서 학생들이 모여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은 6월 졸업전시회를 위해 한 학생이 만든 졸업 작품이고 그 뒤로 런던의 유명한 미술관인 테이트 브리튼이 보인다. 런던=김진경 기자
런던예술대 소속 5개 대학의 하나인 첼시예술대는 런던의 템스 강 옆 미술관 테이트 브리튼과 나란히 서 있다. 왕립육군의과대 건물을 개조해 조성한 것이란다. 과별로 네 곳에 흩어져 있던 캠퍼스를 지난해 초 하나로 합쳤다.

5월 말은 졸업전시회와 기획전시회 준비로 학교 전체가 들떠 있었다. 넓은 캠퍼스 마당은 물론이고 스튜디오가 전시공간으로 활용될 참이다.

예비(파운데이션) 학생 게리 조지에바 양은 밀가루를 소독약으로 반죽해 사람의 형상을 빚고 있었다. 받침대로 카우치(긴 의자)가 사용됐다.

“사람이 카우치에서 자는 모습을 재현할 예정입니다. 죽은 인간이 흐물흐물하게 부패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 주고 싶어요. 인간의 유한성을 표현하고 싶은 거지요.”


첼시예술대 예비(파운데이션) 과정 학생들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학생들은 교수와 끊임없이 토론하면서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구체화한다.

조지에바 양은 전문기술자(테크니션)가 자신의 개념을 어떻게 작품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실제적인 지원을 해 주고 문제점을 찾아 줬다고 전했다.

작품 마지막 단계에서 장인의 도움을 받지만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은 ‘튜토리얼’(개인지도 수업)과 ‘크리틱’(그룹지도 수업)을 통해 이뤄졌다.

서양화과 석사과정 이세현(39) 씨는 “교수들이 권위적이지 않고 학생들에게 집중해서 가르친다”고 말한다.



교수들은 물론 학교 측에서는 유명 동문이나 세계적 학자들을 초대해 강의하도록 한다. 화가 디자이너 조각가 비평가 학자 큐레이터 화랑운영자들은 자신의 작품세계나 문화계와 산업계의 생생한 얘기를 직접 전해 준다.

이들은 또 졸업전시회에 초대돼 후배들의 작품을 ‘사회’에 소개하는 역할을 맡기도 한다.

첼시예술대 홍보담당자인 제니 힝스크 씨는 트라이앵글 빌딩으로 안내하며 “공간을 융통성 있게 활용한다”고 강조한다. “이 방은 갤러리가 됐다가 도서관이 됐다가 스튜디오가 되기도 합니다. 학생들이 작업하고 연구하고 전시할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지요.”

섬유미술을 전공하는 2학년생 메이브 멀카히(25·여) 씨는 “젊은 예술가를 위한 섬유패션쇼에 선보일 작품을 만들고 있다”며 직접 방적기를 돌려 실을 잣고 있었다.

멀카히 씨는 “입기 위한 옷이 아니라 실험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 있어 첼시예술대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섬유미술과는 첼시예술대 외에 센트럴세인트마틴스나 런던패션대에도 개설돼 있다.

런던예술대 국제개발처 마케팅매니저 앤절라 젱킨스 씨가 “그렇다고 첼시예술대의 섬유미술과가 다른 예술대보다 더 낫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끼어들었다.

“런던예술대가 5개 예술대의 경영을 맡아주고 있습니다. 각 예술대는 아카데믹한 부분에 집중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지요.”



각기 예술대(College of Art and Design)로 남아 있었다면 자체적으로 학위를 수여하지 못하고 학생들에게 다른 대학이나 국가자격인정기구를 통해 학위를 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예술대는 정부로부터 받는 자금이 다른 대학보다 적고 대학원 교육이나 연구시설에 대한 지원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마케팅이나 홍보 등 경영에 신경을 쓸 여력도 없다.

이 때문에 5개 예술대는 1986년 런던 인스티튜트(Institute)를 구성했다가 2004년 자격을 얻어 대학(University)으로 재출범한 것이다.

