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유럽 아프리카

세잔과 음악의 도시, 엑상 프로방스

鶴山 徐 仁 2006. 8. 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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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엑상 프로방스는, 유럽 어느 곳에서든 마주칠 수 있는 인구 13만의 소도시입니다. 하지만 음악제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거리 곳곳에 붙는 순간, 이 곳은 또 하나의 ‘음악 도시’로 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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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화가 세잔(1839~1906)의 100주기입니다. 관광 가이드에는 2006년쯤 재개관할 것이라고 안내해놓았는데, 현지에 도착하니 벌써 문을 열었다는 포스터가 붙어있네요. 교과서에서 얼핏 보았던 생 빅투아르 산을 볼 수 있다는 호기심에 ‘그라네 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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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부터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워낙 ‘미술 문외한’인지라 세잔이 이 산 그림을 여러 점 그렸구나 하는 ‘단순 무식’한 팩트만 머리 속에 집어넣고 나왔습니다. 미술 담당 기자님께 드리는 선물로 브로슈어와 엽서 두 장을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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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음반점을 빼놓을 순 없지요. 이번엔 제발 ‘안 마주치기’를 진심으로 기원했는데, 결국 작은 안내 팻말 하나에 방앗간을 다시 노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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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티켓 구매는 모든 음악 팬들이 간절히 통과하기를 바라는 ‘막판 역전 찬스’입니다. 공연 시간이 다가올수록 표를 손에 쥘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들지만, 보다 싸게 표를 구입할 수 있기에 그 스릴을 만끽하려는 팬도 적지 않습니다. 현장 판매가 시작하기도 전에, 줄지어 서있는 ‘예비 관객’들. 이들 중에 몇 명이나 ‘구원’ 받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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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메인 음악홀로 쓰이고 있는 ‘라르슈베셰 극장(Théâtre de l’Archevêché)’은 건물 두 동(棟) 사이에 무대와 객석을 설치해놓은 반(半) 야외 극장입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우리말로 ‘대주교 교구 교회’쯤에 해당하는 건물을 페스티발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것이지요. 때문에 무대 전환을 마음껏 할 수 없는 단점이 있지만, 공연 중간중간에 남프랑스의 밤 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 야외에서 클래식을 듣는 기분... 내년부터는 별도의 메인 음악홀을 만들어 개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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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아홉시 반이나 열시부터 공연이 시작하기에 의아해했는데, 막상 공연장에 앉아있으니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때쯤부터 해가 뉘엿뉘엿 지면서 어둠이 극장에 깔리고, 시원한 밤 공기가 자연스럽게 객석에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예전 아테네 올림픽 취재 중에 살짝 빠져나와 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에서 기타 공연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뒤로 가장 낭만적인 밤을 이틀이나 보낸 것 같습니다. 비록 스테파네트 아가씨는 없었지만, 목동은 행복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