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국 경제 리포트 제목 '내부 분탕질로 죽게 생겨'
문 정부의 포퓰리즘이 고용·투자 의욕 모두 꺾어
지난 6월 중국 주간지 봉황주간(鳳凰週刊)의 서울 르포 '한국 경제 전면 하강? 도산, 실업, 자살…' 기사의 조회 수가 120만을 넘겼다. 기사를 쓴 중국 기자는 "중국 국내 핫이슈를 보도할 때나 나올 만한 수치"라고 했다. 그에게 "중국인들이 한국 경제에 이렇게 관심이 큰 줄 몰랐다"고 했더니 대답이 뜻밖이었다. "중국인들은 한국이 세계 경제 위기의 도래를 가장 먼저 알려주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경제 위기 여부가 관심사인데, 대륙은 정작 우리를 빤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얘기였다.
당시에는 '설마' 했다. 기사에 대한 이례적인 관심이 자극적인 제목 탓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하반기 중국 온라인에선 '세계 경제의 진쓰췌(世界經濟的金絲雀) 한국'이라는 표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진쓰췌는 카나리아의 중국식 표현이다. 옛 영국의 지하 탄광에서 유독 가스가 새면 가장 먼저 쓰러져 광부들에게 위험을 알렸다는 '동굴 속의 카나리아' 바로 그 새다. 서구 매체들이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를 '글로벌 경제의 카나리아'라고 한 적은 있지만, 이젠 중국에서까지 한국이 참새급 카나리아로 불리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에는 '설마' 했다. 기사에 대한 이례적인 관심이 자극적인 제목 탓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하반기 중국 온라인에선 '세계 경제의 진쓰췌(世界經濟的金絲雀) 한국'이라는 표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진쓰췌는 카나리아의 중국식 표현이다. 옛 영국의 지하 탄광에서 유독 가스가 새면 가장 먼저 쓰러져 광부들에게 위험을 알렸다는 '동굴 속의 카나리아' 바로 그 새다. 서구 매체들이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를 '글로벌 경제의 카나리아'라고 한 적은 있지만, 이젠 중국에서까지 한국이 참새급 카나리아로 불리기 시작한 것이다.
1992년 수교 당시 한국 경제와 덩치가 비슷했던 중국 경제 규모는 이제 한국의 8배로 커졌다. 그래서 얕잡아 보는 것일까. 중국 유명 경제·금융 전문가들의 신디케이트 '궁푸차이징(功夫財經)'은 지난 7월 한국 경제가 카나리아라고 불리는 이유를 냉정하게 분석하는 리포트를 게재했다. 4000자 분량의 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한국 경제가 카나리아라 불리는 건 고도로 민감하기 때문이며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매우 취약하기(非常脆弱)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고질인 재벌 문제에 '경제 민수주의(民粹主義·포퓰리즘)'라는 새 전염병이 폭발하면서 카나리아의 슬픈 울음이 하늘을 맴돌고 있다."
궁푸차이징은 한국 경제가 취약한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재벌의 과도한 영향력, 그리고 재벌 일가들의 부도덕한 행태라는 이미 알려진 병폐가 첫 두 가지였다. 셋째는 새로운 원인,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었다. "문재인 정권은 집권 이후 민수주의라는 돌멩이로 줄곧 제 발등을 찍었다. 가파른 최저임금 상승으로 기업의 고용 의욕을 떨어뜨린 반면 재벌을 타깃으로 한 법인세 최고 세율 인상으로 투자 의욕을 꺾었다. 적폐 청산으로 재계를 떨게 만들었지만 경제 활력은 전혀 높이지 못해 위기를 자초했다. 경기 부진과 지지율 하락에 직면하자 문 대통령은 '반일 정서 선동'이라는 낡은 수법을 이용했지만 (일본이라는) 바위(원문은 철판)를 걷어찬 격이다." 리포트는 이렇게 끝난다. "민수주의라는 땔감은 일단 불을 붙이면 그 불똥이 어디로 튈지 누구도 통제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불장난은 한국 경제를 더 위기로 몰아넣고 글로벌 경제를 위협할 뿐이다."
궁푸차이징의 리포트 제목은 '이 나라, 내부 분탕질로 죽게 생겼다'(這個國家, 快被自己人玩死了)였다. '한국 경제, 외부 탓하지 말라'는 말이다. 카나리아는 주목이라도 받는다. 지금의 정부가 하는 행태를 보니 '카나리아라고 불렸던 시대가 나았다'는 말이 곧 나오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잘못을 인정해야 고칠 기회라도 온다. 안 그러면 한국 경제에 남은 건 카나리아 울음마저 끊긴 '죽음의 봄'밖에 없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