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대적 ‘일률적 현금 나눠먹기 성과급’ 폐지 급하다[사설]
문화일보
입력 2026-05-08 12:00
삼성전자노동조합이 성과급 상한선 폐지와 영업이익 15% 배분을 요구하며 파업(오는 21일)을 예고한 사태의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주요 대기업 노조가 잇따라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양상이다. 그 근원에는, 개인의 성과보다 전체 조직에 대한 이익 배분에 기초한 ‘한국식 성과급 제도’가 있다. 매출·이익 규모가 적고, 글로벌 경쟁에도 덜 노출됐던 20세기 노사관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노동은 물론 직무·고용의 개념 자체가 바뀌는 인공지능(AI) 시대다.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맞지 않는 구시대적 성과급 방식을 폐기해야 할 때다.
노조의 일률적·집단적 이익 배분 요구는 개인별·직무별 성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연공서열 임금 체계에서 비롯됐다. 노조가 집단적 교섭력을 높이기 위해 개별보다 ‘공정 분배’를 앞세워 전체의 보상 구조를 바꾸려고 하는 전략도 한몫한다. 삼성전자(영업이익의 15%) 기아차(30%) 삼성바이오로직스(20%) LG유플러스(30%) 등의 노조는 영업이익(현대차는 순이익의 30%)에 비례한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사례는 글로벌 기업에서 찾기 힘들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철저한 개인별 차등 지급이 원칙이고, 주식으로 보상하는 경우도 많다. 받은 주식의 매각이 제한되는 조건부주식보상(RSU), 성과연동 주식보상(PSU) 등의 방식이다. 단기적인 이익 배분이 아니라, 장기적인 기업의 성장과 보상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인재 유출을 막는 방책이기도 하다. 개별 직무·성과급 중심의 미국 기업과 국내 기업 간에 차이는 있다. 근속연수보다 직무·성과 비중을 높이고 수당을 단순화하는 것이 임금체계 개편의 큰 방향이다. 이런 큰 틀을 바라보면서, 기업 성장과 직원 보상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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