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國際.經濟 關係

참고할 만한 '칠레식 부양 정책'

鶴山 徐 仁 2009. 10. 14. 22:28

현명한 사람(Wise People) 님께 드리는 와플레터 서비스입니다



참고할 만한 '칠레식 부양 정책'
 


"이것이 칠레식 경기 부양책입니다."(지난 8월 6일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건설회사 CEO 출신의 이명박 대통령이 실시한

한국식 경기부양책은 4대강 살리기와 같은 대규모 건설예산 편성과

각 지방자치단체 예산의 조기집행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소아과 의사이자 아이 셋을 혼자 키운

'싱글맘' 바첼레트 대통령이 말한 칠레식 경기부양책은 무엇일까.

 

바로 아이가 있는 가정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칠레는 지난 3월과 8월 경기부양을 위해

아이를 가진 저소득층에 가구당 약 70달러의 '가족 보너스'를 지급했다.

경기침체로 저소득층 아이들이 거리로 내몰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영자신문 산티아고타임스는

"칠레의 어머니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이 정책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물론 칠레도 우리처럼 각종 건설 사업과 광산개발 사업 등으로 경기부양을 하고 있다.

그러나 바첼레트 대통령은

정책의 우선순위가 '어머니와 어린이'에 있다는 점을 집요하게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06년엔 0~4세 어린이들에게 급식과 의료, 교육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선언해

단번에 하락하던 출산율을 반전시키기도 했다.

 

칠레는 또 지난 7월 '어머니 연금 제도'를 만들었다.

칠레에선 지난 7월부터 빈부(貧富)나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여성이 아이를 낳을 때마다 정부가 약 600달러를 준다.

그러나 이 돈은 65세가 되기 전까지는 찾을 수 없고 대신 연금보험회사에 투자된다.

보험회사는 국채 수익률에 맞춰 돈을 굴리고 수십년 뒤

연금 수령시점이 되면 매달 나눠 어머니에게 돈을 지급한다.

큰돈은 아니지만 정부가 아이디어를 짜내

장기적으로 혜택이 갈 수 있는 제도를 만든 것이다.

 

그렇다고 나랏빚을 늘리지도 않았다.

구리와 농산물이 주요 수출품인 칠레는

원자재 가격이 폭등할 때도 정부 지출을 늘리지 않고,

불황을 대비해 지난해까지

칠레 총생산의 15%가 넘는 200억달러 이상을 곳간에 쌓아놓고 있었다.

칠레는 이 돈을 기반으로 남미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경제위기에서 탈출하고 있다.

 

중도 친서민 정책의 정치적 성공으로 지지율이 50% 안팎에 이른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축하의 폭탄주를 돌릴 때,

임기를 석 달 앞둔 바첼레트 대통령이 지지율은 칠레 역사상 가장 높은 76%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통장을 든 '통 큰' 아버지 이명박 대통령이

'짠순이 어머니' 바첼레트 대통령을 배울 필요가 있는 이유다.

                   

 

  •  - 칠레 산티아고=조의준 특파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