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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지휘권' 경고한 김종빈 총장은 누구

鶴山 徐 仁 2005. 10. 14. 19:20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05.10.14 18:58 56'

올 4월4일 송광수 검찰총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김종빈(金鍾彬) 제34대 검찰총장은 재임 기간 내내 검찰을 견제하려는 정치권 등의 외풍(外風)에 시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 전 총장이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여야 모두를 향한 날선 칼날로 매서운 검찰권을 행사했다면 김 총장은 무소불위의 검찰을 견제해야 한다는 여론 속에서 각종 도전에 직면해야 했다.

김 총장이 직면한 첫 시련은 공판중심주의 강화를 위한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의 형사소송법 개정 파문.

김 총장은 당시 추진되던 형소법 개정안대로라면 검찰권이 크게 약화된다는 판단에 따라 4월27일 수도권지역 긴급검사장 회의를 소집했다.

이후 일선 검찰의 평검사회의, 대검내 사개추위팀 정비 등 일련의 긴박한 사태 진행 과정에서 ‘검찰이 지킬 것은 지켰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김 총장의 강력한 추진력 때문이라는 평을 받았다.

총장 내정 후 ‘카리스마가 없다’든가 ‘유약해 보인다’는 주변의 우려를 일소시키고 특유의 외유내강형 강인함을 보여주면서 검찰의 구심점으로서 제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 것.

검ㆍ경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비쳤던 수사권 조정문제도 쉽지 않은 문제였다.

이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의 공개 경고를 받기 전까지는 검ㆍ경간 감정싸움으로 인해 산고(産苦)를 겪었지만 국회에 관련법안이 제출되면서 논의가 국회로 넘어간 인상이다.

적잖은 외풍이 따라다녔던 김 총장의 어려움을 반영하듯 주변에서는 ‘취임 후 없었던 흰머리가 생겼다’, ‘술을 입에 대지도 않았는데 포도주를 마시는 일이 늘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 시절 김홍업씨를 구속시킨 후 민주당 일각에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강단을 보였던 김 총장이 강한 리더십으로 자리를 지켜나가면서 최근에는 검찰이 안정기조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총장은 ‘인권을 존중하는 정의로운 선진 검찰’이라는 복무방침을 내세우고 검찰의 제도 개혁에 나서면서 최신 경영기법인 6시그마를 검찰에 접목시키려는 ‘혁신기획단’, 검찰의 지향점을 설정하기 위한 ‘미래기획단’을 속속 발족시켰다.

안기부ㆍ국정원의 불법도청 사건 수사나 두산그룹 비리의혹 사건 등을 통해 ‘재벌 앞에 약한 검찰’이라는 우려를 씻기 위해 노력했고 검찰 내부 감찰을 강화해 검사들에게 조선시대 선비상(像)을 심는 데에도 많은 관심을 쏟았다.

이달 7일 대검 국정감사에 참여했던 한 의원은 “올 3월 인사청문회 때와 비교해 이미지가 너무 다르다. 답변에도 막힘이 없고 조직원을 배려하는 처사 등 검찰의 수장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취임 후 ‘불구속 수사의 확대’를 천명했던 김 총장은 역설적이게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자에 대한 구속수사를 고집하다 ‘불구속 수사지휘’란 뜻밖의 복병을 만나 총장직 용퇴가 거론되는 위기를 맞았다.

14일 발표에서 법무장관에 대한 강한 유감과 함께 장관지휘 수용의사를 밝히면서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공보관을 통해 “힘들어하고 있다”는 한마디만 전한 김 총장의 향후 거취에 검찰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