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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26일 이번 대화에 나서는 중국측 대표단을 ‘다이아몬드(최고) 진용’이라고 치켜세웠다. ‘강철 부인’ 힐러리 장관과 ‘중국통’ 가이트너 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 역시 중국측에 버금가는 진용이라고 평가했다. 다이아몬드와 강철이 부딪친다면 과연 어떤 파열음을 낼 것인가. 실제 양국은 벌써부터 서로의 민감한 문제를 거론하며 선제공격에 나선 상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외환 및 미국 국채 보유국인 중국은 달러화 안전성 제고방안을 마련하라며 미국을 압박했다. 주광야오(朱光耀) 재정부 차관보는 21일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화 자산의 안전성 제고를 미국측에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당초 이번 대화를 제안했고, 대중 무역적자가 세계 최대인 미국도 지지 않았다. 데이비드 뢰빙거 미 재무부 조정관은 23일 “중국측과 내수형 경제 체제로의 전환 및 위안화 환율절상폭 확대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볍지 않은 ‘과’(and)의 의미
이번 대화는 부시 행정부 시절 시작된 ‘중·미 전략경제대화’의 확장판이다. 단순히 명칭에 접속사 ‘과’가 추가됐고, 대표단 얼굴이 ‘왕치산 부총리-헨리 폴슨 재무장관’에서 ‘다이빙궈·왕치산-힐러리·가이트너’로 바뀌었을 뿐이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개막 연설을 할 정도로 의미가 적지 않다. 실제 이전의 양국간 대화가 경제분야에 국한된 반면 이번에는 ‘전략’에 방점이 찍혀 있다. 정치·외교 등 세계적 현안에 대한 양국간 논의가 시작됐다는 의미다. 허야페이(何亞非)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당면한 지역 최대 현안인 북핵 문제도 당연히 의제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을 비롯, 이란 핵문제, 반(反)테러, 기후변화 등의 공조 방안 등이 중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티베트나 신장위구르 민족갈등 문제가 거론될지는 불분명하다. 중국은 오히려 망명 중인 위구르 지도자 레비야 카디르를 거론하며 미국측에 “분열주의 세력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각 분야에서 중국의 협조가 절실한 미국 입장에서 중국을 자극할 만한 소재를 들춰내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번 대화가 양국간 협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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