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유럽 아프리카

[스크랩] 문화와 예술의 이탈리아 여행

鶴山 徐 仁 2009. 5. 22. 22:18

 

 

문화와 예술의 이탈리아 여행

 

 

 

문화와 예술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이탈리아.

나라 전체가 박물관이라 할 만큼 전통적이며, 자유와 낭만이 가득한 이탈리아로 배우 지진희가 와인 기행을 떠났다. 로마와 밀라노, 피렌체를 돌며 그곳에 공존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혀끝에 감도는 와인의 깊은 맛을 전하는 지진희의 이탈리아 여행기.


 

editor : 이지현
3천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로마는 이탈리아의 수도이자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다. 로마는 세계의 중심으로 군림한 로마 시대를 시작으로 중세 시대, 르네상스 시대, 바로크 시대를 거치며 오랜 시간 유럽 문명의 근간을 이루며 수많은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로마의 주요 산업이 관광인 이유도 잘 보전한 옛 유적을 보려고 세계에서 매년 1천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오기 때문. “고대 유물을 그대로 보전하면서도 현재 것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이탈리아의 매력이죠. 이런 점은 우리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로마의 섬세하고 웅장한 건축물에 감명받은 지진희가 로마를 추억하며 말한다.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스페인 광장에서 분수대 앞에 앉아 있었어요. 그때 옆에 흑인 아이들이 앉았는데, 아이들 사진도 찍어주고 눈을 쳐다보며 이야기 나누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여행 중 만나는 사람은 그에게 새로운 영감과 배움을 주는 소중한 인연이다.



1. 고대 로마의 중심지이자 로마 여행의 시작점인 콜로세움 2.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온 스페인 광장의 계단




1 포폴로 광장과 연결되는 코르소 거리. 많은 상점과 ‘괴테의 집’이 있다. 2 베네치아 광장의 포로 트라야노. 이곳에 ‘트라얀의 승전탑’이 있다. 3 고대 로마인이 모여 사법, 정치, 종교 활동을 하던 포로 로마노 4 셰프의 도움을 받아 직접 이탈리아 피자를 만든 지진희




1 바티칸 시티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로마에서 가장 유명한 전경 2 건물, 성당, 분수 등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조각 작품은 로마에 운치를 더한다. 분수 광장 근처의 건물 외관에 설치된, 파란 하늘 아래 트럼펫 부는 천사 조각상. 3 트레비 분수는 15세기에 물 부족을 해결하려고 만들었다. 제대로 감상하려면 물이 있는 아래까지 내려가야 한다. 4 이탈리아 역사의 시작점인 콜로세움. 주변에 상점이 없으니 생수를 꼭 챙겨 가자.

두오모 광장에서 시작되는 밀라노 여행은 먼저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두오모 성당의 화려한 외관에 한 번 놀라고, 이곳과 연결된 쇼핑 거리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에 들어서면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밀라노는 현대와 과거가 적당히 어우러진 모던한 느낌의 도시 건축이 인상적이에요. 그래서 이탈리아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를 묻는다면 전 밀라노를 꼽을래요. 평화로운 코모 호수에 별장을 사두고 싶을 정도죠.” 밀라노의 매력에 푹 빠진 그가 말한다. 밀라노는 이탈리아 경제의 중심지이자 ‘밀라노 컬렉션’으로 유명한 패션 도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과 세계적인 오페라 전당 ‘스칼라 극장’, 운하가 있는 나빌리오 지구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페라리 자동차나 유명 디자이너만 봐도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것들은 모두 이탈리아에서 나오지 않나 싶네요. 밀라노는 예술과 경제가 고루 발달한 도시죠.”



