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이외수

鶴山 徐 仁 2007. 8. 9. 16:12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이외수

울고 있느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해서
우는 너의 모습을 숨길 수 있을 것 같더냐

온몸으로 아프다며 울고 앉아
두 팔로 온몸을 끌어 안았다 해서
그 슬픔이 새어 나오지 못할 것 같더냐

스스로 뱉어놓고도 미안스러워
소리내어 울지도 못할 것을
왜 그리 쉽게 손놓아 버렸느냐

아픈 가슴 두 손으로 쥐어 잡았다 해서
그 가슴 안에서 몸부림치는 통증이
꺼져가는 불꽃 마냥 사그러지더냐

너의 눈에 각인시키고 그리던 사람
너의 등 뒤로 보내버렸다 해서
그 사람이 너에게 보이지 않더냐

정녕 네가 이별을 원하였다면
그리 울며 살지 말아야 하거늘

왜 가슴을 비우지 못하고
빗장 채워진 가슴에 덧문까지 닫으려 하느냐

잊으라 하면 잊지도 못할 것을
까닭없이 고집을 부려 스스로를 벌하고 사느냐

그냥 살게 두어라
그 좁은 방에 들어 앉았다 싫증나면
떠나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

문득 가슴 언저리가 헛헛해
무언가 채우고 싶어질 때
그때는 네가 나에게 오면 되는 것이라

갈기갈기 찢어지고
피멍들은 가슴으로 온다해도
내가 다 안아 줄 것이라
내게 돌아올 것을 알기에 기다리는 것이라

너는 내 것이기 때문에
내가 다 안을 수 있는 것이라
그래서 오늘 하루도 살아 낸 것이라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 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