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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김창준'을 기다리며

鶴山 徐 仁 2009. 1. 1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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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김창준'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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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의 가슴에는 4살짜리 작은딸 베치가 안겨 있었다.

  • 5살짜리 큰딸 소피아는 그의 뒤편에 서서 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봤다. 1

  • 56㎝의 단구(短軀)인 그가 오른손을 들어 선서했다.

  • "나는 미 합중국의 연방 하원의원으로서

  • 모든 적들로부터 헌법을 수호하며 준수할 것을 다짐합니다."

    지난 6일 개원한 111회 미 연방 의회에서

  • 베트남 난민 출신의 안 조지프 카오(Cao·공화당) 변호사가

  • 최초의 베트남계 연방 하원의원으로 등장했다.

    카오 의원은 지난해 말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시(市)에서

  • 9선의 민주당 흑인 거물 윌리엄 제퍼슨(Jefferson)을 꺾었다.

  • 지역구 주민의 66%가 흑인인 지역에서 당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던

  • 이 정치 신인의 승리는 2008년 미국 총선의 최대 이변으로 꼽혔다.

    베트남계의 미 연방 하원 진출은

  • 1999년 이후 10년째 한국계 연방 의원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 재미 한인교포 사회는 물론 한국 사회가 주목해 봐야 할 부분이다.

    1993년부터 6년간 3선(選)을 기록했던 김창준씨가 연방 하원의원직에서 물러난 후에는

  • 총선에 출마하는 사람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이 재미 한인사회의 현실이다.

  • 재미교포 사회는 150만명가량으로 추정되는 베트남계보다 더 많고

  •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 김 전 의원에 필적할 인물을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

    카오 변호사가 연방 하원의원이 되는 데는 개인의 의지와 역량 외에도

  • 베트남계 미국인들의 전략과 단합된 지지가 큰 역할을 했다고 미국 언론은 평가하고 있다.

    그가 당선된 뉴올리언스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로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 당시 뉴올리언스는 카트리나의 피해로 46만 명의 인구가

  • 한때는 19만 명으로까지 감소할 정도로 황폐화됐다. 그만큼 시 전체가 혼란으로 시달릴 때다.

  • 하지만 이 지역의 1만5000명에 이르는 베트남계 미국인들은 이를 기회로 삼았다.

  • 시(市) 재건 사업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자신들의 대표를 의사당으로 보내기 위해

  • 단합했다. 루이지애나주 최초의 흑인 연방 하원의원인 제퍼슨이

  • 부패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을 적절히 활용하며 변화를 만들어내자고 호소했다.

    그 결과 베트남계 미국인들은 의회에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해 줄 수 있는 파이프를 확보했다.

  • 카오는 당선 직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 "오늘로 베트남계 미국인들의 새로운 날이 시작됐다"며

  • 자신을 지지해 준 베트남계를 위해서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 소수민족의 미 연방 의회 진출은 자칫 주류에 밀려 외면당하기 쉬운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Obama)의 등장으로

  • 소수민족의 정계 진출에 대한 미국 사회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은

  • 재미교포 사회로서는 큰 기회다.

    민주당은 우리에겐 일본군 성노예(종군 위안부) 결의안으로 잘 알려진

  • 마이크 혼다(Honda) 하원의원이 아시아·태평양 의원 모임을 맡아

  • 소수민족의 정계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 그동안 백인 일색이었던 공화당에서도 인도계인 바비 진달(Jindal) 루이지애나 주지사를

  • 차기 대통령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의 총선이 실시되는 내년이 '제2의 김창준'을

  • 배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음에 주목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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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하원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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