1 고딕 건축 양식의 두오모 성당 2 “신선한 기운이 넘치는 초록의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마시니 마치 자연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지진희가 와인을 시음한 카스텔로 디 베라차노 와이너리




1 운하 양옆으로 큰 벼룩시장이 열리는 나빌리오 지구를 여유롭게 거니는 지진희 2 카스텔로 디 베라차노의 와인 저장 창고 3 밀라노 거리에서 트램을 기다리는 지진희

14~15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중심지였던 피렌체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도시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다. 피렌체 시내의 중심은 시뇨리아 광장. 피렌체 행정의 중심부로, 광장의 베키오 궁전은 시청사로 쓰이고 있다. 르네상스 시기의 그림과 조각 작품이 가득한 우피치 미술관에서 나오면 아르노 강 위에 세운 베키오 다리로 이어지는데,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다. “베키오 다리 근처의 보르고 산 야코포 레스토랑에서 보는 해 질 무렵의 풍경이 멋있어요. 그림 솜씨 별로인 제가 연필과 엽서를 꺼내 들고 그곳 풍경을 스케치할 정도니까요.”

1 우피치 미술관과 피티 궁전을 잇는 베키오 다리. 1345년 당시의 원형 그대로 보존된,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다. 2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에 나온 피렌체의 두오모




1 두오모 성당 앞에 앉아 젤라토를 먹는 지진희 2 미켈란젤로, 갈릴레오 등 예술가들의 묘가 있는 산타 크로체 성당 3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긴 줄을 서야 하는 우피치는 세계 최고의 르네상스 박물관이다. 한 예술가가 그 옆 광장 바닥에 모나리자를 그리고 있다. 4 지오스트라의 회전목마

 

 

 

 

 

 

 

 이탈리아 기차여행-철로 따라 흐르는 여행, 토스카나 · 움브리아①Firenze

이탈리아는 곱씹을수록, 되새김질 할 때마다 감칠맛이 나는 동네다. 현지에서는 무덤덤하게 들여다보던 유적 하나, 그림 한 점이 일상생활로 복귀한 어느 날 불현듯 떠오르며 짙은 그리움을 발산케 하니 말이다.

 

travel┃이탈리아 기차여행

 


시에나 역


철로 따라 흐르는 여행
토스카나 · 움브리아
Secret Favorite Cities


이탈리아는 곱씹을수록, 되새김질 할 때마다 감칠맛이 나는 동네다. 현지에서는 무덤덤하게 들여다보던 유적 하나, 그림 한 점이 일상생활로 복귀한 어느 날 불현듯 떠오르며 짙은 그리움을 발산케 하니 말이다. 바에서 가볍게 마시던 에스프레소 한잔, ‘발에 채일 만큼 흔한’ 예술품의 추억을 그리워하는 그대를 위해, 기차를 타고 느릿느릿 돌아본 이탈리아 기차 여행기를 준비했다. 마음속에 꼭꼭 감추어 두었다가, 팍팍한 현실에 지친 어느 때쯤 몰래 펼쳐 보고픈 보석 같은 도시들.

글·사진  오경연 기자  
취재협조  레일유럽 한국사무소
www.raileurope-korea.com,  
Grand Hotel Mediterraneo 
www.hotelmediterraneo.com

 


Cities in ToscanaⅠ
 Firenze

그녀의 ‘숨겨진 조각들’

얼마나 아름답기에 도시 이름이 ‘피렌체(Firenze)’일까. 이탈리아어로 꽃을 의미하는 ‘피오레(Fiore)’에서 유래한 도시명이 이처럼 잘 어울리는 도시도 드물다. 토스카나주의 주도이자 이탈리아 중세 르네상스 시대를 주도하던 당시의 모습을 오롯이 보전하고 있는 이 도시는, 굳이 묘사하라면 단아하게 치장한 귀족 여인상을 떠올리게 한다. 별다른 수식이 필요없을 만큼 잘 알려진 명소도 많거니와, 이번에는 예전에 간과했던 숨은 여행지들을 찾아 떠나기로 한다.

