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50조 매물 폭탄 D-1 커지는 불안
하반기 투자 불확실성 4대 요인 점검
입력 2026.06.30. 09:15업데이트 2026.06.30. 14:45
작년 시총 대비 공매도 금액 비중이 높았던 종목에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을 5억원 이상 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50조원 매도 시작 시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는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다음달 1일 국민연금 리밸런싱 재개를 앞두고 시장은 연기금발 매도 충격 가능성에 촉각이 섰다. 최근 강해지는 외국인 매도세와 맞물리면 주가 하락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리밸런싱은 투자한 자산의 비율이 목표를 벗어나면 초과분을 기계적으로 사고파는 조치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29일 96.94로 마감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가 지수를 공식 발표하기 시작한 2009년 4월 13일 이후 최고치다. 시장의 불안 심리가 그만큼 극단으로 쏠렸다는 신호다.
이날 정부가 1500조원을 쏟아붓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음에도,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역대급 매도를 했다. 7조7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통계 집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이었다.
국민연금 매도를 포함, 오는 하반기 투자자들을 피로와 불안에 지치게 만드는 네 요인들을 살펴봤다.
① 국민연금 50조원 매도 가능성
국민연금은 내일부터 국내 주식 리밸런싱을 재개한다. 1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6월 말까지 한시 유예했던 조치가 끝나는 것이다.
문제는 매도 규모다. 대신증권은 26일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율을 30%로 추정했다. 올해 목표(20.8%)보다 9.2%포인트 높다. 목표치를 164조원 초과한 상태다.
국민연금은 중장기와 단기로 나눠 각각 ‘전략적자산배분(SAA)’과 ‘전술적자산배분(TAA)’으로 불리는 투자 재량권을 갖는다. SAA는 6%포인트, TAA는 2%포인트가 부여된다. 두 재량을 모두 활용하면 총 28.8%까지 국내 주식을 담을 수 있는 셈이다.
신영증권은 국민연금이 TAA를 안 쓰고 SAA만 쓴 경우 코스피 지수별로 매도 규모를 추산했다. 국민연금이 보유 비중 26.8%를 초과하는 주식을 매도하는 경우다. 이에 따르면 8000선에서는 27조9000억원이고 9000선에선 74조4000억원, 1만 선에선 120조9000억원이다. 29일 종가(8394.65) 기준으로는 50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폭탄’ 우려가 과장됐다는 평가도 있다. 국민연금이 하루 집행 물량을 줄이고 거래일을 늘려 충격을 분산할 장치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② 3배 넘게 오른 반도체
투자자 피로감의 또 다른 축은 반도체 쏠림이다. 올 초부터 현재까지 반도체 업종의 누적 수익률은 226%에 달했다. 약 3.3배나 오른 셈이다.
반도체의 가격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차익을 실현하고 다음 주도주를 찾을 수밖에 없다. 이런 주도주 변화는 과거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2000년대 중반 조선·철강·화학에서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바이오, 이차전지, ’조방원(조선·방산·원자력)' 등으로 주도주가 빠르게 교체돼 왔다.
그 결과 전년도 수익률 1위 업종이 다음 해에도 1위를 지킨 비율이 한국의 경우 3.8%로 낮았다.(신영증권) S&P500(22.2%)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러나 주도주 손바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 주가 흐름은 불안해질 수 밖에 없다.
③ 4배 이상 불어난 반대매매
빚으로 주식을 산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급등락 장세에 충격을 받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6일 미수 거래를 한 뒤 당한 반대매매 금액은 509억원이었다.
이로써 반대매매는 4거래일 연속 4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주(22~26일) 누적 반대매매 규모는 2717억원으로, 전주(648억원)의 4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주가 급등기 투자 대열에서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인 ‘포모(FOMO)’ 영향으로 빚투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주가가 급락세로 돌아서면 반대매매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볼 가능성도 증가한다. 이는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급락장에서 담보가 부족해진 계좌가 강제청산되며 빚투는 쪼그라드는 모습이다. 초단기 외상인 미수금은 25일 2조 687억원에서 26일 1조 5632억원으로 줄었다. 미수보다 만기가 긴 신용융자 잔고도 26일 37조 7615억원으로 이틀 연속 감소했다.
④ 금리인상 가능성에 국제유가도 불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국내 주식시장을 짓누르는 부담이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 대다수는 케빈 워시 신임 의장 체제의 연준이 금리 인하 사이클을 끝낸 것으로 평가한다. JP모건·골드만삭스 등 7곳은 연내 동결(현 3.50~3.75%)을 예상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도이체방크 2곳은 오히려 인상을 전망했다. 씨티 1곳만 내릴 것으로 봤다.
노동시장이 튼튼한 가운데 중동발 유가 충격이 물가상승 위험을 키운 결과다. 투자은행들은 연말까지 미국 물가 상승률이 3%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지면서 원화 약세와 외국인 증시 이탈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
중동 정세도 여전히 불안하다. 미국과 이란이 17일 종전 양해각서(MOU)를 서명했음에도 트럼프가 28일 강력 경고 후 미군이 이란 군사시설 10곳을 타격하는 등 충돌이 이어졌다.
29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9% 오른 배럴당 70.56달러로 70달러 선을 다시 넘었다. 26일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70달러를 밑돈 지 사흘 만이다. 다만, 29일 양측은 충돌 중단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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