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戰 승자 중 한 명"...블룸버그가 주목한 '한국의 은둔형 거물 사업가'
초대형 유조선 비용, 지난해 10배 수준
150척의 거대 유조선 운영 중인 한국 기업 시노코
입력 2026.03.16. 05:21업데이트 2026.03.16. 15:25
미 블룸버그는 14일 이란 전쟁으로 한국 해운기업 장금상선(시노코)가 막대한 이익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장금상선 홈페이지
이란 전쟁이 글로벌 유가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한국 해운 기업 장금상선(Sinokor·시노코)의 초대형 유조선 운영 전략이 세계 해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미국 블룸버그가 14일(현지 시각) 전했다. 전쟁이 시작되기 전 초대형 유조선을 대거 확보한 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용선료가 치솟자 큰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노코는 전쟁이 시작되기 전 몇 주 동안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을 매입하거나 임대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웠다. 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약 150척의 수퍼탱커(거대 유조선)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지난달 말 기준). 시노코는 지난 1월 29일 최소 6척의 빈 초대형 유조선을 페르시아만으로 이동시켜 화물을 기다리며 대기하게 했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뒤인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원유 수출이 막히자 추가 저장 공간이 절실했던 글로벌 석유 회사들이 시노코를 찾기 시작했다.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다.
시노코는 석유 회사들에 하루 50만달러(약 7억5000만원)의 용선료를 받고 선박을 빌려주고 있으며 이는 작년에 비해 거의 10배 비싼 수준이다. 석유 회사들은 시노코의 유조선을 부유식 저장소로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시노코가 지난 1월 선박을 사들일 때 평균 가격은 약 8800만달러로, 하루 50만달러인 계약이 계속 유지될 경우 6개월도 안 돼 선박 가격을 회수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원유 운송 운임도 크게 뛰었다. 시노코는 중동에서 중국까지 석유를 운송하는 데 배럴당 약 20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평균(배럴당 2.5달러)에 비하면 크게 상승한 수준이다. 전쟁이 끝나고 원유 운송 대란이 정리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시노코 같은 선주들이 막대한 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89년 설립된 시노코는 컨테이너 해운사로 출발했다. 한국 선주협회 회장을 지낸 정태순 회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번 대규모 유조선 확보 작전은 정 회장의 아들 정가현 시노코 이사가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해운 업계에서도 잘 알려진 사람은 아니지만 회사의 핵심적인 계약은 직접 결정한다고 한다. 보안 메신저인 왓츠앱으로 사내에 지시를 내리거나 외부 거래를 진행하며, 유도를 좋아하고 직원이나 사업 파트너와 팔씨름을 즐긴다고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이란 전쟁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혼란을 일으키는 가운데 한 은둔형 한국 거물 사업가의 수익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이번 혼란에서 가장 큰 승자 중 한 명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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