중세 시대로의 타임머신을 타다 미켈란젤로 광장

이번 여행은 오늘 종일 둘러볼 피렌체의 전경을 보는 것으로 출발한다. 피렌체에서 가장 전망이 좋기로 알려진,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일단 도시의 큰 그림을 머릿속에 담은 뒤 거미줄처럼 흩어진 도시 구석구석을 돌아보기로 했다.
높지 않은 언덕을 구불구불 10여 분 올랐을까, 탁 트인 광장에 우뚝 선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의 뒷모습이 아련히 보이기 시작했다. 진품은 시내의 아카데미아 갤러리에 있지만, 피렌체 시내 주요 관광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복제상이다. 현재는 보수작업 중이지만, 베키오 궁전 앞에서도 <다비드> 복제상을 만날 수 있다.
<다비드>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피렌체의 전경이 한눈에 잡힐 듯 내려다보인다. 두오모, 베키오 궁전, 베키오 다리, 조토의 종루 등 규모 있는 주요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피렌체 시내 모습은, 중세에서 시간이 그대로 멈춘 듯 아련한 과거에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편리하게 떠나는 시내여행 투어버스

2층짜리 투어버스는 내로라하는 관광지에서는 한번쯤 마주칠 법한 ‘흔한’ 교통수단이자 한번쯤은 타보고 싶었던 ‘로망’이었다. 이번 피렌체여행에서는 눈으로만 보던 투어버스에 과감히 몸을 실어 보았다. A, B 두 가지 노선으로 운행하며 피렌체 중앙역, 두오모, 베키오 궁전 등 피렌체 주요 관광지를 고루 훑는 코스이다. 버스를 타고 죽 이동하면서 차내 방송으로 각 지역에 대한 간단한 해설을 들을 수 있고(영어 가능), 들르고 싶은 곳이 있으면 자유롭게 내렸다 다른 버스로 갈아탈 수 있어 편리하다. 탁 트인 2층 지붕 위로 올라가서 위에서 주변 전경을 둘러보며 여행하는 묘미는 쏠쏠하지만, 칼바람이 부는 겨울이나 후덥지근한 여름날에는 피하는 것이 좋겠다.

 

City Sightseeing Firenze 

가격 성인 20유로(15세 이하 성인 동반시 무료. 3월27일까지)
간략한 코스   라인A Stazione SMN→Duomo→S. Croce→S. Marco→P.le Michelangelo  라인B S. Fredino→S. Spirito→S. Domenico→Fiesole→Ponte Vecchio→Pitti
문의
www.firenze.city-sightseeing.it

 


1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내려다본 피렌체 시내 전경. 가운데 보이는 다리가 폰테 베키오(Old Bridge)이다 2 미켈란젤로 광장 한복판에 서 있는 <다비드> 3 피티 궁전 내부에는 중세시대에 제작한, 고대 신화의 조각상을 모방한 모사품이 다수 전시되어 있다 4 피티 궁전 내 보볼리 공원 5 피티 궁전 내 화랑 6 피렌체 최대 규모의 궁인 피티 궁전


