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인-윤석열 대통령 “좋은 협력 기대”…이른 시일 내 회동 합의
2024.11.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윤석열 한국 대통령 (사진출처: REUTERS · 한국 대통령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 나가자는 데 공감했습니다. 한국 내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으로 안보, 경제 등에서 양국 관계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통해 당선을 축하하고, 이른 시일 내 날짜와 장소를 정해 회동하기로 했습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오전 7시 59분부터 약 12분 동안 트럼프 당선인과 윤 대통령 간 전화통화가 이뤄졌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과 윤 대통령은 미한일 협력과 미한동맹, 북한 군의 러시아 파병 상황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언급을 했습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아시아태평양 또 글로벌 지역에서 이런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강력한 연대와 파트너십을 갖자고 하는 얘기도 나왔고요.”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도 “미한 간 좋은 협력관계를 이어가길 기대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두루 잘 듣고 있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과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 군사 동향을 상호 평가하고, 긴박한 우크라이나 전황에 대한 우려에 공감했다고 김 차장은 밝혔습니다.
김 차장은 “북한의 점증하는 핵 능력,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잇따른 탄도미사일 도발, 오물 풍선 낙하, 서해상 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 문제에 대해서도 정보 상황을 공유하고 양 정상은 함께 우려를 표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와 수리, 정비 분야에 있어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 분야에 대해 앞으로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과 이야기를 이어가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되는데요, 한국 내에선 이와 관련해 어떤 전망이 나옵니까?
기자) 아무래도 관심사는 트럼프 당선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018년 때처럼 만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김정은은 많은 핵무기를 가졌다며 자신이 그들과 잘 지낸다고 여러 차례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그러나 북한은 하노이 회담의 실패를 거울삼아 핵 무력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만일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와 만난다면 ‘연합훈련 중단’이나 ‘핵 군축 협상’, ‘핵 보유국 인정’ 등 높은 수준의 전제조건을 내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또 트럼프 당선인이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도 정작 만나겠다고 말한 적은 없었다며 상대방을 최대한 압박해서 대화로 끌어내는 게 트럼프식 협상 스타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김정은이 만나자고 간절하게 하면 만나 주겠지만 그런 게 아닌 상황에선 조건 걸고 그러면 안 할 거에요. 오히려 북한을 더 압박할 가능성이 있죠. 그 다음에 대화로 끌어들이는 그런 형태로 갈 가능성이 있다, 그게 기본적인 접근방식이니까.”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2018년과 달리 지금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에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기 때문에 북한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더욱이 재선 부담이 없는 트럼프 당선인이 급하게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야 할 필요도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기에 종식시키겠다고 공언하지 않았습니까? 만일 그렇게 된다면 미북 관계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기자)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임기 초 외교적 성과를 내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기 종식시키는 데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그렇게 될 경우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도 자국으로 돌아갈 것이고 미북 관계도 협상이 가능한 새로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한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 (자료사진)
[녹취: 임을출 교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사회는 분명히 전쟁 책임 문제, 많은 희생자에 대한 보상 문제 이런 이슈들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를 최소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거죠. 그런 맥락에서 보면 결국 미국과 러시아 관계, 미국과 북한 관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을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그렇게 예상됩니다.”
박원곤 교수는 이에 대해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김 위원장을 만나는 게 국내정치적으로 부담이 클 것이고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에 힘을 쏟는다고 해도 휴전 협상만 1년 이상 걸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 측근 인사들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북한 비핵화가 비현실적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때문에 2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협상 태도나 의제가 이전과는 다를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한국 내에선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나요?
기자) 트럼프 당선인 측근인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5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북정책의 목표에 대한 질문에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는 개념 자체가 허무맹랑하다”며 “우리는 이룰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트럼프 당선인은 재집권 후 북한을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면서 북한 핵 프로그램의 동결이나 부분 감축을 이끌어 내기 위해 제재 완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정 박사는 또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요구하면서 주한미군을 감축하거나 미한 연합훈련을 축소하고, 전략자산을 한반도로 전개할 때마다 청구서를 한국에 내밀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한국 내 독자적 핵 무장 여론의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김 기자가 방금 언급한 것 처럼 트럼프 당선인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요구는 한국으로선 피하고 싶은 일일 것 같은데요. 이외에도 미한동맹이 새로운 도전을 맞이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고요?
지난달 31일 연례 미한 공중연합훈련 ‘프리덤 플래그(Freedom Flag) 24-1’ 중 F-16, KF-16 전투기가 연합 공격편대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 합참)
기자) 그렇습니다.
박원곤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미한이 합의한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부정하고 새 협상을 요구하거나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에 따르는 비용을 따로 청구하는 방식으로 한국에 방위비 분담을 늘리려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한범 박사는 트럼프 재집권에도 인도태평양 전략과 대중 견제 차원에서 미한동맹 그리고 미한일 안보협력이 큰 틀에서 변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안보 측면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이 처음 나온 게 트럼프 정권기거든요. 그렇게 본다면 트럼프 대통령도 한미동맹, 주한미군 전진배치 중요성을 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본인의 정치적 성과주의를 위해서 안보 분담 비용 증가는 충분히 오갈 가능성은 있지만 동맹 근간이 흔들리진 않을 거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윤석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행정부가 바뀐다고 해서 100% 다 바뀌는 것이 아니고, 한미일 안보 협력 문제는 잘 가동이 되고 있고, 잘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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