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낭송詩 모음집

어두운것은 그리움이다.

鶴山 徐 仁 2007. 7. 21. 17:59
    아침부터 이곳은 잔뜩 흐려있어요 눈을 떠서 지금껏 두어 시간여가 마치 순간처럼 지나가버렸네요 얼핏 시야에 들어온 창밖이 흐리다는 건 알았지만 주방으로 욕실로 안방으로 손바닥만한 집안을 종횡무진 누비느라 날씨 따윈 안중에도 없었어요 젖은 머리를 드라이어로 말리고 까칠한 입술을 립스틱으로 커버하고 타이트한 차림으로 승용차에 시동을 거는 순간도 그리고 싸아한 아침공기를 코끝으로 느낄 틈도 없이 계단을 총총 오르면서도 그저 흐리구나 생각했을 뿐 다른 의미를 부여할 겨를이 없었어요 주어진 일과를 체크하고 일회용 커피 한 모금을 목줄기로 흘려보낸 지금에서야 창밖 풍경이 밀도 있게 와 닿네요 비가 오려나 봐요 화단, 모과나무가지 끝에 작년 가을에 지다만 바랠 대로 바랜 잎 하나가 거미줄에 걸린 채 대롱대롱 바람을 타고 있어요 이렇게 흐린 날에는 향기 없는 녹차보다 단내나는 커피가 당기듯이 현실적 존재보다 비유적 그리움이 더 크다는 사실을 아실지 모르겠네요 사랑에 있어 어두움은 원초적 그리움을 나타내는 말이잖아요 홍 명여 낭송:고 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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