덕분에 이 대학은 영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유학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전체 학생에서 외국 유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종전 20%대에서 최근 34.8%로 급격히 늘었다.

그렇다면 왜 종합대가 아니라 예술대로 통합했을까.



윔블던예술학교의 통합과 관련한 마이클 비처드 총장의 말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윔블던예술학교는 다음 달 1일 런던예술대의 6번째 대학이 되며 학교이름도 ‘윔블던예술대(Wimbledon College of Art)’로 바뀐다. “지난 20년간 많은 예술대들이 종합대로 흡수됐다. 그러나 작은 예술대로서의 정신이 있으며 그 자체가 세계적인 브랜드가 됐다. 우리는 앞으로 이러한 가치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예술분야는 무엇보다도 개성이 중요하며 회화와 극장예술분야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이 대학의 전통과 개성을 살려 나가겠다는 것이다. 의상디자인으로 오스카상을 세 번이나 받은 제임스 애치슨 씨나 뮤지컬 ‘라이언 킹’의 무대디자이너 리처드 허드슨 씨가 이 대학 출신이다. 그러나 무대의상과는 재정난으로 고사 직전에 있었다.

마침 런던예술대는 지난해부터 5년에 걸쳐 400만 파운드의 특별지원금을 받고 있다. QAA에 의해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과 향상을 위한 노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결과다.

젱킨스 씨는 “대학 측으로서는 재정문제로 문을 닫을 뻔한 전문학과를 살리면서 대학의 명성을 드높일 수 있어 좋다”며 “예술대 통합은 윈윈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런던=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런던예술대 소속 5개대학 가이드▼

런던예술대는 5개 예술대학의 연합체다. 이들은 런던 인스티튜트(Institute) 형태를 취했다가 2년 전 대학(University) 지위를 얻었다. 모두 예술교육에서 전통과 개성을 자랑한다.

▽첼시예술대 (Chelsea College of Art and Design)

1891년 설립됨. 회화 조각 섬유 인테리어 그래픽 전시 등 미술과 실내디자인 분야에서 이론과 기술 교육. 현대미술전문도서실 유명. 헨리 무어와 그레이엄 서덜랜드가 교수로 있었음. 광범위한 옵션과 세미나가 이 예술대의 특징.

▽캠버웰예술대 (Camberwell College of Art and Design)

100여 년 전에 설립됨. 수많은 미술가와 디자이너 배출. 보존학 세라믹 프린팅 북아트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갖고 있음. 1996년 영국 여왕상을 수상한 영국 유일의 예술대. 미술 디자인 문화산업계와 유대가 돈독해 학생들은 실무 경험과 프로젝트 기회가 많음.

▽센트럴세인트마틴스 (Central Saint Martins College of Art and Design·CSM)

1854년 설립됨. 패션과 섬유 순수미술 미디어 아트 그래픽 디자인 무대와 공연 3D디자인 혼합미술디자인 유명. 패션디자이너 존 갈리아노, 알렉산더 매킨, 스텔라 매카트니가 동문. 1999년 런던드라마센터 통합. 콜린 퍼스, 피어스 브로스넌은 이곳 출신.

▽런던패션대 (London College of Fashion·LCF)

영국 유일의 패션전문대. 패션 및 패션마케팅과 미용산업계 전문가 양성. 패션무대 스튜디오 비디오실 라디오시설 사진관 컴퓨터실 방송시설 미용 및 피부 관리 살롱이 교내에 있음. 패션도서관도 유명.

▽런던커뮤니케이션대 (London College of Communication·LCC)

1894년 설립됨. 2004년 런던프린팅대(LCP)에서 이름이 바뀜. 그래픽 사진 저널리즘과 디자인 관련기술 및 마케팅, 영화와 관련된 교육. 최근 인터렉티브 게임 프로덕션, 디자인 경영 홍보와 창의적 광고 등의 전공 신설. 분야별 산업체와 밀접한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