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4.11.22. 00:30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FDI) 수치를 보면, 올해 상반기 중 한국 기업들의 FDI는 234억달러에 이른 반면 외국 기업들의 국내 FDI는 39억달러에 그쳤다. 해외로 나간 기업 투자금이 들어온 돈보다 6배나 많다. 최근 5년간 평균 2~3배 추이를 보여왔는데, 올 들어 그 배수가 급격히 커졌다.
한국은행의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해외 금융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 통계를 보면, 9월 말 현재 9778억달러로 3개월 만에 1194억달러나 늘었다.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서울 증시를 외면하고 미국 증시로 투자금을 대거 옮긴 결과다. 국내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미국 주식 투자를 늘리는 것은 개인으로선 합리적 선택일 수 있지만, 국민 경제 관점에선 국내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고,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결과를 낳는다.
최근 두드러지는 새 현상은 우수 두뇌의 해외 유출이다. 지난해 미국이 석박사급 이상의 한국인 고급 인력과 가족에게 발급한 취업 이민 비자가 5684건에 이른다. 4인 가족으로 계산하면 1500명 정도의 고급 인력이 미국으로 떠났다. 인구 수 대비 발급 비자 수는 한국이 인도·중국의 10배가 넘는다. AI(인공지능)인재의 이동을 추적하는 미국 시카고대 폴슨 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친 AI 인재의 40%가 해외로 떠나고 있다. 이래저래 최근 10년간 해외로 나간 이공계 석박사급 인재가 9만6000명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기업·인재·돈은 경제학 교과서에서 말하는 생산의 3요소, 즉 토지·노동·자본에 해당한다. 경제 활동의 기본인 생산 3요소가 모두 해외로 향하는 나라의 경제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겠나.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5년마다 1%포인트씩 떨어지고 있는 건, 기업·돈·인재의 해외 유출에 따른 당연한 결과다. 기업·돈·인재가 해외로 떠나는 이유는 자명하다. 한국에서 기업 하기, 돈 벌기, 경력 키우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저성과자도 해고가 불가능한 노동 규제, 기업의 연구·개발 기능을 옥죄는 주 52시간 규제, 성과·능력과는 상관없이 똑같은 월급을 주는 호봉제, 상속세를 두 번만 내면 경영권이 박탈되는 세계 최고의 상속 세제 등을 그대로 두고는 기업·돈·인재의 해외 탈출을 막을 수 없다.
많이 본 뉴스
[박성희의 커피하우스] 문명사회로 가는 멀고도 험한 길
나도 법카(법인 카드)가 있다. 그런데 잘 쓰지 않는다. 다른 카드와 섞이지 않도록 지갑 깊숙이 넣어두고 업무상 필요할 때를 제외하곤 ...
“도대체 왜, 어떻게 트럼프가...” 답을 알 리 없는 기자에게 주위에서 이런 걸 많이 물어온다. 영상 하나를 보고 의문이 조금 풀렸다...
[朝鮮칼럼] 트럼프가 주한미군을 대거 일본으로 옮길 수도
“클린턴-부시-오바마 행정부가 추구했던 미국의 자유주의
'다양한 도우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 개딸의 정체 > (1) | 2024.11.25 |
---|---|
서울시 첫 새벽 자율주행버스 ‘A160’ 26일부터 달린다 (0) | 2024.11.24 |
불필요한 PC 앱, 지우려면 이렇게! [이럴땐 이렇게!] (0) | 2024.11.18 |
[스크랩] *쿠르스크 지역이란 (1) | 2024.11.14 |
[스크랩] /지역화폐 내막// (3) | 2024.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