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명물, 방파제 말레콘과 그 말레콘을 치며 오르는 하얀 포말. 이방인에게는 인상적인 풍경이다.
석양의 라플라타 강. 바다 같은 강. 아마존 강 다음으로 세상에서 큰 강으로 불리는 라플라타 강은
문화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젖줄이다.
김병종의
라틴화첩기행
삶과 예술이 박동하는 매혹적인 라틴의 세계로 떠나다
한편의 대서사시를 읽은 기분이다.
라틴화첩기행은 김병종화백의 남아메리카 그림여행기로
시간과 역사가 뒤바뀌는 나라 쿠바, 카리브해를 품은 멕시코, 탱고의 나라
아르헨티나, 삼바 카니발과 축구의 나라 브라질, 안데스를 품은 나라 칠레,
잉카제국의 나라 페루 여행기를 그림과 글로 얘기한다. 화가이지만 고등학
생 때 등단했을 정도로 탁월한 김화백의 김솜씨는 책장을 안넘기기가 미안
할 정도라 마지막 장을 넘기면 너무 짧은 여행이란 여운을 남긴다.
불굴의 투지로 상어떼와 싸우며 거대한 물고기를 낚아올린 노인에게는 헤밍웨이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과거 남미에는 인디오계통의 원주민만 살았다. 이들은 잉카제국이라는 고대
문명을 이룩한 훌륭한 인류였다. 유럽이 새로운 식민지를 찾기위해 파괴와
약탈을 자행하고 지배하는 과정에서 노예로 끌려온 흑인과 식민지배 당하는
원주민들의 피나는 독립이 지금의 라틴아메리카를 탄생시켰다. 그들은 여러
인종, 여러 피부색으로 구성되어 있고, 다양한 음악과 춤 그리고 문학을 탄
생시켰다. 우리는 우리땅에서 식민지배를 받았지만 노예로 끌여와 남미에서
중노동에 시달린 남미인의 조상들은 모국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까지 더한
식민지배의 고통을 받았고 이를 이겨내면서 고통을 정열을 승화시킨 문화를
재생산해서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남미의 음악은 정열적이고 빠르
고 신나지만...우리네 심금을 울리는 게 아닐까?
대중성과 예술성을 함께 갖춘 탱고는 오늘날 아르헨티나이 주요 관광자원이 되어 있다.
남녀가 뒤엉켜 추는 탱고는 한때 유럽에서 부덕덕한 춤으로 수입 금지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르헨티나를 넘어
세계의 춤이 되었다.
작가는 이러한 남미 각국의 역사와 위인, 현실을 아우러는 통찰적 시각으로
글과 그림으로 남미를 말한다. 특히 쿠바에 많은 분량을 할애했는데, 그만큼
쿠바가 고립된 미지였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가 최근에 읽은 책들 중 위대한
억만장자 척피니와 셰익스피어&컴퍼니 등 에서 쿠바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있었다. 위대한 기부자 척피니는 미국에 의해 철저하게 피해를 입은 피해자
로 쿠바와 베트남을 지목하고 그들을 도와야 한다고 얘기했고, 실제로 미국
인으로서 입국조차 불법인 쿠바로 가서는 카스트로를 만나고 쿠바국민을 위
해 기부를 한다. 셰익스피어&컴퍼니의 창립자 조지는 낡기는 했겠지만 쿠바
가 미국보다 앞선 사회시스템을 가진 나라고 문맹률이나 삶의 만족도가 미국
을 앞선다고 말하며, 쿠바에 셰익스피어&컴퍼니 분점을 낼 계획을 얘기한다.
지금까지 독재자 카스트로에 의해 철저하게 핍박받고 있다고 알려진 쿠바가
다양한 관점에서 재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가난하지만 행복에 겨운 국민을
가진 서양의 마지막 공산주의국가 쿠바와 가난 속 행복보다는 경제적 풍요로
쿠바의 존립을 몇십년동안 위협하고 있는 경제대국 미국... 하지만 과거 40년
동안 일부 야구선수와 몇몇 망명자를 제외한 쿠바사람들은 카스트로를 선택했
고, 가난한 날의 행복에 익숙해져 있다. 김화백이 말하는 쿠바와 남미는 우리
가 아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자본주의 관점에서 본 식민독립국...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춤추고 노는 것만 좋아하는 나라... 축구면 끝인 나라가 아니라는
얘기다.
북경올림픽에서 육상계를 뒤흔든 자메이카는 세계최고의 육상훈련시스템을 자
랑하지만 트랙을 만들 경제적 여유가 없기에 잔디를 심고는 라인을 구분하기
위해 흰선을 긋는대신 잔디를 깍는다고 한다. 마를 먹어서 잘뛴다 뭐가 어째
서 잘뛴다고 하지만, 새로이 먹기시작한건 아니지 않는가? 자메이카가 세계육
상을 제패한 이유는 그것이 생존의 방법이기 때문일 거다. 쿠바의 야구, 브라
질,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대부분 나라의 축구, 자메이카의 육상은 그들이 가난
을 탈피하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이자 그것 자체가 가난 속에서 행복을 주기에
세계최고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브라질 코르코바도산의 예수상...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는 산 위의 예수
우리의 지구 정반대 편에 있는 라틴아메리카의 여러나라를 가까이서 체험하고
싶다면 꼭 펼쳐봐야할 이유가 있는 책... 김병종의 라틴화첩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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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Eastlaw ... 2008.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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