박물관의 재발견 피티 궁전

피렌체의 대표적인 미술관이 우피치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번에는 우피치의 명성에 가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팔라티나 미술관을 타깃으로 삼았다. 일단 박물관이 자리잡은 피티 궁전의 역사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메디치와 더불어 피렌체의 르네상스기를 주름잡았던 ‘양대 가문’이었던 피티가 15세기에 증축한 것으로서, 피렌체 최대 규모의 궁전이다. ‘시작’은 피티가였지만, 이후 피티가의 가세가 기울어 궁전 건축의 ‘마무리’는 메디치가의 손에 넘어갔다. 팔라티나 미술관 외에도 은세공품 박물관, 근대 미술관, 도자기 박물관, 의상 박물관, 메디치 박물관  그리고 피렌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으로 손꼽히는 보볼리 공원까지 다 들어서 있으니, 피티 궁전의 규모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팔라티나 미술관의 소장품 리스트만 훑어보아도 우피치의 그것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음을 바로 체감할 수 있다. 라파엘로의 <대공의 성모>, <의자의 성모> 등 10여 점에 달하는 컬렉션에 이어 루벤스, 티치아노, 카라바조, 보티첼리 등 쟁쟁한 대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미술관 전시실 자체가 당시 귀족들의 거주지로 사용되던 공간이므로, 당시 사람들이 사용하던 침실 및 작은 세례당과 같은 사적인 공간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 역시 신선하다. 또한 작품들을 따라가다 보면 자그마한 납골당과 마주치게 되는데, 이는 메디치가 프란체스코 군주 부인의 묘이다. 당시 프란체스코 군주는 부인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녀가 사망한 후 궁전 내에 유일하게 납골당을 만들어 시신을 안장했으며, 보볼리 공원 역시 그녀를 추모하기 위해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팔라티나 미술관 입장료 8.5유로(메디치가 왕실 아파트 입장 포함)


질리지 않는 매력 두오모 

산 조반니의 세례당, 조토의 종탑 그리고 두오모. 피렌체를 가장 피렌체답게 완성하는 그림의 중심에는 두오모가 있다. 밀라노의 그것에 비해 규모는 다소 덜할지언정, 여성스러운 섬세한 아름다움에 있어서는 피렌체의 두오모가 단연 우위에 서 있다. 피렌체 주변 지방에서 나는, 녹색, 핑크빛을 띠는 대리석이 고루 사용되어서인지 빼어난 색채감각을 자랑하는 것 역시 특이할 만하다. 돔의 안쪽을 빼곡히 메운 프레스코화 <최후의 심판>은 16세기에 조르조 바사리와 페데리코 주카리가 공동으로 완성한 걸작으로 ‘꽃처럼 피어나는’이라는 수식어가 무색치 않은, 두오모를 완성시켜 주는 또 다른  축이다.


미켈란젤로, 단테’s Real Hidden Pieces

미켈란젤로 베키오 궁전 정문을 기준으로 왼쪽의 성벽에서 발견한 이 낙서 같은 스케치. 작은 벽돌조각 위에 스치듯 그려져 있어 눈을 부릅뜨고 찾지 않는 한 그냥 지나쳐 가기 일쑤이다. 이 스케치를 그린 장본인은 알고봤더니‘그 유명한’ 미켈란젤로란다. 어린 시절의 미켈란젤로가 남자 연인을 기다리면서, 그의 모습을 그려놓은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 그림이 미켈란젤로가 궁전 벽에 등을 대고, 뒤에서 거꾸로 몰래 그렸다는 것. 당시 세력층이었던 메디치가에서는 베키오 궁전에 장난으로 흠집을 내는 것을 법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서, 당시에 미켈란젤로는 말하자면 ‘범법행위’를 저지른 셈이다.

 

단테 <신곡>의 단테 그리고 그의 평생의 연인이었던 베아트리체 두 사람의 어린 시절 추억이 절절이 배여 있는 동네 역시 피렌체다. 베키오 궁전에서 멀지 않은 단테의 생가, ‘단테의 집’ 인근에는 어릴 적 옆집에 살던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손을 맞잡고 다녔던 교회가 있다. 신도들이 앉는 자리가 총 8개에 지나지 않는 작고 소박한 교회. 교회 안에는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베아트리체의 무덤이 있는데, ‘베아트리체 포르티나리의 무덤’이라고 새겨진 비석 앞에는 언제 갖다놓았는지 아직까지 싱싱한 장미꽃 두어 송이 그리고 연인들이 단테, 그리고 베아트리체와 같은 낭만적 사랑을 꿈꾸며 써 내려간 쪽지들로 가득한 바구니가 놓여 있다.   


