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1세기 가장 獵奇的(엽기적) 현상 중 하나로 기록될 흐름은 從北主義(종북주의)다. 북한정권을 덮어놓고 추종하는 것도 문제지만, 남북한 체제의 정당성·정통성을 동일 선에 올려놓는 兩非論(양비론)적 시각도 從北主義에 강력한 힘을 실어 준다. 남북한 양비론은 ‘북한은 가난해도 평등하다’는 잘못된 팩트(fact)에 기초한다. 남한 자본주의는 자유가, 북한 사회주의는 평등이 더 보장된 곳이라는 생각이다. 종교인 중에는 남한을 가리켜 돈·물질이 최고인 맘몬(Mammon·物神)이 지배하는 곳이라고 비난하는 이들마저 많다. 진실을 외면한 사회는 쇠락할 수밖에 없다. 남북한 양비론은 머릿속에서 만들어 낸 관념, 거짓이다. 북한해방·자유통일·일류국가 건설의 국가적 사명을 이루는 결정적 걸림돌이다. 이론적 설명을 해보면 이렇다. 2. 자본주의는 자연적 질서(sein)요, 사회주의는 이를 加功(가공)해 만드는 인위적 질서(sollen)다. 인위적 질서는 그 성립에 동원된 강제력과 자원이 줄어들면 곧 허물어져 자본주의로 돌아간다. 사회주의라는 ‘낙원(?)’은 사막의 신기루 같은 것이다. 종말을 고한 것도 자본주의가 아니라 사회주의였다. 사회주의는 가난해도 평등한 세상이 아니었다. 노멘클라투라(nomenklatura), 새로운 착취계급인 ‘붉은 귀족’을 만들어냈고, 이것은 북한에서 더 극단적 형태로 드러났다. 소수의 노동당원이 다수의 북한주민을 노예나 짐승처럼 착취하는 사회다. 폭력과 압제, 가난과 기근이 만연한 북한이야말로 맘몬의 땅이다. ‘북한주민의 삶과 질(2012년 통일연구원刊)’에 나오는 북한주민의 의식주 생활의 단면을 들여다보자. 90년대 중·후반 300만 대량아사 이후에도 북한의 삶은 다를 바 없다. “북한에서 물은 ‘시간제’로 공급된다. 하루에 아침, 점심, 저녁에 2~3시간 제한적으로 공급된다. 그나마 이것도 다행. 한 달 이상 안 주는 경우도 많다. 50평대 아파트에 살았던 상류층 탈북민 강OO도 제대로 정수가 되지 않았고 깨끗한 물을 거의 먹지 못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전력상황은 최악이다. 청진 출신 탈북민 강OO는 새벽 시간 탈곡할 때 전기가 공급됐고 중앙당에서 특별방송을 하거나 1월1일 김정일 신년사 방송 때 몇 십 분씩 전기가 공급됐다고 말했다” “조선옷(한복)은 남한사람 눈에 북한의 일상복처럼 보인다. 하지만 심층면접 결과, 북한여성이라면 모두 조선옷(한복)을 입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일반노동자가 조선옷(한복)을 구입하려면 1년 동안 번 돈을 써야 할 정도로 매우 비싸다” 3. 자본주의라는 자생적 질서를 옥죄는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지독한 부패·부정을 만들어낸다. 북한도 그렇다. 인민의 삶은 장마당 경제를 통해서 꾸리고 ‘겉으론 금지된’ 돈·물질을 벌기 위해 뇌물을 쓰는 罪惡(죄악)의 도시, 위선의 세트장이 돼버렸다. 김정일 장남 김정남조차 2011년 12월7일 일본 도쿄신문 편집위원 고미요지(五味洋治) 씨에 쓴 이메일에서 “북한은 부패로 망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때가 오면 외부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북조선의 중산계급은 정권에 불만을 표출할 것입니다. 그러나 잔혹한 통제시스템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북조선에선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이 생존하려면 고위층에 상납을 하지 않으면 안 되고 뇌물의 액수가 날마다 올라갑니다. 이런 부패한 시스템은 반드시 무너집니다. 소련이 무너지기 직전을 연상시킵니다.> 돈·물질은 북한 주민의 의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삶에 지친 북한주민에게 사회주의 조국은 더 이상 어머니 품이 아니다. 원망과 불신의 대상일 뿐이다. 현실과 명분의 괴리가 북한 주민의 체제에 대한 불평·불만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젊은 사람은 무슨 21세기 태양 김정일 동지 하면 그 말 자체를 무시한다. 구호 자체를 외치라고 하면 창피하게 생각해서 못 외친다...친한 사람들끼리 어떤 사람이 김정일에 대해 좀 좋게 이야기하면 終身石器(종신석기)라고 많이 말한다. 모자라는 사람을 석기라고 한다(출처 上同)” “지금 정치라는 것은 간부들의 삶을 위한 것이고 북한은 간부들을 위한 나라이다. 아마 60는 간부일 것이다. 저 나라가 일하는 사람은 작고 뜯어 먹는 사람은 많다. 그러니까 평민들이 어떻게 살겠나?(출처 上同)” 4. 한국의 양극화 현상을 말하며 ‘사회주의’라는 대안을 말하는 자들은 어리석은 자들이다. 사회주의는 “1% 착취계급” 숙청을 위하여 독재를 정당화, 새로운 착취계급을 만들어 내는 탓이다. 북한 역시 최악의 양극화 세상이 되었다. 추방지역에선 지금도 중국산 비료를 삼키며 목숨을 부지하지만 돈·물질을 벌어들인 상류층은 더 이상 먹는 문제로 힘들어하지 않는다. ‘북한주민의 삶과 질’에 나오는 상류층 출신 탈북자들의 말이다. “바나나·귤도 돈만 있으면 다 사먹었다. 먹는 것은 남한과 다르지 않게 먹었다” “평양에선 입고 치장하고 집 꾸미는 거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한국산 화장품, 한국산 옷에 대한 수요도 많다” 북한의 상류층만이라도 먹고 살게 됐다 해도 행복하게 됐을까? 전혀 아니다. 장마당 장사 외 不法벌목 거래, 골동품 밀매, 매춘, 국가 소유 물자 不法거래, 不法의료행위, 주택 암거래, 국경 밀거래, 마약 밀매, 절도, 강도, 不法외화벌이 등 온갖 뇌물·불법을 통해 소위 ‘개처럼 벌어야’ 하는 탓이다. 먹고는 살아도 마음 한 구석이 편하지 못하다. 그곳이 북한이다. 5. 북한은 이미 망했다. 해체 직전이다. 장마당 경제가 생겨서 삶의 질이 나아진 경우가 있지만 불법과 뇌물을 통해서 생계를 꾸린다. 육체적 짐승이 정신의 짐승이 되어 버린 격이다. 이런 김정은 체제를 소위 인도적 지원을 통해서 살려내자는 것은 김일성 가문만큼 사악한 일이다. 선악을 모르는 역겨운 奴隸商(노예상)들이다. 북한에 줘야 하는 것은 쌀이 아닌 자유의 식량, 정보의 식량, 인권의 식량이다. 해방이고 구원이다. 남북한 60년 역사가 웅변하는 진실의 길을 따를 때 북한의 문도 열리게 될 것이다. 그날이 통일강국, 대한민국의 도약의 기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