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자주 흔들린다/이외수 울고 있느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해서 우는 너의 모습을 숨길 수 있을 것 같더냐 온몸으로 아프다며 울고 앉아 두 팔로 온몸을 끌어 안았다 해서 그 슬픔이 새어 나오지 못할 것 같더냐 스스로 뱉어놓고도 미안스러워 소리내어 울지도 못할 것을 왜 그리 쉽게 손놓아 버렸느냐 아픈 가슴 두 손으로 쥐어 잡았다 해서 그 가슴 안에서 몸부림치는 통증이 꺼져가는 불꽃 마냥 사그러지더냐 너의 눈에 각인시키고 그리던 사람 너의 등 뒤로 보내버렸다 해서 그 사람이 너에게 보이지 않더냐 정녕 네가 이별을 원하였다면 그리 울며 살지 말아야 하거늘 왜 가슴을 비우지 못하고 빗장 채워진 가슴에 덧문까지 닫으려 하느냐 잊으라 하면 잊지도 못할 것을 까닭없이 고집을 부려 스스로를 벌하고 사느냐 그냥 살게 두어라 그 좁은 방에 들어 앉았다 싫증나면 떠나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 문득 가슴 언저리가 헛헛해 무언가 채우고 싶어질 때 그때는 네가 나에게 오면 되는 것이라 갈기갈기 찢어지고 피멍들은 가슴으로 온다해도 내가 다 안아 줄 것이라 내게 돌아올 것을 알기에 기다리는 것이라 너는 내 것이기 때문에 내가 다 안을 수 있는 것이라 그래서 오늘 하루도 살아 낸 것이라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 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
'文學산책 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마음에 머무는 님/조대형 (0) | 2007.08.05 |
---|---|
창문을 열고 하늘을 보세요/ 雲海 (0) | 2007.08.05 |
나는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0) | 2007.08.05 |
차을 마셔요 우리/ 시 이해인 (0) | 2007.08.01 |
[스크랩] 그대가 있어서 더 좋은 하루/ 윤보영 시집 (0) | 2007.07.31 |