1 두오모 돔 안쪽을 수놓은 프레스코화 2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바라본 두오모 전경 3 베키오 궁전 성벽에 그려진 미켈란젤로의 스케치 4 단테 교회 내부. 신도들이 단테, 그리고 <신곡>과 관련한 그림을 그려 비치해 둔 것이 이채롭다 5 단테 교회 내부의 베아트리체 무덤


6 피에솔레 언덕으로 오르는 로마시대의 피에솔레 길 7 피에솔레 언덕에서 내려다본 피렌체 전경 8 피에솔레 원형 경기장 9 성 프란체스코 성당 


로마 원형경기장과의 조우 그리고 언덕  피에솔레

로마시대의 원형경기장 하면 로마의 콜로세움만을 떠올리는 그대라면, 단연코 피렌체에 숨듯이 자리한 이 공간을 주목할 일이다. 피렌체에서 약 9km 떨어진 피에솔레는 고대 에트루리아-로마 시대의 옛 모습을 거의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해발 300m 언덕에 자리잡은 작은 동네이다. 콜로세움보다 훨씬 소박하지만 나름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로마 원형경기장을 비롯해 프레토리오 궁전, 13세기에 지어진 반디니 박물관 등 ‘소소한’ 볼거리들이 모여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피에솔레를 잘 즐기려면, ‘명소’를 찾아 여기저기를 방문하기보다 동네 자체의 분위기에 취해 볼 것을 권한다. 길거리의 거칠게 쌓아올린 돌담벽 하나조차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며, 여느 민가의 대문짝조차 수백년의 세월이 묻어나는 이 동네는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언덕을 쉬엄쉬엄 걸어 올라가다 보면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미켈란젤로 광장에서와는 또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피렌체의 모습 역시 볼 만하다. 언덕의 정점에는 15세기 당시의 토스카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성 프란체스코 성당이 있다.
피에솔레 관광안내소
www.comune.fiesole.fi.it


피렌체의 중심에 그곳이 있다  그랜드 호텔 메디테라네오  ★★★★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자면 ‘지중해 호텔’. 이름에서부터 이탈리아 지중해의 내음이 물씬 풍겨난다. 그랜드 호텔 메디테라네오는 아르노 강변과 인접한 피렌체 시내 근교에 자리잡고 있는 4성급 호텔이다. 대규모 체인 호텔은 아니지만 피렌체의 또 다른 호텔을 비롯해 피에솔레 등 피렌체에만 3개, 이 밖에도 로마의 호텔 등 총 4개 계열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탄탄한 현지 호텔그룹사이다.

크게 대규모로 운영되거나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내·외관이 여행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호텔 경영자가 디테일을 하나하나 직접 정했다는 객실 내부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이 매력적. 피렌체의 특식 중 하나인 ‘T본 스테이크’로 유명한 레스토랑, 합리적인 가격에 ‘메이드 인 이탈리아’ 제품을 다수 접할 수 있는 부티크 등 호텔 내 부대시설도 충실하므로 호텔 안에서만도 피렌체 현지의 분위기에 흠뻑 젖을 수 있다. 로컬 호텔은 이런 점이 좋다.
위치 Lungarno del Tempio, 44 50121 Firenze, Italy
전화번호 +39 055 660241
홈페이지
www.hotelmediterraneo.com 


 10 그랜드 호텔 메디테라네오 지하의 레스토랑. 중세의 고풍스런 인테리어를 재현 했다 11 부티크 숍 12 객실 내부

 


그 도시에 서서

시에나*피사*아시시


유럽 전역을 통틀어 이탈리아만큼 ‘일주’하기 힘든 나라가 있을까. 로마, 피렌체, 밀라노, 베네치아 등 워낙 잘 알려진 지역들은 차치하더라도 나폴리, 카프리, 시칠리아, 볼로냐…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여행지들은 이탈리아로 떠나는 여행자들을 즐거운 고민에 빠지게 하기 마련이다. 이번에 둘러본 세 개의 소도시들 역시, 하나같이 각자의 매력을 고고하게 발산하는 아름다운 지역들이다. 피렌체를 거점으로 하여 기차를 타고 한나절이면 둘러볼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Special] 유럽기차여행 ② Inter City - 여행자의 직감으로 느끼는 이탈리아의 향기

