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것만이 덧없음은 아니기에 가끔은, 때론 가끔씩 곁에 남겨 있음이 보냄보다 부끄러울 때가 있다
한 겹씩 두터워지는 각질(角質)처럼 더해가는 세월의 자리엔 만지면 부서져 버릴 것 같은 마른 시간들이 어지럽게 맴돌고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이루지 못한 소망들이 무거워진 낙타의 등짐처럼 내려앉아 굳은 체증(滯症)되어 쌓이지만
메마른 희망에 묻어 버리지도 어설픈 욕망에 섞이지도 않는 어린 날의 초상(肖像)같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간직하고 싶다
이별 뒤에야 온전히 느껴지는 사랑의 향기처럼 보내고 나서야 맡을 수 있는 세월의 향기, 그가 또 나를 부른다
쉼을 위한 국악명상 <그대 그리운 저녁>
1. 저녁, 숲, 별빛 Starlight in evening forest 5:52 2. 벚꽃이 마당에 하얗다 Cherry blossoms in the yard 3:34 3. 그대 그리운 저녁 Evening yearning for you 3:54 4. 해질 무렵의 기도 Praying at sunset 5:34 5. 엄마와 함께 걷던 봄길 The spring road mom and I walked 4:46 6. 찔레꽃 The widrose 2:40 7. 꽃길 The floral road 3:31 8. 고향에 내리는 눈 Snowing in my hometown 5:00 9. 어른들을 위한 자장노래 A lullaby for adults 5:28 10. 작은 성당 A little chapel 5:47 총 4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