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선 "核 포기않는 김정은이 순진한 文대통령 악용하고 있어"
전문가들 "韓美와 정상회담하며 핵 생산·배치할 시간 벌었다"
북한이 올해 핵·미사일 실험 도발을 하지 않은 것은 핵무기 대량생산 단계로 넘어갔기 때문이며, 2년 뒤엔 약 1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수 있다고 미국 NBC방송이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 의회에선 대북 제재 유지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유화책이 '최대 압박' 정책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주장도 나왔다.
NBC는 이날 "위성사진 등에 따르면 북한은 계속 핵분열 물질을 생산하고 있고, 북한 전역에서 미사일 기지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했다. 로버트 리트워크 우드로윌슨센터 수석 부소장은 "북한은 2020년까지 약 1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수 있으며, 이는 영국 보유분의 거의 절반 수준"이라고 했다. 한·미 정보 당국은 현재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를 20~60기로 추정하는데, 2년 내 획기적인 핵 무력 증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크리스티나 배리얼 연구원은 "북한 김정은은 정책을 바꾸지 않았다. 지금은 북한이 연구와 개발에서 대량생산으로 옮아간 것"이라며 "실험에서 생산으로의 전환은 김정은이 올 초 신년사에서 말했던 것"이라고도 했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핵탄두와 미사일을 대량생산해 실전 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했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말하는 '조선반도 비핵지대화' 개념에 미국의 핵 제거가 들어가 있는 만큼 북한은 향후 협상에 앞서 핵탄두를 차곡차곡 쌓아 놓으려 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이 미·북 비핵화 협상 국면을 활용해 시간을 벌면서 핵 무력 증강을 계속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에서는 올 들어 북한 핵 무력 실태에 관한 연구가 뚝 끊긴 상태다. 한 군사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북핵 관련 정보와 연구 자금을 사실상 정부가 틀어쥐고 있는데, 현재로선 국방연구원 등이 이런 연구를 수행하기 힘든 분위기"라고 했다.
한편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테드 포 하원 외교위 테러·비확산·무역 소위원장은 최근 의회에 제출한 발언문에서 "최대 압박 캠페인은 한국의 온건파 대통령에 의해 위험에 처한 것 같다"며 "이번에 (북한에) 먼저 굴복할 쪽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인 것 같다"고 했다.
포 소위원장은 지난 10월 문 대통령이 유럽 순방에서 제재 완화를 촉구한 데 대해 "미국과 유럽 동맹국 사이의 단합을 깨려는 문 대통령의 시도는 김정은이 순진해 빠진 문 대통령을 악용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북한 철도 조사 사업이 유엔 안보리 승인을 얻어 진행된 것도 "승인을 받으라는
백악관의 압박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독립된 외교 행보와 시기상조의 (대북) 경제적 기회 제공은 김정은이 협상과 비핵화 조치를 지연시키도록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면서 "김정은이 한국에서 약점을 찾아 현 제재를 조금씩 제거하는 데 (한국을) 사용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작은 선의에 속아 성급하게 몸을 굽혀선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