 


 

유럽 기차여행의 매력 중의 하나는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나드는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프랑스 니스에서 출발해 이탈리아 밀라노를 향하는 ‘인터시티(Inter City)’ 열차는 오른편에 지중해를 끼고 달리더니, 이내 국경을 넘어 이탈리아에 접어들었다.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의 ‘냄새’가 달라지고, 분위기가 달라지고, 보이는 간판의 글자들도 달라진다. 여행자의 직감이 이탈리아의 향기를 맡아내고 있었다.

 

 

유럽 기차여행의 아이콘 콤파트먼트

니스에서 밀라노로 가는 열차여행은 그야말로 지중해 크루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오른쪽에 지중해의 푸른 바다를 끼고 이탈리아 밀라노를 향해 달려간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니스에서 밀라노를 가는 길의 절반 정도는 지중해를 끼고 가는 길이다. 이때 이용하는 열차가 바로 IC(Inter City) 열차다. 국가간의 도시를 잇는 열차로 TGV 같은 특급열차는 아니지만 유럽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기차의 전형을 보여 준다. 이른바, ‘콤파트먼트’라 부르는 작은 방 형태의 객실과 복도로 이뤄진 이 기차에서는 여행자들의 낭만과 사랑, 그리고 여행의 정보까지 두루두루 경험할 수 있다. 예전에는 유럽 여행 가이드북에 ‘꼭 청테이프를 가져 가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유럽 여행시 도난이나 기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이곳에 들어간 후 청테이프로 문을 붙이고 밤기차 여행을 하기도 했다. 

우리가 이용한 1등석은 공간도 넓고 편리했지만 사실 난생 처음 보는 외국인들과 마주보며 여행한다는 게 여행 초보자들에게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마음을 열고 다가서면, 기차에서 내리기 전 서로가 여행 친구임을 깨닫게 된다. 그저 편안하게 즐기라는  조언이 최고일 듯. 인터시티에도 전원 공급을 위한 220V 전원이 있으니 시간에 쫓기는 여행자라면 이곳을 이용해 디지털카메라를 충전하면 된다.

 

 

밀라노, 초절정 럭셔리 맥도날드

밀라노 두오모 성당 옆 고급 쇼핑상가 안에 들어서면 사거리에서 마주 보고 있는 루이뷔통과 프라다와 함께 역시 사거리를 든든히 지키고 있는 맥도날드 매장을 볼 수 있다. 한 가지 여타 맥도날드와 다른 점은 이곳 매장은 상가의 분위기에 맞게 간판이 매우 고급스럽다는 것이다. 프라다, 루이뷔통과 쌍벽을 이루고 있는 맥도날드답게 자태가 위풍당당하다. 공공화장실에서도 돈을 받는 유럽에서 맥도날드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행자들에게 참 편리한 공간이다. 두오모 성당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한 컷 찍고 난 후, 주변을 잠시 거닐다 선택한 일정은 바로 ‘피자 먹기’. 눈에 보이는 레스토랑에 앉아 피자와 맥주 한 병을 주문했다. 밀라노의 일정이 짧다고 원망하지 말자. 이탈리아에서 맛본 피자 한 조각에 여행의 의미를 담으면 된다. 

★ 유럽은 공사 중 다음 여행 기약하기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수많은 중세 그리고 고대의 건축물들과 조우하게 ㅗ디는데 한 가지 단점이 있다. 대부분 수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다 보니 끊임없는 보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누구도, 공사 중이지 않은 건축물이나 역사적 기념물을 보지 않고 유럽 여행을 한 이는 없을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나 건축물은 제발 공사중이 아니기를 빌어 보는 것도 여행 전 꼭 해야 할 일 중의 하나다.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크게 실망하지 않는 법'을 미리 배워야 할 듯.

