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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ADR 이틀 새 21% 급락…고개 드는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

鶴山 徐 仁 2026. 7. 17. 14:08


조선경제 > 증권·금융

SK하이닉스 ADR 이틀 새 21% 급락…고개 드는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

16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4.3% 급락

이준우 기자

입력 2026.07.17. 09:17업데이트 2026.07.17. 11:48


글로벌 반도체주가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도체 업황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주가와 실적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경계감 속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이다. 메모리 가격과 빅테크의 AI(인공지능) 투자가 정점을 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달 말 잇따라 발표되는 미국 빅테크의 2분기 실적과 향후 설비 투자 계획이 반도체주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 10일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 상장을 기념해 미국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타워 전광판에 광고가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 유튜브 캡처

◇TSMC ‘깜짝 실적’에도 반도체주 급락

16일(현지 시각)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3% 급락했다. 샌디스크가 12.6% 떨어졌고 마이크론과 인텔, AMD도 5~6%대 하락했다. 웨스턴디지털과 씨게이트 등 메모리·저장장치 업체에도 매도세가 몰렸다.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1.47% 내렸다. 특히 최근 나스닥에 상장한 SK하이닉스 ADR(미국주식예탁증서)은 전날 9.0%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13.69% 떨어진 152.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4일 종가(193.92달러)와 비교하면 이틀 만에 21.5% 급락했다.

이번 하락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직후 나타났다. TSMC의 2분기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7% 증가했지만, 미국 증시에 상장된 TSMC ADR은 오히려 2.3% 하락했다. 로이터는 TSMC의 실적 호조에도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인 것은 올해 약 70% 상승한 반도체 업종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폴 놀티 머피앤드실베스트 선임 자산관리자는 로이터에 “결국 S&P500에서 반도체주가 차지하는 비중의 문제”라며 “3~4년 전에는 8%였지만 지금은 20%가 넘는다. 시장의 다른 부문은 괜찮다”고 말했다. 미국 경기 전반에 대한 우려보다 반도체주에 집중된 매도세가 증시를 끌어내렸다는 의미다.

반도체로 만들어진 마이크로칩/게티이미지뱅크

◇메모리 가격·AI 투자 ‘피크아웃’ 논란

반도체주 급락의 배경에는 현재 실적보다 앞으로의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이른바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16일 투자 전문지 배런스는 마이크론의 최근 주가 하락 원인을 분석한 기사에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의 차세대 장비에 주목했다. ASML은 반도체 웨이퍼에 빛을 쏴 미세한 회로를 새기는 최첨단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이 장비가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 효율을 높여 중장기적으로 공급 증가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는 것이다. 미국 AI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코어위브가 메모리 공급 부족에 대비해 제조업체들과 일정 가격 이상에 제품을 구매하는 장기 계약을 맺은 것도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앞으로 시장 가격이 계약 가격보다 떨어지면 코어위브가 시세보다 비싸게 제품을 사야 하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14일 코어위브가 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모리 업황이 실제 하락 국면에 들어섰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견해가 많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가격이 2027년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마켓워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지난달 22일 기록한 고점보다 약 19% 하락해 통상적인 약세장 기준인 20% 하락을 눈앞에 뒀다고 보도했다. 다만 최근 하락에는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뿐 아니라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금융·소비 관련 업종 등 다른 업종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 성격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주의 향방은 AI 반도체의 최대 고객인 빅테크가 투자를 계속 늘릴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많다. 현지 시각으로 알파벳이 22일,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가 29일, 아마존이 30일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의 관심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와 향후 설비 투자 계획, AI 투자로 실제 어느 정도 수익을 거두고 있는지에 쏠릴 전망이다. 빅테크가 AI 투자를 예정대로 확대한다면 최근의 하락은 일시적인 수급 조정에 그칠 수 있다. 반대로 투자 증가세 둔화를 예고할 경우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지났다는 논란은 한층 거세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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