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기피하고 北·中·러엔 저자세, 거꾸로 가는 안보[사설]
문화일보
입력 2026-02-24 11:46
개전 4년을 맞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 첨단 군사기술의 북한 이전, 현재 진행 중인 북한 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의 김정은 우상화 및 권력 집중 심화, 중국의 대만 포위 전략 강화 등 대한민국을 둘러싼 동북아 안보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가능성 등 글로벌 안보 정세도 더욱 불안해졌다. 이런 상황일수록 자력 안보 태세와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한미 군사훈련을 둘러싼 잡음은 매우 우려된다. 정부가 내달 9일 시작되는 ‘자유의방패(FS)’ 연합연습을 앞두고 실기동훈련(FTX) 최소화나 중단을 미국 측에 제안하는 등 한미훈련을 기피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미국 측이 난색을 표하자 필수 기동훈련은 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지난해 하반기 ‘을지 프리덤 실드(UFS)’에 이어 또다시 연합훈련 문제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FS연습은 북한의 전면 남침을 가정해 한미 연합군의 작전계획을 숙달하는 지휘소연습(CPX)과 야외 실기동훈련으로 나뉘는데, 후자를 축소하면 지휘 시스템을 보완할 피드백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강력한 한미 연합훈련은 그 자체로 강력한 대북 억지력이다.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미훈련 축소 움직임에 대해 “김정은이 더 강해졌다고 느끼게 만들어 그를 자극할 수 있다”고 위험성을 지적한 배경이다. 이 대통령은 “가장 확실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는데, 싸워 이길 수 있는 힘이 대전제이다.
최근 국방부는 미군이 서해 공중훈련을 하면서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에 접근한 데 대해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항의했다고 한다. 외교부는 주한 러시아 대사의 “위대한 북한군” 칭송에 입 닫고 주한 러시아대사관의 ‘승리는 우리 것’ 현수막에 대해서도 항의 시늉만 했을 뿐이다. 한미 연합훈련을 회피하는 것은 ‘임기 내 전시 작전통제권 회복’이라는 이 대통령 공약과도 거꾸로 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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