 

 

 

 

 

 이탈리아 기차여행-철로 따라 흐르는 여행, 토스카나 · 움브리아 ③Assisi

아시시는 가톨릭 신도들에게 있어 성지순례의 주요 코스로 각인되어 있다. ‘성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창설자인 성자 프란체스코, 그리고 성녀 클라라의 고향이자 주 활약무대였기 때문. 물론 ‘가톨릭’이라는 테두리 밖을 벗어나서 보더라도 아시시는 멋진 여행지이다.

 

City in Umbria 
Assisi

성 프란체스코의 성지(聖地), 그리고 골목길

아시시는 가톨릭 신도들에게 있어 성지순례의 주요 코스로 각인되어 있다. ‘성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창설자인 성자 프란체스코, 그리고 성녀 클라라의 고향이자 주 활약무대였기 때문. 물론 ‘가톨릭’이라는 테두리 밖을 벗어나서 보더라도 아시시는 멋진 여행지이다. 수바시오산 중턱, 고도에 자리잡은 이 도시에서 놓칠 수 없는 매력을 꼽자면, 바로 소소한 동네의 뒷골목이라 하겠다. 금방이라도 성장(盛裝)한 중세인들이 걸어나올 것만 같은 골목골목은 아직까지도 과거의 ‘힘’을 충만히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 오면, 세계 화폐가 있다”  아시시 역내 바

피렌체와 같은 토스카나 영토 내에 있는 피사, 시에나에 비하자면 아시시는 비교적 ‘장거리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시간 반 남짓 동안의 여독을 풀 겸, 아시시 역 안에 있는 바에 들렀다. 이탈리아 여행을 하며 익숙해져 버린, 에스프레소 마끼아또를 홀짝이며 무심코 바라본 바의 리셉션 위쪽에는 세계 각지의 지폐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엔화, 위안화 등 아시아권의 화폐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우리나라 돈도 있을까?’ 괜한 호기심이 동해 곰곰이 살펴보니, 아직까지는 큰 유명세를 치르지 않아서일까 눈에 띄지 않았다. 커피값을 치르며 천 원짜리를 함께 내밀었다. 손짓발짓으로 ‘화폐 컬렉션’에 넣어 달라고 하니 함박웃음을 지으며 위에 붙여 둔다.  아시시역을 찾을 예정인 독자라면 한번쯤 눈여겨봐 주시길.


아시시의 두오모  성 루피노 성당

산 중턱에 자리잡은 아시시 시내로 들어가려면 기차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고 다시 이동해야 한다. 10여 분 남짓 흘렀을까, 이윽고 갈색 벽돌을 어슷하게 쌓아올린 성채가 보이기 시작했다.
버스에서 내려, 성벽 안쪽 아시시 시내로 들어선다. 제일 처음 조우한 건물은 아시시의 두오모인 성 루피노 성당. 1140년, 움브리아 고유의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건축된 건물로 3세기 당시 주교였던 성 루피노를 기리기 위해 세워졌으며, 성자 프란체스코와 성녀 클라라가 세례를 받은 것으로 잘 알려진 성당이기도 하다.


성녀의 성당 성끼아라 성당·전망대

성 프란체스코의 추종자이자 ‘제2회 프란체스코 수도회’인 ‘클라라회’의 창설자, 성녀 클라라를 기리기 위해 건축된 성 끼아라 성당. 건축양식 역시 성 프란체스코 대성당의 양식을 일부 모방하여 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하에는 성녀 클라라의 시신이 안치된 무덤이 자리하고 있어 가톨릭 신도 및 성직자들의 발길이 연중 내내 이어진다. 성 끼아라 성당 앞으로는 탁 트인 광장이 있는데, 그 왼쪽으로 아시시의 전경이 손에 잡힐 듯 내려다보인다.


1 중세시대를 고스란히 간직한 아시시의 전경 2 아시시 역내 바. 잘 찾아보면 천 원짜리를 발견할 수 있다 3 성 루피노 성당. 2월 현재 내부 공사중이어서 입장할 수 없었다 4 성 끼아라 성당 전망대 5 성 끼아라 성당 외관 6 시청 광장의 미네르바 성당 7 지오토 천장 벽화 너머로 시청 탑이 보인다 8 성 프란체스코의 부모상 9 성 프란체스코 대성당 외관



 아시시의 중심부
시청 광장·미네르바 성당·지오토 천장벽화 

아시시의 중앙부에 위치한 시청 광장, ‘피아자 델 코무네’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아시시의 오랜 역사를 더듬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광장 오른편에는 13세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청 탑이 있으며, 바로 옆에 로마풍의 신전 건축물 위로 십자가가 세워진 이채로운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기원전 1세기경, 로마 신화의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를 모시는 신전으로 지어졌으나 현재에는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된 성당이다.
시청 탑과 미네르바 성당을 등지고 맞은편을 보면 역시 중세풍으로 건축된 여러 관공서 건물을 접할 수 있는데, 그중 한 천장에 지오토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어 눈길을 끈다.


성자가 자란 곳 끼에사 누오바

끼에사 누오바는 비교적 자그마한 교회 규모에 비해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이채롭다. 이탈리아어로 ‘신교회’라는 의미인 ‘끼에사 누오바(Chiesa Nuova)’는 성 프란체스코가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살던 거주지였다. 성당 바로 앞에는 성 프란체스코의 부모를 기리는 동상과, 고대 로마시대에 실제로 사용되었던 우물터가 남아 있다.


성자가 잠든 땅  성 프란체스코 대성당

성 프란체스코 대성당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건물 자체만으로도 역사적 가치가 빼어나다.
사방을 에워싼 벽과 까마득히 높은 아치형 천장, 어디를 둘러보아도 프레스코화로 촘촘히 덮여 있다. 중세 당시 최고의 예술가로 손꼽혔던 지오토, 로렌체티, 치마부에 등이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프레스코화는, 단지 그림을 꼼꼼히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당시의 기독교사(史)를 짐작케 할 만큼 정밀하게 제작되었다. 성당 내부는 그래서인지 이탈리아에서도 드물게 ‘촬영 금지’ 구역이다.
 성 프란체스코 대성당 지하에는 성 프란체스코의 유해가 안치되어 순례자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매혹의 공간 아시시 뒷골목

결코 아시시의 ‘조연’이 아닌, ‘주연’급으로 단연 추천하고픈 명소는 아시시 구석구석에서 흔히 조우할 수 있는 골목길이다. 울퉁불퉁 거칠게 완성된 듯한 아시시의 뒷골목은 특별한 목적이나 주제 없이, 거닐기만 해도 여행자의 가슴을 뛰게 하는 소박한 매력을 듬뿍 선사하기 때문이다.

 

 

아시시, 어떻게 갈까?

피렌체 중앙역(Stazione SMN)에서 아시시역까지 가는 기차를 타면 된다. 배차 간격은 하루 5회 남짓으로 비교적 편수가 많지 않으므로 미리 타임테이블을 체크한 후 역에 나갈 것을 추천한다. 소요시간은 2시간30분~2시간50분 안팎으로, 아무래도 다른 주(洲)로 이동하는 것이다 보니 다른 지역들에 비해 이동시간이 긴 편. 유레일패스로 기차를 이용할 수 있다.‘예약티켓(Reservation Ticket)’을 굳이 구매하지 않아도 되므로 참고하자.

 

 

 

<출처;tong.nate 네이트 우수 블로그 왕관이예요justi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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